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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2019
  • 우리는 왜 잠을 자야 할까
    매슈 워커 (지은이), 이한음 (옮긴이) | 사람의집 | 2019년 2월 "졸리면 자야 하고, 안 졸려도 충분히 자야 한다"

    잠은 늘 모자라다. 잠을 더 자면 기분이 좋아지고 몸과 마음이 개운해질 거라는 걸 모르는 이는 없다. 그럼에도 늘 잠은 뒤로 밀리기 일쑤다. 잠을 충분히 자지 못하는 이유는 한둘이 아니다. 과중한 업무, 끝이 없는 집안 일, 잠에 빠져들 즈음 시작하는 재미난 볼거리 등등. 잠을 빼앗는 압박과 잠보다 매력적으로 보이는 것들로 가득한 세상인 데다, 오늘 놓치면 내일 몰아서 자도 된다고 생각하니, 잠은 늘 모자라고 주말로 밀리고 마는 것이다.

    이 책은 늘상 잠을 미루며 삶을 깎아먹는 이들에게 전하는 강력한 경고장이자 그간 잃어버린 잠의 세계로 우리를 인도하는 부드러운 초대장이다. 손꼽히는 수면 의학 분야의 권위자 매슈 워커는 잠을 충분히 자지 못하면 암, 알츠하이머, 당뇨병 등에 취약해지고, 반대로 잠을 충분히 잘 때 생기는 놀랍고 유익한 일들은 셀 수 없을 정도로 많다고 말한다. 물론 앞서도 말했듯 이를 안다고 모두가 바로 충분히 잘 수 있는 건 아니다.

    지금 전 세계는 만성 수면 부족 사회에 접어들었고, 이 책에서도 지적하듯 한국은 미국, 영국, 일본과 더불어 지난 세기 수면의 양이 극단적으로 줄어든 대표적인 나라로 꼽히고, 이로 인해 몸과 마음의 병도 크게 늘었다. 하루 8시간 수면은 인류 각자의 생존에 직결된 문제이자 인류 전체의 안전과 지속에 필수적인 요소다. 이제라도 인간이 인간으로서 살아가기 위한 제1의 조건으로 수면을 올려두고, 모든 힘을 모아 건강한 수면 시간을 확보해야 하는 절체절명의 시기에 다다른 것이다. 그렇다. 우리는 졸리면 자야 하고, 안 졸려도 충분히 자야만 한다.

  • 좋은지 나쁜지 누가 아는가
    류시화 (지은이) | 더숲 | 2019년 3월 "류시화 신작, 삶이 내게 말하려 했던 것"

    류시화 시인이 <새는 날아가면서 뒤돌아보지 않는다> 이후 2년 만에 신작 산문집을 냈다. 이번 책의 주제는 '삶이 내게 말하려 했던 것'. 책은 히말라야 신전에서 추방당한 후 세상을 방랑하며 자신이 아는 이야기들을 인간들에게 들려줘야만 하는 신관의 이야기에서 시작된다. 시인은 모든 작가는 신관처럼 늘 새롭고 깨달음과 의미가 담긴 이야기를 이어가야 할뿐더러, 그다음 이야기도 읽고 싶게 만들어야만 하는, 이야기 전달자의 숙명을 짊어진 사람이라고 말한다. 우리 역시 자기 생의 작가이며, 우리의 생에 관한 이야기를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오직 우리 자신뿐이라는 말도 덧붙인다.

    시인은 이 책에서 자기 생의 작가로서 어떤 이야기들이 생을 이루어왔는지, 그 과정을 통해 어떤 깨달음들을 얻었는지에 관해 담담하게 들려준다. 모든 것이 불안하기만 했던 대학 시절, 신춘문예 시상식을 앞두고 아버지께 상처를 주었던 아픈 기억, 여정은 몹시 고통스러웠지만 깊은 인상을 남긴 랑탕 트레킹, 불안과 광기를 주체하지 못했던 인도의 명상 센터에 머물렀던 시절... 어떤 것은 재미있고, 또 어떤 것은 가슴 뛰게 만들고, 또 어떤 것은 눈물 날 만큼 감동적이다. 류시화 시인이 생에서 건져 올린 반짝이는 이야기들을 통해 다양한 삶의 의미와 지혜들을 배운다.

  • 아주 작은 습관의 힘
    제임스 클리어 (지은이), 이한이 (옮긴이) | 비즈니스북스 | 2019년 2월 "현미경으로 습관을 본다면?"

    작년 말 미국에서 출간되어 현재까지 아마존 베스트 상위권에 머물고 있는 또 하나의 주목할 만한 습관 관련서다. 제목으로 짐작하건대 아마도 작은 습관들을 모아 큰 변화를 만들어 내자는 책일 것이다. 그런데 문득, 책의 원제(Atomic Habits)에 굳이 '원자'라는 단어를 쓴 이유가 궁금해진다. 행동과 목표를 원자처럼 작게, 더 이상 쪼갤 수 없을 정도로 세세히 나눠 보자는 의미가 아닐까. 그렇다면 행동이나 목표를 잘게 쪼개는 것은 우리에게 어떤 이득을 가져다줄까?

    첫째, 목표가 명확해진다. 무엇을 해야하는지 역시 분명해진다. 둘째, 달성이 쉬워진다. 성취감은 그 어떤 보상보다 강력하다. 셋째, 행동의 양이 많아진다. '양보다 질'이라는 말은 습관 설계에서만큼은 통하지 않는다. 물론 무조건 많이 시도하는 것이 능사는 아니다. 책 한 장을 넘길 때마다 달성을 축하하자는 말은 아닌 것이다. 그러나 책을 읽다 보면 어느 순간 그 속도가 빨라졌음을 느낄 수 있듯, 1%의 변화들이 모여 복리로 작용한다고 생각하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정체성 변화 즉, 무엇을 하고 싶은지에서 무엇이 되고 싶은지로 관점을 옮기는 일 역시 중요하다. 가령 많은 책을 읽는 것에서 독서가가 되는 것으로 목표를 바꾸면 독서 습관 형성에 훨씬 도움이 된다는 것. 이렇듯 책은 우리의 습관 설계에 도움이 될 내용들을 '행동 변화의 네 가지 법칙'으로 정리하여 소개하는데, 그 세밀한 분석에 무릎을 탁 치게 된다. 마치 우리의 평소 행동 하나하나를 현미경으로 들여다본 느낌이랄까. 왜 '원자'에 비유했는지 이제 분명히 알겠다.

  • 나의 프리다
    앤서니 브라운 (지은이), 공경희 (옮긴이) | 웅진주니어 | 2019년 2월 "예술가에게 반한 예술가, 앤서니 브라운"

    소아마비에 걸려 심하게 앓은 후, 다리를 절게 된 여섯 살 소녀 프리다는 남들과는 다르다는 이유로 놀림을 받고 외톨이가 되었다. 홀로 그림을 그리며 외로움을 견디던 아이, 훨훨 날고 싶었던 프리다는 상상 속에서는 더없이 자유롭고 행복하다. 마음껏 걷고 뛰고 춤추며, 과일 비행기를 타고 하늘을 날아다닌다. 소리 없이 웃어주는 상상 속 친구와 손을 맞잡은 프리다의 표정엔 행복과 평안함이 가득하다.

    앤서니 브라운은 지금까지 작업했던 그 어떤 그림책보다 <나의 프리다>에 깊은 애정을 담았다. 강렬하고 독특한 화풍, 소아마비와 교통사고로 점철된 삶… 이 중에서도 앤서니 브라운이 주목한 것은 어린 프리다 칼로의 마음이다. 병마와 사고, 곱지 않은 세간의 시선과 홀로됨을 일상처럼 견뎌온 어린 소녀는 무엇을 바라보고 어떤 꿈을 꾸었을까.

3.82019
  • 팩트풀니스
    한스 로슬링, 올라 로슬링, 안나 로슬링 뢴룬드 (지은이), 이창신 (옮긴이) | 김영사 | 2019년 3월 "세상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출발점"

    '단군 이래 최대 불황'이라는 말은 분야를 막론하고 흔히 쓰인다. 그만큼 상황이 좋지 않다는 뜻이지만, 실제로 그러한지는 따져볼 일이다. 이 상황에 놓인 자신과 주변을 위로하고 다독일 수는 있겠으나, 문제를 해결하기에는 어려움이 따르는 정보이자 판단이기 때문이다.

    이 책은 사람들이 '극적인 세계관'을 선호하기에 만들어진 '사실 아닌 느낌'과 '현실 아닌 환상'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말한다. 더불어 이러한 세계관 속에서 단단하게 굳어진 '체계적 오답'에서 벗어나야만 '진짜 현실'을 타개할 방안을 마련할 수 있다고 전한다. 인간은 편견에 갇힐 수밖에 없지만, 그 안에만 머물러서는 모두가 바라는 '인간다운 삶과 세상'은 이룰 수 없다는 지적이다.

    각설하고 우선 첫머리에 나오는 열세 가지 문제를 풀어보자. 대번에 머릿속 세계와 실제 세계가 얼마나 다른지 알 수 있고, 당연히 문제를 풀어갈 방법과 방향도 새롭게 보이기 시작한다. 이렇게 "대단히 부정적이고 사람을 겁주는 극적인 시각에서 벗어나 사실에 근거해 세계를 바라보면 스트레스와 절망감"이 줄어들어 문제 해결에 더 집중할 수도 있겠다. 저자의 의견처럼 세계가 생각만큼 나쁘지 않은지는 모르겠으나, 더 나아져야 하는 건 분명하니 공통의 출발점 '팩트'를 확인하는 데에서 시작해야겠다.

  • 창백한 불꽃
    블라디미르 나보코프 (지은이), 김윤하 (옮긴이) | 문학동네 | 2019년 2월 "나보코프 문학 세계의 정수"

    유명 시인 존 셰이드가 미완의 시 '창백한 불꽃'을 남긴 채 사망한다. 그와 막역한 사이였던 동료 교수 킨보트는 색인카드 80장에 흩어진 유고를 취합해 주석을 달아 출판한다. 하지만 이 작품은 '시집'이 아닌 '소설'이다. 킨보트의 머리말로 시작해, 셰이드의 시 전문, 킨보트의 주석과 색인으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 독자는 주석을 시보다 먼저 읽기를 권유하는 킨보트의 제안을 따를지, 보통의 소설처럼 순서대로 읽을지, 시와 주석을 번갈아 보며 나보코프가 설계한 미로에 기꺼이 빠질지 선택해야만 한다.

    블라디미르 나보코프의 대표작이자 그의 문학 세계의 정수로 꼽히는 <창백한 불꽃>이 40년 만에 새로운 번역으로 복간되었다. 10년간 <예브게니 오네긴>을 번역하고 주석을 붙였던 작가의 자전적 경험이 담겨있으며, 특유의 치밀한 언어 유희, 방대한 레퍼런스에 더해 실험적인 형식이 두드러진다. 난해한 미완성 시의 이해를 위해 의심스러운 주석에 의존해야만 한다는 점에서 독특한 독서 경험을 만끽할 수 있다.

  • 길 위에서 중얼거리다
    기형도 (지은이) | 문학과지성사 | 2019년 3월 "기형도 30주기, 함께 나아가는 시"

    1989년 3월 종로의 새벽, 시인 기형도가 떠나고 꼭 30년이 지났다. 우리의 손에 놓인 그의 시 목록은 더이상 갱신될 수 없지만, 그의 시는 여전히 읽힘으로써 풍성해진다. 첫 시집이자 유고 시집인 <입 속의 검은 잎>에 실린 시들과 미발표 시 포함 97편 전편에 시인이 첫 시집의 제목으로 염두에 두었던 대로 '길 위에서 중얼거리다'라는 제목을 입혀 '거리의 상상력'을 주제로 목차를 새롭게 구성한 시전집이 출간되었다.

    기형도의 시를 생각하면 푸른 밤, 서늘하고 건조한 공기를 스치며 묵묵히 걷는 이들의 모습을 상상하게 된다. '가벼운 구름들같이 서로를 통과해가는' (<어느 푸른 새벽> 中) 익명의 존재들. '검은 외투를 입은' 그 사람들, '다시 저 아래로 태연히 걸어가고 있는' 걸음걸이. '모든 신비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려 하는 이들의 묵묵한 표정들.

    30년간 기형도의 시와 함께 걸어온 이들이 기형도에게 보내는 답신, 젊은시인 88인의 트리뷰트 시집 <어느 푸른 저녁>도 함께 출간되었다. '안양천 건너 소하동 입구에는 망자의 혀로 적힌 글들'(<빈집> 中)이 있음을 기억하는 이. '오늘 저녁이, 나를 투명하게 통과해가는 줄만 알았는데 계절마다, 내 몸에 나뭇잎 하나씩 달아주고 갔다는 것'을 말하는 이. (<오늘 푸른 저녁> 中) '나는 기적을 믿지 않는다' (오래된 서적)라는 기형도의 문장에 '기적은 우리를 믿지 않는다'라고 답하는 이. (<형도> 中) '기형도를 먼저 읽은 게 내가 아니어서' (<질투는 나의> 中) 그 애가 싫었음을 고백하는 이. 위계 없이 나아가는 이 길 위에서, 우리는 기형도를 함께 읽었고, 또 함께 읽게 될 것이다. 그리고 이렇게 기형도라는 세계는 계속 두터워질 것이다.

  • 아홉 살 느낌 사전
    박성우 (지은이), 김효은 (그림) | 창비 | 2019년 3월 "어린이를 위한 감각 표현 사전"

    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았으며 초등학교 2학년 교과서에 수록되기도 한 <아홉 살 마음 사전>, <아홉 살 함께 사전>의 후속작이다. 박성우 시인의 섬세한 문장과 김효은 화가의 다정한 그림을 통해 다채로운 감각 표현을 쉽게 익힐 수 있다.

    일상에서 경험하는 다양한 감각들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몰라 어려워하는 어린이들을 위한 길잡이. 한여름에 맨발로 모래밭을 걸을 때, 새로 산 침대에 처음 누웠을 때 등 구체적인 활용 예시와 함께, '가렵다'부터 '환하다'까지 느낌을 표현하는 말 80개를 소개한다.

3.122019
  • 다가오는 말들
    은유 (지은이) | 어크로스 | 2019년 3월 "좀더 나은 사람, 좀더 나은 세상을 꿈꾸게 하는 말들"

    작가 은유는 듣고 쓰는 사람이다. 성폭력과 가정폭력 피해자의 이야기를 듣거나 책을 만들고 알리는 이들의 목소리를 듣거나 앞서 혹은 동시대에 글로 생각을 나누는 이들에게 귀를 기울이고, 미처 알지 못한 그래서 생각해보지 못한 더불어 함께 나누고 싶은 결국에는 함께 바꾸고자 하는 생각과 마음을 글로 쓴다. 이것이 그에게는 다가오는 말들을 놓치지 않고 용감해지는 자리를 알고자 하는 최선의 태도와 실천일 터, 그렇게 쓴 '이해와 공감의 말들'은 우리에게 좀더 나은 사람, 좀더 나은 세상이 가능하리라는 기대를 품게 한다.

    오늘 무엇을 들었는지 생각해본다. 고민도 하기 전에 처리해야 할 일들, 가치를 떠올리기도 전에 생각을 눌러버리는 숫자들, 서로가 서로를 탓하거나 피하거나 넘어서려는 욕심들. 쉬지 않고 듣지만 좀더 나은 사람, 좀더 나은 세상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말들이다. 말이 문제일까 귀가 문제일까, 세상이 문제일까 내가 문제일까. 오늘 무엇을 쓸 수 있을지 생각해본다. 이 문장으로 시작해보려고 한다. "서로가 경쟁자 아닌 경청자가 될 때, 삶의 결을 섬세하게 살피는 관찰자가 될 때 우린 누구나 괜찮은 사람이 된다." 이 문장을 듣고 따라 쓰면서 '괜찮은 사람'이 되어 있을 나를 그리고 서로에게 다가오는 말들을 함께 품을 이들을 떠올려본다. 좀더 나은 사람, 좀더 나은 세상은 이렇게 시작되는 게 아닐까 싶다.

  • 나는 아마존에서 미래를 다녔다
    박정준 (지은이) | 한빛비즈 | 2019년 3월 "Work Hard, Have Fun, Make YOUR History"

    한 직장을 12년 동안 다닌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더욱이 그 직장이 세계적 기업 아마존이며, 주인공은 한국인인 데다가, 그 아마존 직원들의 평균 근속년수가 고작 1년이라는 사실은 우리를 놀라게 한다. 그런데 그 놀라움은 잠시 접어 두어야 할 것 같다. 이 책은 어느 한 개인의 성공담에 머물지 않기 때문이다. 지나고 나면 금방일 수는 있어도 12년은 초중고를 온전히 마칠 수 있는 긴 시간이다. 때문에 교수들의 연구 혹은 기자들의 취재로 완성된 기존 아마존 관련서들과 이 책은 그 시간의 농도부터가 다르다. 또 기존 책들이 아마존의 마케팅과 사업 전략에 중점을 둔 반면, 이 책은 아마존의 근무 환경과 문화, 인사 제도, 업무 방식, 성장 동력 등을 두루 살핀다.

    저자는 아마존에서의 12년을 도제의 시간이라 회고한다. 그 반대편에는 회사는 일을 배우는 곳이 아니라는 주장도 있지만, 회사는 인생의 전부가 아닐뿐더러 우리의 남은 인생 역시 회사가 책임지지 않는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회사를 그만두어야 하는 것은 직장인의 숙명이다. 저자라고 예외는 아니었기에, 그에게도 아마존은 이제 과거일 뿐이다. 하지만 저자는 당당하게 말한다. 세계 최고의 기업에서 독립의 노하우를 배웠다고. 회사는 목표가 아닌 과정이라고. 아마존에 대한 막연한 궁금증에서 시작한 이 책은 지금 내가 하고 있는 '회사의 일'이 나의 미래에 어떤 도움이 될까를 생각하게 한다. 오늘 우리는 우리의 일터에서 어떤 미래를 그리고 있는지, 책은 되묻는다.

  • 어서 오세요
    세바스티엥 조아니에 (지은이), 요안나 콘세이요 (그림), 최성웅 (옮긴이) | 웅진주니어 | 2019년 3월 "친애하는 마음을 가득 담은 인사"

    아이는 세상에서 무엇을 보고 무엇을 느낄까? 처음 아이의 세상에는 아빠, 엄마, 그리고 자신이 있다. 아이는 점점 자라고 세상 속으로 더 나아간다. 아이에겐 무엇이 필요할까? 바람? 빛? 그건 바로 사랑. 그리고 웃음, 세상으로 난 길, 그리고 함께 하는 사람들.

    이 세상에 막 도착한 존재인 어린아이에게 조금 더 일찍 온 사람들이 해 줄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잘못과 실수에 대한 꾸짖음, 세상을 잘 살기 위한 충고와 조언은 아닐 것이다. "어서 와. 잘 왔어." 그저 친절하고 따뜻한 환대면 충분하다. 대가나 목적 없는 사랑으로 아이들은 쑥쑥 자랄 것이다.

    세바스티엥 조아니에의 시적이고 리듬감 있는 문장, 요안나 콘세이요의 섬세하면서도 유머러스한 그림이 한껏 어우러져 행복하고 따뜻한 인사를 건넨다.

  • 어메이징 디스커버리 1 : 덴마크
    김재훈 (지은이), 에밀 라우센 (감수) | 위즈덤하우스 | 2019년 2월 "'행복의 나라'로 떠나는 지식 탐험"

    공부를 잘하면 행복할까? 돈을 많이 벌면 행복할까? 진짜 행복을 찾아 떠나는 지식 교양만화 '어메이징 디스커버리' 시리즈가 출간됐다. 1권에서는 행복지수 1위, 복지강국 '덴마크'의 휘게 열풍을 통해 행복의 핵심을 살펴본다.

    작가가 직접 여행을 떠나 취재한 자료들과 인문학적 지식을 만화로 녹여내어 그 나라의 삶과 그 바탕을 이룬 역사, 문화, 종교, 언어, 지리 등을 쉽게 배울 수 있다. 다양한 삶의 방식을 익히고, 우리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삶의 태도가 무엇인지 고민할 기회를 제공하여 건강한 가치관과 넓은 시야를 갖추도록 돕는다. 행복한 삶의 대안을 찾아 함께 여행을 떠나보자.

3.152019
  • 버드 스트라이크
    구병모 (지은이) | 창비 | 2019년 3월 "지금, 내가 가. 구병모 장편소설"

    고원 지대에만 살고 있는 '익인(翼人)'들이 도시인들의 시 청사 건물을 습격했다. 작은 날개 탓에 비행 능력이 부족한 비오는 도시인들에게 붙잡히고, 시 청사의 도시인인 '루'를 인질로 잡아 탈출해 고원지대로 돌아가는 데에 성공한다. 고원에서 서로를 알아가는 루와 비오. 익인은 왜 도시를 습격했을까. 익인과 도시인의 오랜 반목의 비밀이 밝혀지며 함께 걷고, 함께 날며, 함께 성장한다.

    구병모가 직조한 판타지 세계가 다시 펼쳐진다. <위저드 베이커리>의 마법의 빵집, <아가미>의 푸른 호수를 헤엄치는 소년의 이야기에 이어 작은 날개로 절벽을 날아 오르는 주인공들의 이야기로 독자를 찾았다. 다른 익인보다 몸집이 크고 날개가 작은 '모자란' 고원의 비오. 비천한 출생으로 인해 은밀한 멸시를 경험해온 도시의 루. 응원하고 싶은 주인공들의 서툰 발걸음을 따라 날아 오른다. "우리가, 닿아도 될까?" 있는 그대로의 서로의 모습을 향해 조심스럽게 다가가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는 과정. "지금, 내가 가." 절벽을 날아오르는 상상력으로 이야기가 비행을 시작한다.

  • 브랜드 ; 짓다
    민은정 (지은이) | 리더스북 | 2019년 3월 "이름을 고민하는 모든 이들에게"

    출산을 앞둔 부모들의 머리는 복잡해진다. 아이의 이름 때문이다. 간혹 부모님이나 스님의 도움으로 쉽게 해결되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작명소에 전화를 걸어 보기도 하고 한자 획수를 맞춰 보기도 하고 지인들의 의견도 듣고 투표에도 부쳐 보는 등 신중에 신중을 기한다. 우리는 사람들에게 어떻게 불리는지를 그만큼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러나 이름을 잘 지어야 하는 이유는 따로 있다. 한 번 정한 이름은 쉽게 바꿀 수 없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는 딸의 이름을 많게는 하루에 수백 번씩 부르면서 그것을 실감하고 있다. 하물며 수십 수백만 명의 사람들에게 불릴 히트 브랜드를 목표로 하고 있다면? 그 중요성은 이루 말할 수 없을 터다.

    네이밍은 브랜딩의 시작이다. 이 책은 그 시작을 위한 핵심 도구 즉, 브랜드 언어 구사법을 다룬다. 저자의 이력은 화려하다. 들으면 바로 알 법한 브랜드들이 그의 손을 거쳤다. 나는 그런 저자의 첫 책이라는 점에 더욱 주목하고 싶다. 그간의 에피소드와 핵심 노하우를 아낌없이 털어놓은 까닭이다. 사람이든 상품이든, 이름이 곧 개성이고 정체성인 경우가 많다. 또 시대마다 유행하는 이름이 있듯, 브랜드 언어 역시 시시각각 변화하고 있다. 따라서 시장에서 살아남으려면 사람들이 반응하는 브랜드 언어를 끊임없이 분석하고 체득해야 한다. 다행히 우리는 이 책 덕분에 벽돌을 준비할 수고를 덜었다. 이제 우리만의 이름을 지을 차례다.

  • 묻다
    문선희 (지은이) | 책공장더불어 | 2019년 3월 "누구도 생각하지 않은 동물 대량 살처분 이후"

    구제역과 조류독감이 발생하면 으레 살처분과 매몰이 이어진다. 지난 몇 번의 사태로 익숙해진 탓에 다른 방법이나 가능성은 쉽게 떠오르지 않는다. 그런데 매몰 이후에는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 지난 2010년 겨울에는 무려 1000만 마리가 넘는 생명이 매장되었고, 매몰지는 4799곳에 이른다. 가축전염병예방법에 따르면 가축 사체를 묻은 토지는 3년간 발굴(사용)을 제한하는 터라, 2014년부터는 매몰지가 여러 방식으로 다시 사람과 환경과 생명을 만나고 있는 상황이다.

    5.18과 고공농성에 관한 사진 작업을 해온 문선희 작가는 이렇게 다시 열린 매몰지 100여 곳을 직접 찾아가 두 발을 딛고 오감으로 그곳을 만났다. 3년이란 시간은 숱한 생명을 묻은 땅이 되살아나는 데 충분한 시간일까? 짐작할 수 있듯 악취와 곰팡이가 가득한 곳이 대다수이고, 발 아래로 전해지는 물컹한 느낌이 그 땅의 상황을 그대로 전한다. 당연하듯 살처분과 매몰을 결정하고 실행할 때 여기까지 염두에 두었을까? 어디까지 내다보고 그렇게 결정했을지 스스로에게도 되묻게 된다.

    이 책에 실린 사진들은 설명이 없으면 무엇인지 알아보기 어렵다. 짐작도 예상도 부족했기에 눈앞에 벌어진 현실을 알아보지 못하는 게 아닐까 싶어 마음이 무겁다. 축산, 안전, 경제, 생태 등 여러 가치와 관점이 얽힌 문제라 당장 하나의 답으로 뜻을 모으기는 어렵겠지만, 지금까지 해온 방식이 잘못이라는 점은 분명하게 알 수 있는 계기가 아닐까 싶다. 저자와 출판사에 감사를 전하며 "우리 모두가 최소한의 인간다움을 지킬 수 있는 더 성숙한 사회를 만들어" 나가는 데에 함께하겠다 다짐한다.

  • 100 인생 그림책
    하이케 팔러 (지은이), 발레리오 비달리 (그림), 김서정 (옮긴이) | 사계절 | 2019년 2월 "'살면서 무엇을 배우셨나요?' 100컷으로 보는 인생"

    100가지 그림으로 인생을 읽는 어른을 위한 그림책. 작가는 갓 태어난 조카를 보고 이 책의 영감을 얻었다. 빛나는 두 눈으로 세상을 보고 있는 아이 앞에 펼쳐질 굉장한 일들을 생각하면 반은 부럽고, 또 어쩔 수 없이 겪게 될 고통스러운 일들을 떠올리면 반은 아프기도 했다고. 초등학생부터 아흔 살의 노인까지 남녀노소, 직업 등을 막론하고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인터뷰했다. '살면서 무엇을 배우셨나요?'란 질문 앞에 쏟아진 그들의 이야기와 답들로 이 책의 장면 장면을 채웠다.

    탄생의 순간부터 시작되는 이 책은 한 장씩 넘길 때마다 자연스럽게 삶의 시간이 흘러간다. 몸이 자라고, 자라는 만큼 새로운 경험을 하고, 사랑, 행복, 이별, 죽음을 알게 되면서 조금씩 어른이 되어간다. 작은 일에도 행복할 줄 아는 중년과 죽음에 가까워지는 노년을 거쳐 '살면서 무엇을 배우셨나요?'라는 질문과 함께 묵직한 울림을 주며 끝맺는다. 다채로운 장면들과 짧지만 생각할 거리를 주는 문장들로 채워진 이 '인생 그림책'은 삶을 차분하게 되돌아보는 시간을 제공해주고, 삶이 흐르는 동안 달라진 것과 달라지지 않은 것이 무엇인지, 살아오면서 놓친 것은 무엇인지, 앞으로의 삶은 어떤 모습으로 채워나가야 할지, 우리에게 더 많은 질문을 던진다.

3.192019
  • 내가 있는 곳
    줌파 라히리 (지은이), 이승수 (옮긴이) | 마음산책 | 2019년 3월 "줌파 라히리 5년 만의 신작 소설"

    한적한 바닷가 도시에 살고 있는 한 여성의 일상이 그녀가 찾는 공간에 따라 펼쳐진다. 소설은 그녀의 이름을, 이 곳에 정착하게 된 이유를 구체적으로 말하지 않는다. 마치 영화에서 장면이 이동하듯, 보도에서 시작해서 사무실로, 서점에서 바다로, 다시 길이었다가 기차로, 일 년의 계절동안 이 도시에서 그녀가 존재하는 46개의 공간들이 이어진다. 이 물리적, 마음 속 공간에서 그녀는 지금 어디에 있는지 끊임없이 사색하고 묻는다.

    <축복받은 집>으로 퓰리처상을 수상한 줌파 라히리의 최신작이자, 모국어인 영어가 아닌 이탈리아어로 쓴 첫 소설이다. 이미 이탈리아어로 두 편의 산문집을 펴낸 그녀는, 다른 언어로 망명한 이유에 대해 '창작에 있어서 안정감만큼 위험한 것은 없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방향 잃은, 길 잃은, 당황한, 어긋난, 표류하는, 혼란스러운, 어지러운, 허둥지둥 대는, 뿌리 뽑힌, 갈팡질팡하는. 이런 단어의 관계 속에 나는 다시 처했다. 바로 이곳이 내가 사는 곳, 날 세상에 내려놓는 말들이다."라는 소설 속 문장처럼, 계속해서 이동하고 변화하려는 주인공의 모습이 인상적이다. 정체성의 불안을 섬세하게 묘사한 특유의 아름다운 문체가 돋보인다.

  • 버선발 이야기
    백기완 (지은이) | 오마이북 | 2019년 3월 "민중의 한바탕, 백기완 소설"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이 10년 만에 펴낸 신작. 그의 아버지에게도, 그의 엄마에게도 없었듯 그 역시 이름도 성도 없이 자랐다. 추우나 더우나 발을 벗고 살아 '버선발'로 불리게 된 이의 이야기. 땅 한 줌 없이 머슴살이를 하던 어머니처럼, 그 역시 머슴으로 모진 고생을 겪으며 파란만장한 삶을 맨발로 걸어 나간다. 소설은 버선발이 참된 '니나'(민중)을 만나 너도 나도 잘 사는 '노나메기' 세상을 꿈꾸는 과정을 옛이야기처럼 들려준다.

    한자어와 외래어 없는, 순 우리말로만 이루어진 문장이 낯설어 곱씹게 된다. '찬찬히 한 글자 한 글자 빈 땅에 콩을 심듯 새겨서 읽어주시면 어떨까요'라는 작가의 말대로 멈추어 읽게 된다. 거짓을 깨트리고, 자유와 희망을 되찾는 여정. 너도나도 일하고, 너도나도 잘살되 올바로 잘사는 세상을 꿈꾸는 버선발의 희망의 서사가 힘 있게 펼쳐진다.

  • 세월
    아니 에르노 (지은이), 신유진 (옮긴이) | 1984Books | 2019년 3월 "'나'를 만든 무수한 순간들의 기록"

    사진 속 사랑스런 아기가 해변에서 웃고 있는 아이로, 단체 사진 속 안경 쓴 소녀로, 거실에서 아들과 나란히 앉은 어머니로 변모한다. 소녀에게 '미래'란 '빛이 가득한 무한한 공간'이었다. 시간이 흐르고 '미래'는 일과 결혼, 출산이라는 '연장해야 할 경험들의 합'으로 변한다. '장보기, 세탁물 확인, 식사로 무엇을 먹을까 같은 코앞에 닥친 미래를 위한 끝도 없는 준비' 속에서, 그녀는 더이상 자신의 인생에 대해 생각하지 않는다. 혼자 걸었던 이국의 거리와 좋아했던 그림과 책을 떠올리고는 이제 욕망의 대상이 미래가 아닌 '과거'가 되었다는 걸 깨닫는다. 다시 삶과 모험을 되찾기 위해 도달한 고독 속에서, 그녀는 '손에 쥐어야 할 다수의 물건들'과 사람들이 말하는 '현실'에 의해 자신을 잃지 않도록, 그녀를 형성해 온 수많은 장면들을 기록하기로 결심한다.

    갈리마르 총서에 편입된 최초의 생존 작가, 아니 에르노의 대표작으로 소설 속 사진에 등장하는 여성의 이름은 '아니'이지만, 소설의 시점은 '그녀'와 '우리', '사람들'을 오간다. "어떻게 역사적인 시간의 흐름과 사물들, 생각들, 관습들의 변화와 이 여자의 내면의 변화를 동시에 표현할 수 있을까"에 대해 작가가 치열하게 고민한 결과다. 그렇게 '그녀'가 겪은 사건들에 그 시절 신문 헤드라인, 광고와 브랜드, 영화와 소설 등이 촘촘히 엮여 '사람들'의 기억이 담긴 회고록이 탄생했다. 덤덤히 전해져오는 작가의 가장 내밀한 추억과 다른 시절의 생생한 공기 속에서 '나'를 만든 무수한 순간들은 무엇이었던가, 하고 가만히 생각에 잠겨보게 된다.

  • 틀리면 어떡해?
    김영진 (지은이) | 길벗어린이 | 2019년 3월 "틀려도 괜찮아. 자신 있게 하는 거야!"

    아이들의 일상을 다정한 시선으로 그려내는 김영진 작가의 아홉 번째 이야기는, 초등학교에 입학한 그린이의 좌충우돌 품띠따기 대작전이다. 학교에 입학하자 왠지 어려운 시험이 많아진 것 같은 그린이. 받아쓰기 시험은 자신이 없지만, 태권도 승품 시험만큼은 오랫동안 기다려왔다. 하지만 시험 당일, 국기원은 눈물바다가 되고 마는데....

    독서 골든벨 1등을 놓치고 풀이 죽었다가도 치킨을 먹으며 언제 그랬냐는 듯이 활짝 웃는 그린이, 승품 시험에 혼자 탈락하는 악몽을 꾸기도 하고, 아빠와 열심히 연습하고는 기대감에 한껏 부풀어 국기원으로 향하는 그린이의 모습은 아이들 일상 그대로여서 유쾌한 웃음을 준다. 매일매일 새로운 도전을 마주하는 세상의 모든 그린이들에게 "틀려도 괜찮아."라는 위로와 "넌 할 수 있어." 라는 응원을 전하는 그림책.

3.222019
  • 신의 아이 1
    야쿠마루 가쿠 (지은이), 이정민 (옮긴이) | 몽실북스 | 2019년 3월 "<돌이킬 수 없는 약속> 야쿠마루 가쿠 신작"

    가족도 호적도 없이 버려진 채로 살아온 소년이 있다. 사회적으로 없는 존재인 마치다는 매일 어두운 터널 속을 걷듯 살아왔다. 의무교육을 받은 적은 없지만, 한 번 본 것은 사진을 촬영하듯 기억에 새기는 능력을 지니고 있는 마치다. 범죄가 세계의 불평등을 해결하는 유일한 수단이라고 생각하며 어둠의 조직을 이끌어온 무로이는 그를 발견하고, 어떻게든 자신의 세계로 끌어들이려 한다. 그에게서 도망치려는 마치다는 값비싼 대가를 치르게 되는데...

    33세에 에도가와 란포상을 수상하며 데뷔해, <돌이킬 수 없는 약속>으로 한국 독자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은 야쿠마루 가쿠의 장편소설이다. 그는 작년 내한 인터뷰에서 "미스터리 작품을 집필하기 시작한 가장 큰 원동력은 범죄에 대한 분노와 증오"였으며 "범죄로 인한 비극을 그리면서 어떻게 하면 이러한 비극이 일어나지 않을지 작품을 통해 계속 고민했다"고 언급했다. 이번 작품에서도 한 천재 소년과 그를 둘러싼 어둠을 통해 사회 제도에 질문을 던진다. 속도감 있게 전개되는 줄거리와 휘몰아치는 반전 등 특유의 매력이 잘 발휘된 작품이다.

  • 백종원의 도전 요리왕 1 : 일본
    백종원, 얌이 (지은이), 이정태 (그림) | 위즈덤하우스 | 2019년 3월 "백종원과 함께하는 맛있는 지식 여행"

    백종원의 첫 요리 학습 만화. 세계 여러 나라의 음식을 통해 그 속에 담긴 역사와 문화를 알아가는 책이다. 1권에서는 요리 경연 대회에서 선발된 세 친구들이 백종원 선생님과 함께 일본으로 떠난다. 초밥은 어떻게 탄생했을까? 한국 라면과 일본 라멘은 같은 음식일까? 현지에서 펼쳐지는 요리 경연을 통해 세 친구들과 함께 음식을 먹고 만들면서 자연스럽게 궁금증을 해결하고, 나라마다의 다름을 이해하며 보다 넓은 시야를 갖추도록 돕는다.

    새로운 문화를 경험하는 일은 낯설고 어려울 수도 있다. 하지만 맛있는 음식과 함께라면 즐겁지 않을까? 중국, 이탈리아, 미국, 프랑스 등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여행이 두근거리는 이유이다.

  • 너와 나의 5.18
    김정인, 김정한, 은우근, 정문영, 한순미 (지은이), 5.18기념재단 (기획) | 오월의봄 | 2019년 3월 "'오늘이 5월 18일, 이곳이 광주'인 까닭"

    5.18민주화운동이 내년이면 40년을 맞는다. 그간 끊임없는 진상규명과 명예회복을 거치며 광주사태, 광주민주화운동, 5.18광주민주화운동, 5.18민주화운동으로 이름이 바뀌었고, 그에 따라 역사적 평가와 의미도 달라졌다. 물론 이에 동의하지 않는 목소리도 간간히 터져나오니, 이 책의 제목처럼 아직은 ‘너와 나의 5.18’에 머무르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그렇다면 어떻게 한 걸음 나아가 ‘우리 모두의 5.18’에 이를 수 있을까.

    5.18기념재단에서 기획한 이 책은 5.18의 역사적 배경과 흐름에서 시작해 5.18을 둘러싼 왜곡과 조작 그리고 상처와 치유의 과제를 거쳐 5.18이 한국사회에 미친 영향과 동시대 세계사의 변동을 함께 살피고 5.18을 기억하고 증언하는 다양한 목소리까지 담아낸다. 5.18민주화운동의 총체를 개괄하며 오늘날까지 이어지는 국가폭력의 원인을 짚고 현재의 5.18을 그려내는 이 책이, 모쪼록 '우리 모두의 5.18'에 이르는 기반이 되길 간절히 바란다.

  • 레기, 내 동생
    최도영 (지은이), 이은지 (그림) | 비룡소 | 2019년 3월 "제8회 비룡소 문학상 대상 수상작"

    서로 못 잡아먹어 안달인 자매가 벌이는 유쾌한 소동을 담은 판타지 동화. 엄마 아빠가 얄미운 동생만 감싸는 것 같아 속상한 리지는 수첩 가득 '내 동생 쓰레기'라고 적으며 마음을 달랜다. 그런데 바로 다음 날, 동생이 정말 10리터짜리 쓰레기로 변해 버린다!

    책은 쓰레기로 변해버린 동생을 되돌리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과정을 유쾌하고 흥미진진하게 그려낸다. 동생 레미의 자그마한 복수극도 웃음을 자아낸다. "보편적인 소재로 뻔하지 않은 감동과 재미를 가진 새로운 작품으로 풀어낸 작가의 역량이 놀랍다."라는 심사평처럼 지금까지의 형제자매 이야기에서 찾아볼 수 없는 솔직함과 대담함이 돋보인다.

3.262019
  • 진짜 이야기를 쓰다
    마크 크레이머, 웬디 콜 (엮은이), 최서현 (옮긴이), 니먼재단 (기획) | 알렙 | 2019년 3월 "하버드 대학 특강, 이야기꾼이 되는 순서와 방법"

    ‘진짜 이야기’라는 게 뭘까. 하버드 대학 니먼재단에서는 매년 가을 1000여 명의 기자와 편집자를 초청해 ‘진짜 이야기’의 의미와 이를 찾고 글로 쓰는 방법을 탐구한다. 이미 손꼽히는 이야기꾼이라 평가 받는 이들이 자신의 경험과 고민을 먼저 꺼내놓으면, 질문과 답변 그리고 집단 토론을 거쳐 관점과 방법이 정리된다. 마치 글을 쓰는 과정처럼 말이다.

    좋은 이야깃거리를 찾아 취재, 인터뷰, 현장 기록을 거쳐 재료를 확보하고, 무엇을 드러내고 어디를 향할지 갈피를 잡아 이야기의 구조를 세우고, 장면과 장면 사이를 오가며 효과적인 전달 방법을 선택하고, 이 과정 속에서 진실과 공정이라는 윤리를 놓치지 않으며, 그럼에도 다시 읽고 수정하게 될 편집의 과정까지. 이렇듯 글의 속과 글의 겉 모두를 ‘진짜 이야기’로 채우는 방법이 이 책에 가득하다. 이야기꾼이 되고 싶든 독자로 남고 싶든, 오늘날 '진짜 이야기'를 마주하려면 이 책이 가장 명확한 방법 아닐까 싶다.

  • 현대문학 핀 시리즈 시인선 Vol.3 세트 - 전6권
    이제니, 황유원, 안희연, 김상혁, 백은선, 신용목 (지은이) | 현대문학 | 2019년 3월 "핀, 문학을 잇고 문학을 조명하다"

    문학을 잇고 문학을 조명하는 취지로 출간되는 '현대문학 핀 시리즈 시인선'이 세 번째 컬렉션으로 독자를 찾았다. 이제니, 황유원, 안희연, 김상혁, 백은선, 신용목의 시와 에세이를 여섯 권의 소시집으로 엮었다. 설치와 조각을 주로 활동하는 구현모 작가의 드로잉 작품으로 이루어진 표지가 어우러져 미감을 형성한다.

    '손가락은 망설인다. 손가락은 서성인다. 노인의 마음으로 말한다는 것. 노인의 마음으로 적어 내려간다는 것. (<있지도 않은 문장은 아름답고> 中)라고 적는 이제니의 말의 동심원이 만들어내는 리듬감. '노모의 직업은 걱정, 비도 그쳤는데 / 전화가 온다. 엄마, 무지개 봤어요? 금방 갈게요. 아니, 이제 없어요. 내다 보지 마세요.(<나의 끝 거창> 中)라고 말하면서도 기어이 내다볼 어머니를 알고 있는 신용목의 회상 같은 문장들이 눈을 사로잡는다. 거제도 마전동의 이제니, 성남 은행동의 안희연, 안산 월피동의 백은선. '동네'를 주제로 한 에세이는 시인의 세계를 이해할 수 있도록 길을 안내한다.

  • 뷰티풀 사이언스
    아이리스 고틀립 (지은이), 김아림 (옮긴이) | 까치 | 2019년 3월 "과학이 아름다운 이유는 셀 수 없이 많다!"

    달이 태양을 가리는 일식과 달이 지구의 그림자에 가리는 월식은 아름다운 광경으로 여겨지고, 이런 일들이 벌어질 때마다 인류는 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보며 우주와 생명을 동시에 느끼곤 한다. 아름다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과학은 이 멋진 일이 왜 일어나는지를 밝히고 언제 다시 일어나는지를 알려준다. 과학이 아니어도 일식과 월식은 계속되겠지만, 인류가 직접 쌓아 올린 과학의 사다리 위에서, 아름다움은 더 가깝고 풍성하게 다가온다.

    아이리스 고틀립은 일러스트레이터이자 아마추어 과학자다. 그는 일식과 월식의 원리를 수식이나 천체의 운동으로 설명하지 않고 그림으로 표현한다. 그림으로 표현하기 어려운 블랙홀과 특이점, 눈에 보이지 않는 작은 입자의 움직임과 부딪힘을 자기만의 방식으로 그려낸다. 과학이 아름다운 또 하나의 이유다. 누군가는 경이로운 탄성으로, 누군가는 궁금해 미치겠는 표정으로, 누군가는 이런 표정을 짓는 이의 얼굴을 지긋이 바라보며, 과학의 아름다움은 그렇게 퍼져나간다. 이 책은 또 하나의 동심원이 시작되는 출발점이다. 함께 퍼져나가든, 새로운 파장을 만들든, 과학이 아름다운 이유는 늘어만 갈 것이다.

  • 제로 K
    돈 드릴로 (지은이), 황가한 (옮긴이) | 은행나무 | 2019년 3월 "미국 현대 문학 대표 작가, 돈 드릴로 신작"

    제프의 아버지 로스는 60대의 억만장자로, 미래의 일정 시점까지 육체를 냉동 보존하는 비밀 프로젝트의 주요 투자자다. 과학의 발전이 약속된 미래를 향해, 로스는 불치병으로 투병 중인 아내와 함께 실험에 참여하기로 한다. 제프는 작별 인사를 하기 위해 그들을 따라 비밀 단지를 방문하고, 로스처럼 현재 건강한데도 '조력 자살'을 통해 냉동 보존을 희망하는 사람들을 만난다. '인간은 태어남을 선택할 수는 없지만 죽음을 선택함으로써 영예로울 수 있지 않은가'라는 질문 앞에, 제프는 깊은 회의에 빠진다.

    토머스 핀천, 필립 로스, 코맥 매카시와 더불어 미국 현대문학을 대표하는 작가로 꼽히는 돈 드릴로의 신작이다. 전미도서상 수상작 <화이트 노이즈>를 포함해 자본주의와 환경 오염 등 현대의 병폐를 블랙 유머로 다뤄온 노년의 거장이, 이번 작품을 통해 '죽음은 무엇인가'라는 궁극적인 물음을 던진다. 2016년 발표 직후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에 올랐고, 미국 FX채널의 드라마 시리즈 제작이 결정됐다. "돈 드릴로 작품 가운데 가장 신비롭고 감동적이며 흥미진진한 소설(뉴욕타임스)"라는 평을 받은 작품이기도 하다.

3.292019
  • 누가 시를 읽는가
    프레드 사사키, 돈 셰어 (엮은이), 신해경 (옮긴이) | 봄날의책 | 2019년 3월 "시를 읽는 마음, 알 수 없음"

    웨스트포인트 미 육군사관학교에서는 모든 학생이 한 학기 동안 시 강의를 필수로 들어야 한다. 이들에게 시를 가르치며 함께 읽는 이유는 무엇일까. “소통할 수 없는 이는 지도할 수 없다”는 게 첫째 이유다. 그런가 하면 경제학자는 일본의 단시 하이쿠에서 “적을수록 많고, 많을수록 좋다”는 경제학의 역설을 발견하고는 “경제학 이론들이 지나치게 허구적인 장치에 의존하는 반면, 시는 현실적인 것들을 다룬다”며 두 영역에 대한 선입견을 뒤짚는다.

    시 전문지 <시(Poetry)>에서 오늘날 여전히 시를 읽는 사람들을 찾아 도대체 시를 어떻게 만나 지금까지 그 세계에서 머무르고 있는지 물었고, 여기에 참여한 이들은 각기 다른 자신의 이유를 진솔하게 들려주었다. 책에 실린 50개의 응답을 읽다 보면 결국 겹치는 교집합이 자연스레 드러나는데, 바로 '알 수 없음'이다. 이 상태를 이해하고 여지를 남겨두며 설핏 머뭇거리면서 주변을 서성이고 때로는 한참을 기다리다가 아예 다른 곳으로 시선을 돌리기도 하는 모습들. 익숙해서 반갑고 그래서 더욱 궁금해지는 사연들이다.

  • 열세 번째 배심원
    스티브 캐버나 (지은이), 서효령 (옮긴이) | 북로드 | 2019년 3월 "마이클 코넬리, 리 차일드 추천! 화제의 스릴러"

    할리우드 최고의 인기 커플, 로버트와 아리엘라가 신문 1면을 장식한다. 아리엘라와 경호담당자 칼이 침실에서 사체로 발견된 것. 로버트의 몸에서 아내의 혈흔이 발견되고, 경찰은 곧바로 그를 용의자로 지목한다. 모두가 로버트의 유죄를 의심치 않는 상황에서 그의 변호를 맡게 된 에디 플린. 에디는 관련 자료를 검토하던 중 이상한 점을 발견하고, 이 사건은 충동적 살인이 아닌 철저히 계획된 범죄라는 것을 확신한다.

    스릴러의 거장 존 그리샴, 마이클 코넬리의 뒤를 잇는 작가로 주목받고 있는 스티브 캐버나의 대표작이다. 법정에 모습을 드러낸 범인과 사기꾼 출신 변호사의 치밀한 두뇌 대결이 몰입의 즐거움을 선사한다. 현직 변호사로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생생한 묘사가 돋보이는 노련한 작품이다. 마이클 코넬리가 "이렇게 기발한 책은 자주 나오지 않는다"라고 추천사를 남기기도 했다.

  • 일 잘하는 사람은 단순하게 합니다
    박소연 (지은이) | 더퀘스트 | 2019년 3월 "나만의 시간을 확보하는 가장 단순한 방법"

    단순함은 가장 높은 경지다. 어질러 놓는 것은 쉽지만 정리하는 것은 어렵다. 글도 길게 쓰는 것보다 짧게 쓰는 것이 어렵다. 일이라고 다를 게 없다. 이것저것 분주하게 티를 내며 일하는 것은 쉽지만 꼭 해야 할 일들을 쥐도 새도 모르게 완료한 뒤 마음의 여유를 갖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렇다고 이 '워라밸' 시대에 야근에만 의존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이제는 정시 퇴근하는 직원이 가장 일을 잘하는 사람이다. 그리고 그 사람은 일을 단순하게 처리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그렇게 일을 하다보면 업무력이 향상될 수밖에 없다. 결국 업무력 향상은 워라밸을 위한 선결 과제인 셈이다.

    직장인의 일은 줄어들 리가 없다. 그러니 핵심은 각각에 투입되는 시간과 에너지를 최소화하는 것이다. 이 책은 기획 및 보고서 작성에서부터 명확한 의사 전달을 위한 어법 그리고 사내 인간관계까지, 깔끔한 일 처리 팁을 제시하며 복잡한 우리의 업무 두뇌를 단순 명료하게 정리해 준다. 저자는 묻는다. 왜 퇴근 이후의 행복에만 집중하냐고. <직장이 없는 시대가 온다> 라는 책도 있지만, 당장 하루의 대부분을 회사에서 보내야 하는 처지라면 회사에 있는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해 보자. 회사가 아닌 나 자신을 위해, 살아남기 위해서가 아니라 살기 위해, 우리는 일을 잘해야 할 필요가 있다.

  • 보이거나 안 보이거나
    요시타케 신스케 (지은이), 고향옥 (옮긴이), 이토 아사 (자문) | 토토북 | 2019년 3월 "요시타케 신스케의 상큼한 뒤집기"

    볼로냐 국제 도서전 라가치상 특별상 수상, 모에(MOE) 그림책 대상 3관왕 수상, 전 세계가 주목하는 천재 그림책 작가 요시타케 신스케가 돌아왔다. 인문학자 이토 아사의 책 <눈이 보이지 않는 사람은 세상을 어떻게 보는가>를 바탕으로 요시타케 신스케와 이토 아사가 서로 의견을 나누며 만든 그림책이다.

    눈이 3개 달린 외계인들이 가득한 별에 도착한 나. 그곳에서 나는 과연 '정상'일까? '보이는 사람'과 '보이지 않는 사람'의 이야기로 시작해 자연스럽게 '정상'과 '비정상', 다름을 바라보는 시선으로 이야기를 확장시켜 나아간다. 지금껏 너무나 당연하게 생각해왔던 것들에 대해 당연하지 않은 질문을 던지며, 작가만의 기발한 상상력을 통해 이를 산뜻하고 경쾌하게 녹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