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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2019
  • 자본가의 탄생
    그레그 스타인메츠 (지은이), 노승영 (옮긴이) | 부키 | 2018년 12월 "황제와 교황을 지배하는 자본가"

    야코프 푸거는 생소한 인물이지만 그의 업적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방대하다. 카를 5세가 황제가 되는 데에 결정적 역할을 했고, 고리대금업 금지 조치를 해제하여 돈 중심의 세계를 만들었고, (뜻하지 않았으나) 루터의 종교개혁이 시작되는 데에도 직접적 원인을 제공했다. 복식 부기의 도입이나 재무제표의 통합 등은 부차적인 활동으로 여겨질 정도다. 재미난 건 이 모든 업적과 활동이 모두 부를 향하고 돈으로 설명 가능하다는 점이다.

    중세가 신의 시대였다면 이후 펼쳐진 근대는 인간의 시대일까? 오늘을 살아가는 이들에게 묻는다면 돈의 시대라는 데에 수긍하지 않을까 싶다. 야코프 푸거는 일찍이 돈이야말로 세계를 움직이는 힘이라는 걸 알았으며, 종교와 정치마저도 돈으로 휘어잡을 수 있다고 믿고, 자신의 판단과 믿음을 현실에서 구현한 인물이다. 그가 이룬 부가 역사상 최고였는지는 알 수 없으나, 돈의 성격과 잠재력을 파악하고 가장 강력하게 돈의 가능성을 실현시킨 인물이라는 데에는 이론의 여지가 없겠다. 돈의 가능성이 극단에 이른 오늘날에야 드문 일도 아니겠으나, 무려 600여 년 전에 황제와 교황을 지배하는 자본가의 모습을 보여주었으니 말이다.

  • 생각이 돈이 되는 순간
    앨런 가넷 (지은이), 이경남 (옮긴이)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8년 12월 "성공은 갑자기 찾아오지 않는다"

    경제학을 전공하면 무수한 곡선(curve)들과 마주하게 된다. 답안지를 받으면 곡선부터 그렸을 정도니 웬만한 곡선엔 마음이 동요되지 않는다. 그런데 처음 보는 한 곡선이 흥미를 불러일으킨다. 이 책의 원제이기도 한 '크리에이티브 커브'(우리말로는 '창작 곡선' 정도 되겠다)가 바로 그것이다. 저자에 따르면 크리에이티브 커브 내의 '스위트 스폿' 즉, 번역서의 제목대로 '생각이 돈이 되는 순간'을 공략하면 누구나 창의적 아이디어로 성공할 수 있다고 하니 솔깃하지 않을 수가 없다. 문제는 창의적 아이디어가 딱히 없다는 데 있다. 그것은 천재들의 전유물이 아니던가? 저자가 이름 붙인 '영감 이론'에 따르면 내로라하는 인물들은 하나같이 영감이 솟구치는 경험을 했다고 하니 말이다.

    그래서 책은 천재가 아닌 우리 보통 사람들의 마음부터 달랜다. 천재들의 성공 신화 뒤에 가려진 재미있는 일화들을 들려주는데, 비틀스도 모차르트도 우리와 별반 다르지 않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서다. 이어 네 가지 성공의 법칙을 소개한다. 천재라 불리는 이들도 결국 그것을 체득하고 적절히 이용했을 뿐이라는 이야기다. 물론 이 법칙들이 우리를 스티브 잡스나 조앤 롤링으로 만들지는 않는다. 책이 말하는 덕목들은 성공의 필요조건이지 충분조건은 아니다. 그렇다고 이러한 논의가 의미 없는 것은 아니다. 그래도 우리는 제법 그럴듯한 필요조건 네 가지를 알았다. 더욱 중요한 건 이제 더 이상 천재들처럼 꿈에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나오지 않는다고 낙담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 나의 영어 사춘기 100시간
    이시원 (지은이) | 시원스쿨닷컴 | 2018년 12월 "영어는 1초 만에 반사적으로 나와야 진짜 내 것!"

    지난 해 엄청난 화제를 모았던 tvN 예능 에듀 프로그램 <나의 영어 사춘기>가 시즌 2로 돌아왔다. 일상 생활과 여행에서 만날 수 있는 100가지 상황과 그에 맞는 실전 영어를 담고 있어, 왕초보도 언제 어디서나 원하는 표현을 쉽고 빠르게 할 수 있도록 돕는다.

    암기고래 앱(mp3 훈련)으로 음원을 들으며 온전히 내 것이 될 때까지 완벽하게 외울 수 있다. '내가 지금 말하는 게 문법적으로 맞나?'라는 생각에 갇혀 영어에 자신감을 잃고 위축되어온 분들께 추천한다.

  • 마법의 스톤 애뮬릿 1
    카즈 키부이시 (지은이), 박중서 (옮긴이) | 사파리 | 2018년 12월 "영어덜트 그래픽노블의 수작"

    신비로운 '스톤'이 다스리는 세계, 지구의 대체 행성 알레디아에서 펼쳐지는 모험 이야기. 불의의 교통사고로 아빠를 잃은 에밀리 가족에게 또 다른 시련이 찾아온다. 새로운 출발을 위해 외딴곳으로 이사를 간 날, 이번엔 엄마마저 빼앗길 위기에 처한 것이다. 괴생명체에게 납치된 엄마를 구하기 위해서는 두려움을 이겨내고 자신의 운명을 받아들여야 한다. 강력한 힘을 가진 스톤, 그 스톤으로 만들어진 목걸이 '애뮬릿'의 힘을 이어받을 후계자로 선택된 소녀 에밀리. 인간과 로봇, 괴물, 엘프, 말하는 동물이 공존하는 마법 세계 알레디아는 새로운 '스톤키퍼'의 탄생과 함께 요동치기 시작한다.

    애뮬릿을 다스리는 스톤키퍼는 무거운 책임과 엄청난 희생을 감수해야 하지만, 시간을 되돌리거나 세계를 바꿀 수 있을 만큼 어마어마한 힘의 지배자가 된다. 불운의 그림자와 희망이 뒤섞여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긴장감 넘치는 스토리, 정교하고 매혹적인 이미지가 짜릿한 쾌감을 선사한다. <해리 포터> 15주년 기념 미국판 일러스트 담당했던 일본계 미국인 일러스트레이터 '카즈 키부이시'의 걸출한 재능이 돋보이는 그래픽노블로, 트와일라잇 시리즈를 제작한 템플 힐 엔터테인먼트에서 영화로 제작 중이다.

1.82019
  • 그리하여 흘려 쓴 것들
    이제니 (지은이) | 문학과지성사 | 2019년 1월 "이제니 시집, 이해하기 전에 느껴지는 고백들 "

    돌보는 말과 돌아보는 말 사이에서
    밀리는 마음과 밀어내는 마음 사이에서 (<남겨진 것 이후에> 中)

    시는 동심원을 그리듯 조심스럽게 말의 연쇄로 공간을 만들어 낸다. 반복되는 단어들. 소리 혹은 의미들. 동그랗게 퍼져나가는 입모양처럼. 소리 내어 읽어야 할 겹겹의 목소리들. "점선과 점선들로 분명해지는 어제의 여백"(<여기에 그리고 저기에> 中) 같은 문장이 어제의 감정을 더듬는다. "낱말 상자에서 낱말 종이를 꺼내"고, "일정한 간격을 유지하고 청색 갈색 문장을 수집"(<지금 우리가 언어로 말하는 여러 가지 이야기들> 中)해 마련해둔 '발화 연습 문장'을 차곡차곡 모았다. 적확한 단어를 찾기 위해 단어와 단어 사이를 떠도는 사이. '알고 있는 것에 대해 쓰기 시작하면 아무 것도 알 수 없게 되'는 걸 알면서도 (<흑곰을 위한 문장> 中) 시로 말할 수밖에 없는 그 마음이 잡힌다.

    "나는 지금 임의의 선분을 사이에 두고 나에게 말을 거는 연습을 하고 있다." (<발화 연습 문장―그리하여 흘려 쓴 것들>)라고 말하며 시가 보냈을 긴 밤들. 알 수 없는 병의 이름들. 절망들, 좌절들. 단어와 단어 사이. 마침표를 꾹꾹 찍어내려가며 곱씹었을 어제의 마음들. 그 후회와, 반성과, 원망과 자책 같은 것을 짐작하면 바로 그 자리에 마음이 있다고 말하고 싶은 기분이 된다. 이제니의 세번째 시집. 두번째 시집 <왜냐하면 우리는 우리를 모르고> 이후 5년 만에 출간되었다.

  • 나를 뺀 세상의 전부
    김소연 (지은이) | 마음의숲 | 2019년 1월 "김소연 시인의 시선으로 바라본 세상"

    <마음사전> 출간 후 10년, <한 글자 사전>으로 독자들에게 따스한 안부를 건넨 김소연 시인이 1년 만에 다시 새로운 산문으로 독자들 앞에 섰다. 누군가의 주장을 듣고 있을 때보다 누군가의 하루를 지켜볼 때 더 크게 설득되고 더 큰 경이감을 느껴본 경험이 있어 이번에는 직접 만났거나 직접 겪었던 일들만을 집필했다. 그렇게 시인의 바람과 다짐으로 엮어진 글을 모아 <나를 뺀 세상의 전부>에 차곡차곡 담았다.

    친구로부터 선물받은 기타를 어설프게 연주하다 처음으로 시를 쓰기 시작했던 간절한 순간을 떠올리고, 팔순 엄마와 마주앉아 김장을 담근 날, 수육 대신 치킨을 배달시켜 겉절이와 함께 먹으면서 여자의 삶에 대해 생각하고, 홋카이도 여행 중 우연히 만난 연인을 보며 이방인을 즐거이 환대하는 법을 배우는 보통의 일상들. 시인은 직접 경험한 사소한 하루하루와 직접 만난 소중한 사람들에 관해 섬세한 시선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시인의 시선을 따라가다 보면 너무 익숙해서 소홀하게 지나쳐버린 삶의 조각들을 다시 바라보게 되고, 그 소소한 부분들이 모여 지금의 세계를 이루고 있다는 놀라운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사려 깊어서, 고와서 읽고 또 읽게 되는 문장들, 삶의 이야기들이 가득 들어찬 이 책을 다른 누군가에게도 권하고 싶다.

  • 철인왕은 없다
    이한 (지은이) | 미지북스 | 2018년 12월 "최장집 추천! 대의와 직접을 넘어 '심의 민주주의'로"

    오늘날 다수의 국가가 채택하고 있는 민주주의 체제는 대의제 민주주의다. 물론 다수가 선택했다고 해서 제대로 운영되고 있다는 말은 아니다. 선거 때는 유권자 앞에서 대화를 나누다 당선이 되면 만나기도 어려운 특권층으로 변신하는 모습은 비단 한국만의 문제는 아니다. 그렇다면 대안은 무엇일까? 대의제 민주주의의 반대편에 있는 직접민주주의일까?

    직접민주주의는 대의제 민주주의를 대체할 수 없다. 사안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하는 이도 투표에 참여할 수 있는데, 이 경우 대의제 민주주의보다 반성이나 제동을 걸 장치가 부족해 위험하다. 더불어 정치가 서로 다른 의견을 나누고 조정하며 가능한 현실적이면서도 이상적인 방향을 찾아간다는 의미를 뒤로 하고 그저 다수결에 모든 걸 맡기는 상황을 마주할 수도 있다.

    그렇다면 민주주의는 어디로 가야 할까. 기존의 대의제 민주주의와 직접민주주의는 모두 의사결정 과정에 누가 참여하느냐를 중심으로 문제를 바라본다. 이 책은 이런 '인적 속성'에서 벗어나 민주주의의 목적에 부합하는 적절한 의사소통 과정을 거쳤느냐가 중심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것이 바로 심의민주주의이며, 대의제의 보완재로서 '체계의 고통'을 '의사소통의 권력'으로 해결하는 방법이라는 제언이다. 민주주의의 본의가 무엇인지, 그 가운데 시민의 역할과 책임은 무엇인지 되묻고 되새기게 하는 과감하고 선명한 의견이니, 성급히 판단하기 전에 함께 '심의'해보자고 제안한다.

  • 104층 나무 집
    앤디 그리피스 (지은이), 테리 덴톤 (그림), 신수진 (옮긴이) | 시공주니어 | 2019년 1월 "100층 돌파! 끝없는 <나무 집>의 인기!"

    주목! <104층 나무 집>은 지금까지 출간된 나무 집 시리즈 가운데 가장 재미있고, 가장 굉장하고, 가장 웃긴 책이 될 거라는 소식이다. 앤디와 테리는 여전히 나무 집에서 살고 있다. 얼마 전까지 91층이었던 나무 집은 13층을 더 올려지어 104층이 되었다. 돈 찍어 내는 기계가 있는 방, 끝없이 이어지는 계단, 냉장고 던지기 시합장, 트림 은행과 난공불락 요새까지! <104층 나무 집>은 어린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꿈꿔 보았을 환상적인 놀이터이자, 글 쓰는 앤디와 그림 그리는 테리가 함께 책을 만드는 곳이다.

    수많은 <나무 집> 팬들이 손꼽아 기다린 새로운 에피소드는? 세상에서 가장 웃긴 책을 쓸 수 있게 해주는 '말장난 연필'을 손에 넣으려고 고군분투를 시작한 앤디와 테리. 두 사람은 2달러에서 200만 달러로 가격이 제멋대로 바뀌는 '말장난 연필'을 사기 위해 돈을 마련해야 하고, 앤디의 아픈 이빨을 뽑는 가장 좋은 방법이 무엇인지도 찾아내야 한다. 때로는 옥신각신하고 한눈도 팔지만, 결국 골치 아픈 문제들을 말끔히 해결하는 환상의 팀워크를 보여준다. 모든 페이지 하단에는 앤디와 테리 뺨치는 말장난 퀴즈가 실려 있어, 자신의 유머 감각을 뽐내고 싶은 친구들이 요긴하게 활용할 수 있다. 그리고 기대하시라. <117층 나무 집>도 곧 완공될 예정!

1.112019
  • 호킹의 빅 퀘스천에 대한 간결한 대답
    스티븐 호킹 (지은이), 배지은 (옮긴이) | 까치 | 2019년 1월 "호킹의 어깨 위에서 우주와 인류를 내다보다"

    2018년 3월 14일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이 우주로 돌아갔다. 그의 죽음에 유독 “세상을 떠났다.”는 말보다 “우주로 돌아갔다.”는 표현이 자주 쓰이고 또 어울리는 까닭은, 그가 호킹복사, 호킹온도 등의 물리학 이론을 제시했고, 양자이론과 상대성이론의 통합을 시도하는 양자중력이론의 개척자였기 때문만은 아니다.

    그는 머릿속에서 은하의 가장 먼 끝까지 탐험하며 어떤 인류도 가보지 못한 우주의 비밀에 다가섰으나, 그와 동시에 "내가 사랑하는 사람, 나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아니었다면, 우주는 그저 텅 빈 공간에 불과할 것"이라 믿었고, "그들이 없었다면 우주의 경이는 나에게 아무 의미도 없었을 것"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

    아마도 자신의 존재와 우주의 의미를 어렴풋이 느끼기 시작했을 때부터 마지막 숨을 거두는 순간까지 그가 찾아헤맸을 거대한 질문들은, 신의 존재에서부터 블랙홀과 시간여행 그리고 인류의 생존 가능성까지, 결국 인류가 미래를 어떻게 만들어가야 하는지를 향한다. 호킹은 자신의 어깨 위를 우리에게 내어주며 이렇게 말했다. "용감하게, 호기심을 가지고, 단호하게 장애물을 극복하자. 우리는 그렇게 할 수 있다."

  • 10대의 뇌
    프랜시스 젠슨, 에이미 엘리스 넛 (지은이), 김성훈 (옮긴이) | 웅진지식하우스 | 2019년 1월 "도무지 그들을 이해할 수 없다는 이들에게"

    어른의 시선으로 보면 아이들은 대체로 엉뚱하다. 아직 신체가 어른처럼 크지 않아 부모가 충분히 돌볼 수 있을 때에는 이런 엉뚱함이 대체로 귀여움에서 끝나지만, 10대에 접어들어 몸으로 그리고 활동반경으로도 아이들을 온전히 살필 수 없게 되면 엉뚱함은 당혹감으로 변해 서로의 갈등을 키우게 된다.

    이 책은 이와 같은 고민에 빠진 소아신경학과 교수 프랜시스 젠슨이 뇌과학을 통해 갈등의 해법을 찾아가는 과정이다. 그간 제대로 연구되지 않은 10대의 뇌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들이 왜 (어른의 시선으로 봤을 때) 위험함을 무릅쓰고 무모한 일에 나서는지, 그런 엄청난 일을 벌이고 나서 어떻게 스스로도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고 잡아뗄 수 있는지, 가슴을 답답하게 하고 머리가 깨질 듯한 고민을 안겨준 물음들을 시원하게 해소할 수 있다고 한다.

    핵심은 이마엽이다. 이마 바로 뒤쪽에 자리한 이마엽은 "자신의 행동을 저울질하고, 상황을 판단하고, 결정을 내리는 가장 중요한 부분"인데, 이 영역은 뇌에서 가장 늦게 발달하기 때문에, 이와 관련한 부분에서 어른은 이해할 수 없는 '10대의 뇌'가 작동하여 갈등을 빚게 된다. 그렇다면 어른이 할 수 있는 최선은 무엇일까. 바로 그들의 뇌를 이해하고 그들의 이마엽이 되어주는 것 아닐까. 뜻이 있다면 길은 바로 이 책 안에 있으니, 천천히 10대와 더불어 걸어보길 바란다.

  • 나를 조금 바꾼다
    나카가와 히데코 (지은이), 강진주 (사진) | 마음산책 | 2019년 1월 "나카가와 히데코, 나답게 사는 즐거움"

    다수의 레시피북과 에세이를 펴낸 저자이자, 연희동 골목의 요리 교실 '구르메 레브쿠헨'을 운영하고 있는 나카가와 히데코. 이번에 출간한 <나를 조금 바꾼다>는 <셰프의 딸> <맛보다 이야기>에 이은 그녀의 세 번째 에세이로, 부엌과 살림도구, 음식에 관한 감각적인 사진과 함께 그녀의 라이프스타일 엿볼 수 있는 콘텐츠들을 다채롭게 다뤘다.

    '욕심부리지 않고 나를 비우면서 재미나게 살아가려는 마음가짐', 이것이 바로 저자가 지향하는 삶의 철학이다. 일상, 공간, 시간, 인간관계에 관한 이야기, 요리 교실의 풍경과 여러 사람과의 만남을 통해 깨달은 것들을 편안하게 풀어나가면서 '나답게 산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하고 즐거운 일인지 들려준다. 살림과 요리의 고수답게 살림 팁과 간단 레시피, 그리고 물건 구입처 정보까지 아낌없이 공개한다.

  • 불멸의 서 77
    마이클 콜린스, 알렉산드라 블랙, 토마스 커산즈, 존 판던, 필립 파커, 제임스 노티 (지은이), 서미석 (옮긴이) | 그림씨 | 2019년 1월 "당대의 본문을 직접 볼 수 있는 고전의 목록"

    인류의 역사를 뒤바꾸거나 오늘날에 큰 영향을 끼쳤거나 100년 후에도 여전히 읽힐 책의 목록은 숱하게 많고, 지금 이 순간에도 끊임없이 만들어지고 있다. 그럼에도 인류가 낳은 불멸의 책 77권의 목록을 따로 소개하는 이유는, 이 책이 책의 내용과 의의를 전하는 데 그치지 않고 당시 그 책이 어떤 모습의 책으로 구현되었는지를 보여주기 때문이다.

    이 책은 오늘날과 같은 책의 꼴을 갖추기 전인 <고대 이집트 사자의 서>와 <마하바라타>에서 시작해 인쇄술을 만난 <구텐베르크 성경>과 <뉘른베르크 연대기>를 지나 <돈키호테>와 <종의 기원>으로 대표되는 문학과 과학의 시대를 거쳐 "양질의 문화를 대중에게 보급하는" 모범 사례 '펭귄북스 페이퍼백'에 이르기까지, 각각의 책을 구분하고 연결하는 시대의 맥락과 내용의 흐름을 일목요연하게 보여준다.

    그저 책의 목록과 시대의 맥락과 내용의 흐름만 보여주는 게 아니라, 장정의 특수함, 본문의 화려한 삽화, 효과적인 내용 전달을 위한 디자인 등등 책이 시대를 돌파하려 시도한 갖가지 도전을 당대의 이미지 그대로 시원하게 펼쳐 보여주니, 아마도 읽지 않을 고전의 목록보다 한결 생생하게 책의 이야기가 들려오는 기분이다.

1.152019
  • 내 어머니 이야기 세트 - 전4권
    김은성 (지은이) | 애니북스 | 2019년 1월 "엄마의 생애, 한국의 역사, 우리 모두의 이야기"

    '세상에서 사라져서는 안 될 책'으로 tvN '알쓸신잡'을 통해 재조명 받으며 절판된 지 4년 만에 개정판이 출간되었다. 소설가 김영하가 강력 추천한 책, 한 사람의 생애를 다뤘지만 마치 대하소설과도 같은 책, 바로 <내 어머니 이야기>이다.

    마흔에 처음 만화를 그리기 시작한 딸은 십 년에 걸친 긴 시간 동안 어머니의 이야기를 녹취하여 이 만화를 그려냈다. 판화를 연상시키는 강렬한 흑백 대비와 선이 굵은 그림들 속 생생한 함경도 사투리와 그보다 더 살아 숨 쉬는 이야기의 힘은 읽는 사람의 마음을 마법처럼 사로잡는다.

    '놋새'라는 애칭을 가진 작가의 어머니는 일제 강점기에 태어나 일본군 위안부 징집을 피하기 위해 원치 않은 혼인을 하고 6.25 전쟁으로 피난민이 되어 남한에 정착을 하게 된다. 교과서에나 봤던 한국 현대사의 굵직굵직한 사건들이 한 사람의 인생을 어떻게 만들어가는지 보고 있노라면 한 사람이 곧 살아 있는 역사임을 느끼게 된다. 더욱이 여자로, 엄마로 살아온 수많은 그 시대 여성들의 순탄치 않은 삶 앞에서 가슴이 답답해지는 것은 어쩔 수가 없다. 가장 평범하지만 가장 특별한 내 어머니, 한국의 역사, 그리고 우리 모두의 이야기가 여기 담겨 있다.

  • 안녕하세요 내 이름은 인절미예요
    절미 언니 (지은이) | 위즈덤하우스 | 2019년 1월 "인절미의 반짝이는 모든 순간"

    어린 시절부터 동물을 키우고 싶었지만, 부모님의 반대로 키울 수 없어 대신 동물 인형을 사 모으며 외로운 시간들을 달래곤 했던 절미 언니. 어느 날, 봇도랑에 빠져 있던 강아지를 아빠가 구조해왔다. 그렇게 절미 언니에게 '인절미'가 선물처럼 왔다.

    사과밭 도랑에서 구조된 강아지 '인절미'와 '절미 언니'의 첫 만남에서부터 가족이 되어가는 과정을 사진을 중심으로 펼쳐 보인다. 꼬꼬마 아기 시절, 사랑을 듬뿍 받으며 무럭무럭 자라는 과수원집 막내딸의 일상, 각종 표정 사진. 한 페이지 한 페이지 반짝이는 절미의 모든 순간을 빼곡하게 담았다. SNS 상으로 알뜰살뜰하게 절미를 챙기고, 한마음으로 응원해온 독자에게 큰 기쁨이 되어줄 사랑스러운 절미 사진첩.

  • Bohemian Rhapsody 보헤미안 랩소디 공식 인사이드 스토리북
    오웬 윌리엄스 (지은이), 김지연 (옮긴이) | 온다 | 2019년 1월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 공식 메이킹 북"

    '퀸'과 20세기폭스사가 공식 승인한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 메이킹 북. 퀸의 역사를 완벽하게 재현하기 위해 배우 섭외, 연기, 의상, 분장, 무대 등에 쏟은 모든 노력을 촘촘히 담았다.

    처음 영화 제작을 기획하던 2009년을 회상하는 브라이언 메이와 로저 테일러의 서문, 긴 전화 인터뷰 끝에 라미 말렉이 '프레디' 역으로 확정되던 순간, 메이크업 아티스트가 풀어내는 치아 모형과 콧수염에 얽힌 일화, 촬영장에 예고 없이 나타난 브라이언 때문에 배우들이 긴장한 에피소드 등, 흥미로운 이야깃거리들이 가득하다. 실제 퀸 활동 당시 사진과 영화 속 재현 스틸컷의 교차 편집, 라이브에이드 무대 CG 작업 과정 등 책에서만 볼 수 있는 특별한 이야기도 담겨있다. 영화의 여운을 오래도록 간직하고 싶은 이들에게 권한다.

  • 강이
    이수지 (지은이) | 비룡소 | 2018년 12월 "이수지의 반려견 '강이' 이야기"

    "나는 '산'이야."
    "나는 '바다'야."
    "그러니까 너는 '강'이야."
    배고프고 목마른 채 철창에 갇혀 지내던 검은 개는, 어느 날 마당이 있는 집으로 가게 된다. 스스럼없이 유기견을 반기는 아이들, 단박에 '강'이라는 이름이 생기고, 자연스레 가족이 되는 검은 개. 이제 더는 배고프지 않고 목마르지 않다.

    '강'이는 그동안 이수지 작가의 작품에 꾸준히 등장해 왔다. <선>에서 아이들과 빙판에서 스케이트를 타고, <이렇게 멋진 날>에서 빗속을 흥겹게 첨벙대던, 즐거운 순간에 늘 아이들과 함께였던 강이. 작가가 실제 키우던 개 강이와의 만남, 함께 생활하고 이별하고 또 하늘나라로 보내기까지의 이야기가 애틋하고 아름답게 펼쳐진다.

1.182019
  • 디디의 우산
    황정은 (지은이) | 창비 | 2019년 1월 "황정은 연작소설, "행복해지자고 d는 생각했다.""

    황정은 연작소설. 김유정문학상 수상작 <d>와 (발표 당시 '웃는 남자'로 소개되었다.) 문학3 웹 연재작 <아무것도 말할 필요가 없다>가 함께 실렸다. d가 dd를 만나고, 그를 잃은 이후의 이야기 <d>와 20년 간 함께 살아온 김소영과 서수경의 이야기 <아무 것도...>의 인물과 서사는 언뜻 보기엔 차이가 느껴지지만, 이야기를 읽다 보면 같은 시대와 같은 장소를 오가며 '혁명'의 한 순간이 공명하는 것을 깨닫게 된다. 시위대가 행진하는 광화문, '재생'을 시도하는 구도심. '결과물에 만족하지 못하는 고객이 많았으므로 고객을 대하는 그의 태도에는 친절과 불안과 비굴함이 섞여' 있었던 아버지를 보고 자란 d와 "내 딸들이 왜 이렇게 되었을까? 그 애들이 왜 이렇게 예민해졌을까?"를 생각하는 아버지를 둔 김소영과 김소리.

    소음과 소리의 세계에서 전쟁과 재난과 개인적인 죽음들을 회고하는 d의 애도. 혁명이 펼쳐지는 한복판에서 1996년의 연세대를, 스스로 도망쳐 나온 대학 생활을, 어느 포도밭을, 2009년의 용산을, 애도와 분노가 교차한 2014년의 광화문을, 다시 우리가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믿었던 2016년의 광장을 떠올리는 '나'(김소영)의 사유가 가리키는 방향. 삶과 죽음, 사랑과 사회를 사유하는 이들의 모습. '그것을 알/생각할 필요가' 없어서, 남을 열심히 생각할 이유가 없어서, 말하지 않는 사람들의 뒤에, 이를테면 '혁명' 뒤에 여전히 이들이 있다. 두 소설 사이에 놓인 문장 "모두가 돌아갈 무렵엔 우산이 필요하다" 처럼, 광장 이후의 시대를 사유할 이들에게 꼭 이런 소설이 필요할 것이다.

  • 한국 괴물 백과
    곽재식 (지은이), 이강훈 (그림) | 워크룸프레스(Workroom) | 2018년 12월 "한국에 괴물이 이렇게 많(았)다니!"

    괴물을 좋아하는 사람이 있을까? 그렇다 해도 실제 괴물을 반갑게 마주하기는 쉽지 않을 듯하다. 그런데 괴물을 궁금해하는 사람은 많지 않을까? 당장 내 앞에 나타날 일은 없다는 근거 없는(?) 믿음에, 사람들이 어떤 생각과 마음으로 사람과 세상을 바라보았는지를 괴물에 비춰볼 수 있다는 호기심이 더해져, 마주하고 싶지 않은 괴물의 흔적을 찾아보며 굳이 만나려 하니 말이다.

    이 책은 그런 마음을 가진 이들에게 한반도에 살았던(?) 괴물의 모습과 이력을 샅샅이 찾아 전한다. SF 작가 곽재식은 11년에 걸쳐 각종 사료를 뒤적이며 괴물의 목록과 활약상을 정리했고, 일러스트레이터 이강훈은 글만으로는 닿기 어려운 괴물의 모습을 흑, 백, 적으로 생동감 있게 그려냈다.

    이렇게 모인 282종의 괴물을 뒤적이다 보면, 이런 괴물까지 상상했단, 아니 만났다는 말인가 싶은 놀라움과 이런 괴물은 지금도 있으면 좋을 텐데 싶은 엉뚱한 생각까지, 재미난 이야기들이 마구 샘솟는 기분이다. 어쩐지 괴물과 너무 친해지는 기분인데, 그렇다면 오늘밤 꿈에 괴물이 나타나도 반갑게 이야기 나눌 수 있지 않을까. "이야기 들었다. 고생 많았다며. 다른 애들은 어떻게 된 거야?"라면서 말이다.

  • 초등 자존감의 힘
    김선호, 박우란 (지은이) | 길벗 | 2019년 1월 "교실 속 사례로 보는 아이의 자존감"

    보통 자존감을 '자아존중감'이라고 한다. '자신에 대한 존중감을 놓치지 않는 것'은 물론 중요하지만, 초등 아이들에게는 자신이 지금 여기 있음을 아는 '자아 존재감'이 먼저다. 아이들이 하루의 반을 보내는 초등 교실, 시선 획득과 '쩌는 존재감'은 목숨보다 중요해서 아이들은 매일같이 승부를 펼친다. 초등학교 교사, 상담심리 전문가인 저자들은 교실 속 아이들의 사례를 통해 초등 아이들의 자존감이 무엇인지, 우리가 흔히 가지는 자존감에 대한 오해, 자존감을 키우는 실질적인 방법을 알려준다.

    무조건적인 칭찬이 자존감을 높이지도 않고, 야단을 친다고 아이의 자존감이 낮아지지도 않는다. 활달하고 자신감 넘쳐 보이는 아이가 오히려 가면우울증에 걸려 있을 수도 있다. 아이의 평생을 좌우할 자존감을 키우는 시기, 부모가 자존감에 대해 제대로 알고 올바르게 훈육하는 것이 최고의 교육일 것이다.

  • 싫다면서 하고 있어 하하하
    최현정 (지은이) | 위즈덤하우스 | 2019년 1월 "밥벌이가 지겹지만 퇴사도 번거로운 일"

    퇴사를 결단하는 체크리스트부터 아름답고 현명하게 회사를 떠나는 방법까지, 퇴사를 둘러싼 이야기가 넘쳐나는 요즘이다. 그럼에도 막상 주변을 둘러보면 퇴사를 실행하는 이는 많지 않다(물론 나만 모르고 있는지도 모르지만). 어쩐지 다른 곳도 별다르지 않을 듯하고, 바깥은 겨울 추위보다 냉랭할 것 같은 불길한 예감 때문일까. 이런 생각으로 하루하루 버티다 보면 지금도 그럭저럭 살 만하지 않은가 하는 결론에 이르게 되는데, 이쯤 되면 마침 퇴근시간이니 피시 전원과 함께 모든 생각을 종료하고 하루를 마무리한다.

    자, 이제 다음 날이 밝았다. 어제와 같은 하루를 반복할 것인가. 그렇다, 어제처럼만 지나가도 좋겠다. 그렇지만 회사는 그리 만만한 곳이 아니다. 어제보다 나은 오늘을 끊임없이 요구하며, 나를 어제보다 못한 나로 몰아넣는다. 결단이 필요하다. 물론 어제 생각했듯 퇴사는 당장 답이 아닌 것 같으니, 이곳에서 적절히, 적당히, 무리없이 살아갈 균형점을 찾아야 한다. 이 지난한 과정을 앞서 걸어간 작가는, 넘치치도 모자라지도 않는 중용의 미덕을 "됐어, 오늘은 이 정도면 충분해"로 훌륭하게 번역해낸다. 어느새 오늘도 퇴근시간이다. 이 한 마디를 몸과 마음에 새겼으니, 물론 오늘도 충분한 하루다.

1.222019
  • 그들의 첫 번째와 두 번째 고양이
    윤이형, 김희선, 장강명, 장은진, 정용준, 최은영 (지은이) | 문학사상사 | 2019년 1월 "2019 이상문학상 윤이형"

    "젊은 그들은 때때로 거울 속에서 노인의 얼굴 같은 슬픔을 발견하고 자신이 낙엽이 되어버린 것이 아닐까 두려워" 했다. 한 여자가 한 남자를 만났다. 아이가 생겼고, 그들의 부모가 제대로 해내지 못한 가정의 완성을 그들 자신 만큼은 해낼 수 있길 바라며 결혼을 했다. 번역을 하던 여자는 수입을 위해 일을 더 늘렸고, 임용시험을 준비하던 남자는 시험 준비 대신 부품 조립을 하는 회사에 취업한다. 그들의 첫 고양이 '치커리'가 죽고, 두번째 고양이 '순무'가 죽기까지의 시간이 흐르는 사이, 그들은 이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자신들이 포기해야 했던 것이 바로 자기 자신임을 알게 되어 이혼을 결정한다. 그렇게 두 고양이의 죽음과, 결혼이 끝나는 과정의 이야기가 교차한다.

    <러브 레플리카> 등의 작품으로 독창적인 세계를 선보여온 윤이형이〈그들의 첫 번째와 두 번째 고양이>로 이상문학상 대상을 수상했다. 가난과 피로와 세상의 적의와 폭력성들을 이유로 관계를 마무리한 이들에게도 여전히 다음 나날이 있다. '딱 하나밖에 없어서 우리가 어쩔 수 없이 택하고 실패했던' 선택지 외의 것들이 다음 세대에게 주어지길 바라는 마음으로, 지금의 고통을 또렷하게 응시한다. '쓸 수 없던' 시간에 관한 윤이형의 문학적 자서전 등이 이 이야기를 더 풍성하게 읽을 수 있도록 길을 밝힌다. 김희선, 장강명, 장은진, 정용준, 최은영의 소설이 함께 실렸다.

  • 우주를 계산하다
    이언 스튜어트 (지은이), 이충호 (옮긴이) | 흐름출판 | 2019년 1월 "광활한 우주 탐구의 필수품 '수학'"

    우주는 너무 넓어서 직접 가볼 수 없고(물론 그 때문만은 아니지만), 우주가 품은 시간이 너무 길어 역사를 살펴보기도 어렵다. 그럼에도 인류는 끊임없이 우주를 탐구해왔고, 그 덕분에 (인류가 아는) 우주가 이만큼 넓어지고 긴 시간에 걸쳐 있게 되었는지도 모르겠다. 오늘날 우주를 이해하는 데 필요한 법칙과 수식을 세세히 알지 못하더라도, 짧게는 며칠, 길게는 수년을 날아 우주 어느 지점에 도착해야 하는 우주선을 생각해보면, 수학은 우주 탐구의 필수품 아닐까 싶다.

    영국의 수학자이자 대중 과학 저술가 이언 스튜어트는 본격적으로 수학을 활용해 ‘우주를 계산한다.’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로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발전해온 천문학과 수학의 발전을 짚어가며, 수학의 장점 '계산'이 얼마나 정확했고 또 잘못된 계산이 어떤 활약을 했는지, 수학의 또 다른 장점 '패턴'이 우주를 파악하는 데 어떤 영감을 전했고 또 새로운 물음을 가능하게 하였는지를 차근차근 설명한다. 아마도 그의 계산은 이런 게 아니었을까 싶다. '수학과 천문학 각각은 물론 어렵지만, 둘을 한데 모으면 재미와 효율이 두 배가 된다.' 이 계산의 옳고 그름은 책장을 덮고 나면, 아니 책장을 열자마자 확인할 수 있다.

  • 스틸 미
    조조 모예스 (지은이), 공경희 (옮긴이) | 살림 | 2019년 1월 "<미 비포 유> 세 번째 이야기"

    사랑하는 윌을 잃은 후 런던에 정착했던 루이자는 모든 것을 뒤로 한 채 지구 반대편의 뉴욕으로 떠나기로 한다. 화려한 뉴욕에서 완전히 새로운 삶을 시작하려 하지만, 계속되는 불의의 시련에 마음이 혼란스러운 루이자. 우연히 알게된 '조시'라는 남자는 자꾸만 윌을 떠올리게 하고, 루이자는 그와 점점 가까워지는 자신을 발견한다.

    조조 모예스의 대표작 <미 비포 유>의 세 번째 이야기가 국내 출간된다. 원제 'Still Me'의 의미처럼, 상실의 아픔을 애써 극복하며 윌이 당부한 대로 자기 자신의 삶을 향해 부단히 나아가는 루이자의 모습에 응원을 보내게 된다. 영상을 보는 듯한 생생한 묘사와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인물, 간명한 문체가 여전히 매력적이다.

  • 야나두 영어회화
    원예나 (지은이) | 라곰 | 2019년 1월 "꾸준히! 짧게 매일 10분! 누구나 할 수 있어!"

    출시 3달 만에 수강생 8만 명, 유튜브 샘플 강의 8400만 뷰, 장학금을 통한 완강률 2배 상승. 영어회화 시장에 획기적인 바람을 불러일으키며 80만 수강생의 영어 말문을 열게 한 야나두 원예나 강사의 강의가 드디어 한 권의 책으로 출간되었다. 야나두 기초영어회화의 핵심은 물론 놓치기 쉬운 강의 내 꿀팁, 학습 마인드까지 담아냈다.

1.252019
  • 진화한 마음
    전중환 (지은이) | 휴머니스트 | 2019년 1월 "<오래된 연장통> 전중환, 진화하는 진화심리학"

    진화심리학은 어느새 익숙한 학문이자 관점으로 자리 잡았다. 연애나 양육 등 관심이 높은 주제뿐 아니라 해당 분야의 전공 교과서까지 번역되어 교양서로 읽힐 정도다. 관심이 높은 만큼 이야기는 넓게 퍼졌고, 넓게 퍼지는 만큼 밀도는 엷어지는 법이니, 몇몇 사례가 진화심리학의 전부인 듯 이야기되는 한편, 진화심리학의 태도를 종종 오해하거나 때때로 폄훼하는 상황도 벌어지곤 한다.

    이 책은 한국인으로 처음 진화심리학 박사에 이른 전중환 교수가 진화심리학의 기원과 토대부터 그간의 오해와 논쟁 그리고 최신의 연구와 가까운 사례까지 한데 모아 정리한 ‘본격 진화심리학 교과서’다. 특히 그간 진화심리학에 대해 쌓인 오해를 풀고 이 학문이 왜 유효하고 필요한지 적극적으로 설명하는 모습에서 전해지는 애정, 그럼에도 진화심리학의 가능성과 한계를 명확히 정리하는 모습에서 볼 수 있는 과학자로서의 태도가 신뢰를 더한다.

    진화심리학은 우리의 마음이 유전자를 남기는 데 유리한 방향으로 외부세계를 인식했다고 설명한다. 여기에는 당연히 왜곡된 시선도 포함된다. 여기까지가 진화심리학의 설명이다. 그런데 의미는 여기서부터 시작된다. 본성이니 그대로 인정하고 존중하자고 정리하고 마치는 게 아니라, 우리는 "과학과 합리적 추론을 통해 어떤 본성은 강화하고 어떤 본성은 억제할지 선택할 수 있"으니, 여기에서부터 논의를 시작해보자는 제안이다. "더 나은 삶과 세상을 만들기 위해 우리는 얼마든지 본성을 거역할 수 있다"니, 모처럼 인류가 멋져 보인다.

  • 일간 이슬아 수필집
    이슬아 (지은이) | 헤엄 | 2018년 10월 "연재 노동자 이슬아가 매일 쓴 수필들"

    아무도 청탁하지 않았지만, 학자금 대출을 갚기 위해 하루 한 편의 수필을 구독자의 이메일로 전송해주는 셀프 연재 프로젝트 '일간 이슬아'를 시작했다. 파격적인 연재 메일링 서비스는 입소문을 타고 폭발적인 인기를 얻어 6개월간 절찬리에 진행되었다. 연재한 글들을 모아 엮은 단행본 <일간 이슬아 수필집>은 2018 독립출판 1위로 선정되었다. '헤엄'출판사로 새롭게 선보인다.

    '매일 용기를 내서 쓴' 수필은 100편에 가깝다. 이슬아 작가의 삶과 일상, 그녀를 둘러싼 이들의 이야기가 빽빽하게 수록되어 있으니 한 권은 꽤 두껍고 묵직하다. 글을 읽기 시작하기만 하면 손에서 놓기 어려울 정도로 흡입력이 강하다. 이슬아 작가만의 생동감 넘치는 문장, 매력적인 이야기의 세계, 마지막까지 흐트러지지 않는 이야기의 힘, 이 책을 사랑하지 않을 수 없다. 에세이 MD로서 꼽는 2018 '올해의 책' 중 한 권이기도 한 이 책을 기쁜 마음으로 추천한다.

  • 아이의 뇌에 상처 입히는 부모들
    도모다 아케미 (지은이), 이은미 (옮긴이) | 북라이프 | 2019년 1월 "아이의 마음은 뇌에 있다!"

    사람의 '마음'은 어디에 있을까? 가슴, 혹은 심장? 과학자들은 '마음은 뇌에 있다'고 말한다. 살아 숨 쉬는 것부터 감정, 생각, 행동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을 지배하는 사령탑은 바로 '뇌'다. 그리고 뇌는 과도한 스트레스를 받으면 '물리적'으로 손상된다. 갓 태어났을 때 겨우 300g에 불과한 인간의 뇌는 태아기, 영유아기, 사춘기를 거치며 급속도로 발달한다. 이 시기에 극도의 스트레스를 받으면 아이의 뇌는 고통에 적응하기 위해 스스로 형태를 변형시킨다.

    일본 후쿠이 대학교 아동마음발달연구센터 교수이자 두 아이의 엄마인 저자는 30년의 연구와 임상 결과를 토대로, 아이의 건전한 뇌 및 마음 발달을 해치는 부적절한 양육 태도의 심각성과 위험성을 경고한다. 아이의 건전한 성장을 방해하는 양육을 통틀어 '멀트리트먼트 (mal-treatment)'라 칭한다. 심리적, 신체적, 성적 학대와 더불어 방임과 체벌, 혹은 부모의 시행착오와 실수까지. 멀트리트먼트는 의외로, 광범위하게, 자주 벌어지고 있다. 세상에 완벽한 어른은 없다. 아이들은 넘어지고 실수하면서 자란다. 하지만 아이의 성장 과정에 '뇌가 변형될 정도'의 상처가 있어서는 안될 것이다.

  • 누가 고양이를 죽였나
    윤대녕 (지은이) | 문학과지성사 | 2019년 1월 "제비가 떠난 후, 윤대녕 소설집"

    윤대녕의 여덟 번째 소설집. 떠나고 또 돌아오는 사람들, 이를테면 그의 소설집 <제비를 기르다> 같은 세계의 사람들을 윤대녕은 그려왔다. 2014년 4월 16일의 일 이후 '작가인 나의 죽음'을 경험했다고 스스로 말하고, 윤대녕은 이곳을 떨치고 북미로 갔다. '눈빛도, 얼굴도, 마음도. 내가 원하지 않거나 짐작하지 못한 방향으로 좀이 슬듯 뭔가 조금씩 계속 비틀리며 변하고 있음'을 자각하며 이어진 글쓰기. 그가 스스로를 작가로 인정하기까지의 분투가 5년 만에 한 권의 소설집으로 탄생했다.

    어떤 이들은 떠나간 후 돌아오지 못한다. 래프팅 사고로 죽은 딸. 여객선 침몰로 죽음을 당한 사촌동생의 일로 상담을 청하는 학생. 백화점 붕괴 사고로 가족을 잃고 나라를 떠나야 했던 어린 아내. (<서울-북미> 간) 유년을 함께 보낸 '삼촌'의 죽음 후, 그의 여정을 되짚는 캐나다에서의 시간. (<나이아가라>), 끝내 한곳에 머물지 못한 연인 경옥과 함께, 혹은 홀로 이어나가는 부산, 통영, 여수, 속초로의 여정. 돌아와야 하는 이들은 애도를 담아 터벅터벅 발자국을 옮길 뿐이다. 소설가도 개인적인 상실을 경험했다. 그가 남긴 작가의 말대로, 어머니의 소천 이후 '이 그리움을 가슴에 숯불처럼 끌어안고 또한 남은 생을 아득히 살아나가야만 할', '남은 사람'인 작가의 여정도 소설로써 계속 될 것이다. 열 권까지는 소설집을 내겠다는 작가의 다짐처럼 반가운, 윤대녕다운 소설집.

1.292019
  • 마력의 태동
    히가시노 게이고 (지은이), 양윤옥 (옮긴이) | 현대문학 | 2019년 1월 "히가시노 게이고 '라플라스 시리즈' 신작"

    침구사 나유타는 스키 점프 선수의 치료차 나선 출장길에서 '마도카'라는 소녀를 우연히 만난다. 운동선수가 슬럼프에 빠진 원인을 한눈에 파악하거나, 날씨를 예측하는 등 불가사의한 능력을 가진 마도카는 계속해서 나유타와 마주치며 운명에 좌절한 사람들을 돕게 된다.

    히가시노 게이고가 작가 데뷔 30주년을 기념해 출간한 <라플라스의 마녀>의 프리퀄이다. SF, 메디컬 스릴러, 미스터리, 드라마 등 다양한 장르를 하나의 이야기로 녹여냈던 전작의 매력이 여전하다. 일본에서 영화로도 제작되어 2019년 국내 개봉을 앞두고 있다.

  • 글자 풍경
    유지원 (지은이) | 을유문화사 | 2019년 1월 "박찬욱, 정재승 추천! 이것이 디테일이다"

    글자를 뺀 현대 문명은 상상할 수 없을 게 분명한데도 막상 글자를 중심에 두고 생각을 펼쳐보는 일은 대체로 익숙하지 않다. 글자는 배경과 다른 요소를 뒤로 밀어내고 글자가 담고 있는 의미를 전하려고, 아니 반대로 설명해야겠다. 인간은 글자가 담고 있는 의미를 알아차리고 나누고 퍼뜨리는 데 집중하느라, 이 과정이 안정적이고 효과적이고 유연하게 이루어지도록 고민하고 노력해온 이야기는 제대로 듣지 못했던 게 아닐까.

    이런 고민과 노력이 자리를 잡았기에 오늘날 글자와 활자를 별다른 어려움 없이 사용하고 있는 게 분명할 테니, 처음으로 돌아가 글자와 활자를 어떤 목적으로, 어떤 방법으로 만들고 가꾸어왔는지를 살펴보면, 생각을 담는 틀, 생각을 표현하는 장 그리고 그 안팎을 오가는 생각의 움직임을 세밀하게 들여다볼 수 있겠다. 이 모든 것을 품고 있는 총체가 바로 글자와 활자이니, 여기에는 과학과 예술과 철학이라는 커다란 세계가 모두 담겨 있을 뿐 아니라, 이곳에서는 미세한 획의 굵기와 각도로 감정까지 담아내는 디테일의 극치를 경험할 수 있겠다.

    장담하건대, 이 책을 읽고 나면 한동안 주변의 모든 글자가 달리 보일 게 분명하다. 도시마다 다른 글자의 모양, 눈에 잘 보이도록 공을 들여 조정한 도로표지판의 숫자, 눈만 뜨면 확인하는 스마트폰에 떠오르는 활자 등등. 그렇게 낯설어졌다가 다시 익숙해지고, 익숙해진 감각이 다시 낯선 감각으로 오가는 동안에도 글자와 활자는 변하고 있을 텐데, 한 걸음 나아가 이 변화를 감각하고 즐기며 때로는 변화의 이유가 되고 싶다는 생각까지 든다. 어쩌다 글자의 세계에 푹 빠져버렸으니, 다시 글자가 구원해줄 거라 믿을 따름이다.

  • 나는 습관을 조금 바꾸기로 했다
    사사키 후미오 (지은이), 드로잉메리 (그림), 정지영 (옮긴이) | 쌤앤파커스 | 2019년 2월 "미니멀리스트의 습관법"

    다짐의 계절이다. 한편으로는 서서히 그 중심축이 흔들리기 시작할 시기이기도 하다. 연초의 굳은 결심과 그에 따른 새로운 행동 양식들이 자연스레 몸에 배어 습관이 되면 좋을 텐데, 그게 참 어렵다. 바야흐로 습관화의 분수령인 셈이다. 이 무렵이면 많은 습관 관련 책들이 독자들을 응원하기 위해 찾아온다. <나는 단순하게 살기로 했다>로 국내에도 잘 알려진 일본의 유명 미니멀리스트인 저자가 이번 책에서 던지는 화두 역시 습관이다. 그는 금주에 성공하게 된 자신의 에피소드를 바탕으로 습관을 만드는 과정을 몸소 보여준다. 그의 이야기는 미니멀리스트다운 심플함이 돋보이면서도 너무 자잘하다 싶을 정도로 구체적이다.

    아마도 저자는 이런 것도 습관인가 싶은 것들이 모였을 때 비로소 습관이 완성된다는 말이 하고 싶었던 것 같다. 그런데 거창한 목표 대신 소박한 것들로 차곡차곡 성취를 쌓는 것이 보다 중요하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이야기다. 결국은 실천의 문제인데, 실천을 위해선 정리가 필요하다. 치우고 분류하고 기록하는 정리의 그 어떤 의미라도 상관없다. 저자는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그간의 행동들을 다 끄집어내어 반성하고 조금씩 수정해 보는 작업이 필요함을 역설한다. 정리할 물건들을 모두 꺼내 버릴 것은 버리고 정말 필요한 것들만 남긴다는 미니멀리즘과 습관을 들이는 일은 매우 닮았다. 이 책이 묘한 설득력을 갖는 까닭이다.

  • 다섯 번째 계절
    N. K. 제미신 (지은이), 박슬라 (옮긴이) | 황금가지 | 2019년 1월 "휴고상 최초 3년 연속 수상 3부작"

    세상의 종말은 한 도시에서 시작된다. 가장 크고, 유서 깊고, 아름답고, 활기 넘치는 도시 '유메네스'. 그리고 세 여성이 있다. 능력을 숨기고 작은 마을에서 평범하게 살아가는 '에쑨', 부모에게서 버림받고 낯선 이의 손에 이끌려 새 인생을 시작하는 '다마야', 펄크럼의 의무에 속박된 채 임무를 수행하러 나선 '시에나이트'. 재앙의 계절이 닥친 이 대륙에서, 특별한 힘을 지닌 세 사람의 삶이 교차하는 순간 계절의 비밀이 실체를 드러낸다.

    3부작 전권이 3년 연속 휴고상을 수상한 '부서진 대지' 시리즈의 첫 번째 작품이다. 강력한 능력을 지녔지만 사회적으로 핍박당하는 종족 ‘오로진’의 여성이 펼치는 모험과 투쟁 속에 '인종 차별'과 '문화적 충돌'이라는 주제를 정교하게 담아내어 현지에서 큰 호평을 받았다. 현재 미국 TNT 채널에서 드라마화도 준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