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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와 여자들의 삶 다산의 마지막 공부 건반 위의 철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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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리스 먼로의 유일한 장편소설"
소녀와 여자들의 삶
앨리스 먼로 지음, 정연희 옮김 / 문학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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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작은 마을, 호기심과 감수성이 풍부한 소녀 델 조던은 주변 여성들의 삶을 주의깊게 관찰한다. 백과사전 판매원인 엄마는 '여자들의 삶에 변화가 일어나고 있으며 이는 우리 손에 달려 있다'는 충고를 건넨다. 반대편에는 남자와 여자의 일은 분명히 다르다고 믿으며, 남자의 그늘에 사는 것을 편안히 여기는 대고모들의 삶이 있다. 자라면서 델의 주위에는 여러 스펙트럼의 여성들이 등장한다. 친구 나오미가 공장에 취직해 결혼을 준비하며 계속해서 삶의 다음 단계를 추구하는 모습을 보면서, 델은 자신이 '평범한 삶'을 거부한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현대 단편소설의 거장'이라는 심사평과 함께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앨리스 먼로의 유일한 장편소설이다.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에 주목해 온 작가는 이번 작품에서 '여성'의 삶을 섬세한 시선으로 응시한다. 1940년대 시골 마을에서 작가를 꿈꿨던 먼로의 자전적인 경험이 소설에 녹아들어 있다. "내가 내 삶에서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은 소설을 쓰는 것"이라 고백하며 오로지 자기 자신의 삶을 살기 위해 한 발을 내디디는 델의 모습이 깊은 울림을 남긴다. - 소설 MD 권벼리
이 책의 첫 문장
우리는 물고기를 잡는 베니 아저씨를 도우면서 와와나시강에서 시간을 보냈다.

이 책의 한 문장
평범하게 산다는 게 뭘까? 그건 유제품 공장 사무실에 취직한 여자들의 삶을 의미했다. 결혼과 출산 때의 선물 파티, 리넨과 냄비와 팬과 은제 포크, 그런 복잡한 여성적인 질서를 의미했다. 그 질서를 전복시키면 게이라 댄스홀의 삶이 되었다. 밤중에 컴컴한 길에서 술에 취한 채 드라이브를 즐기고, 남자들의 농담을 듣고, 남자들을 참아주면서도 경계심을 잃지 않은 채 그들과 싸워 그들을 붙잡는다―그런 삶의 한쪽 면이 존재하려면 반드시 반대쪽이 존재해야 했고, 그 양쪽 면을 모두 취하고 익숙해짐으로써 여자는 결혼에 이르는 길에 올라서는 것이다. 다른 길은 없었다. 하지만 나는 그렇게는 할 수 없을 것 같았다. 절대. 샬럿 브론테가 되는 편이 더 나았다.

책 속에서
평범하게 산다는 게 뭘까? 그건 유제품 공장 사무실에 취직한 여자들의 삶을 의미했다. 결혼과 출산 때의 선물 파티, 리넨과 냄비와 팬과 은제 포크, 그런 복잡한 여성적인 질서를 의미했다. (...) 다른 길은 없었다. 하지만 나는 그렇게는 할 수 없을 것 같았다. 절대. 샬럿 브론테가 되는 편이 더 나았다. (p.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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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마음을 찾아서"
다산의 마지막 공부
조윤제 지음 / 청림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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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산 정약용이 '죽는 날까지 마음을 다스리는 일에 힘을 다하고자' 읽은 책, 정조대왕이 '경전의 가르침과 성현의 공부를 집대성했다'며 신하들과 함께 읽은 책, 바로 중국의 고전 <심경心經>이다. <심경>을 쓴 진덕수는 마음 공부를 해야하는 이유를 마음이 늘 위태롭기 때문이라 했다. 그런데 마음을 바르게 하는 것은 얼마나 어려운 일이던가. 온갖 욕망과 부조리에 둘러싸인 현대인들에게 자기 성찰의 시간은 마냥 요원해 보이지만, 그럴수록 우리는 마음을 다스리는 데 힘써야 한다. 다산과 정조가 그랬던 것처럼, 책을 통해서라도 말이다.

독자들이 송나라 시대에 집필된 <심경>을 직접 만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옛 경전들이 으레 그렇듯 아무래도 쉽게 풀어낸 책들을 먼저 찾게 되는데, 고전연구가 조윤제는 그런 방식에 일가견이 있는 저자다. 그는 <심경>의 정수를 보다 쉽게 전하기 위해 <논어>, <중용>, <대학>, <명심보감> 등 옛 고전의 지혜를 총동원하며, 말미에 전문도 함께 실어 이해를 돕는다. 그 중 마지막 문장에 주목해 본다. "임중도원기감혹태任重道遠其敢或怠, 짐은 무겁고 갈 길이 머니 어찌 게을리 하겠는가?" 우리가 마음 공부를 게을리 할 수 없는 이유다. - 경영 MD 홍성원
이 책의 첫 문장
《논어》 <요왈>에는 중국의 전설적인 임금 요堯가 보위를 순舜에게 이양하며 했던 말이 실려 있다.

이 책의 한 문장
평상시의 마음을 곧고 바르게 하여 지나치거나 치우치지 않도록 하는 것, 즉 '중'에 두는 것이 감정을 다스리는 근본이 된다. 마음을 '중'에 둔다는 것은 근본을 지키는 것이며, 하늘이 준 선한 본성을 지키는 것이다. 이럴 때 희로애락의 감정이 조화롭게 드러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반드시 공부가 필요하다. 중용의 맨 첫 구절, "하늘이 명한 것을 본성이라 하고, 본성을 따르는 것을 도라고 하며, 도를 닦는 것을 가르침이라고 한다"가 일러주는 이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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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는 민주주의 예외 지역이 아니다"
민주주의는 회사 문 앞에서 멈춘다
우석훈 지음 / 한겨레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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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익숙해서, 다른 말로 길들여져서 생각하지 못했다. 회사와 민주주의가 이렇게 어색한 조합이라는 것을. 돌아보니 한국에서 회사만큼 민주주의의 언어와 원칙이 통하지 않는 곳이 있나 싶다. 숫자로 압박하는 이익 앞에서, 경력을 앞세우는 조직문화 앞에서, 발끈 했다가도 뭐가 바뀔까 싶어서, 입을 열다가도 나만 다치지 싶어서, 물 흐르는 듯 지내온 시간이 너무나 많지 않았던가.

경제학자 우석훈은 한국사회의 절실한 과제로 ‘직장 민주주의’를 꼽는다. 사회 구성 원리로서의 민주주의와 일상의 민주주의가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았음에도 현실이 원칙대로 움직이지 않는 까닭, 그렇게 효율과 수익을 강조하며 다른 가치를 뒤로 미루면서까지 달려온 결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상황 모두 ‘직장 민주주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일을 하는 이들에게 또는 일을 하고자 하는 이들에게 직장은 삶의 중요한 축이다. 그곳에서 민주주의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그보다 짧은 시간을 머무르며 적은 영향을 받는 곳에서는 말할 것도 없지 않겠는가. 직장 민주주의는 직장 내 민주주의뿐 아니라 기업과 기업 사이의 민주주의, 나아가 기업과 국가, 결국에는 시민과 국가 전체의 민주주의와도 영향을 주고받을 게 분명하다. 직장 민주주의는 민주주의의 끝이 아니라 오늘날 민주주의의 새로운 출발점이라 하겠다. - 사회과학 MD 박태근
이 책의 첫 문장
민주주의는 공장 문 앞에서 멈추지 않는다.

이 책의 한 문장
“민주주의가 밥 먹여주냐?” 이런 질문을 오랫동안 받았다. 밥 먹여주는지는 여전히 잘 모르겠지만, “빌어먹을”이라는 소리가 입에서 턱턱 튀어나오는 상황 정도는 막아줄 수 있다. “더러워서 그만둬야겠다”는 지저분한 퇴사 이유 정도는 피하게 해줄 수 있다. 그야말로 최소한의 생활 민주주의 아니겠는가? 그 정도 조건을 만드는 것이 최순실을 쫓아내는 일보다 어려운 일은 아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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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노로 사색하고 사랑하고 꿈꾸었노라"
건반 위의 철학자
프랑수아 누델만 지음, 이미연 옮김 / 시간의흐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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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자에게 피아노가 주어진다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우선 피아노의 본질이 무엇인지 사유할 수 있을 테고, 호기심이 있는 이라면 건반을 두드리며 세계의 질서를 발견할 수도 있을 테고, 때로는 세상과 대결하느라 지친 영혼을 위로하며 멋진 곡을 연주할 수도 있을 것이다. 물론 철학자도, 피아노를 연주해보지도 않은 이(=나)의 상상에 불과하다.

그렇다면 정말 피아노를 연주한 철학자들은 어땠을까? 늘 피아노 연습을 쉬지 않으며 재즈 피아니스트를 꿈꾼 사르트르, 스스로 음악가라 생각하며 삶의 마지막까지 쇼팽과 피아노를 떠나지 않은 니체, 아마추어리즘을 적극적으로 내보이며 슈만에 대한 사랑을 아끼지 않았던 바르트. 이 책은 세 철학자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건반 위에서 사유의 리듬을 발견하고 삶과 세계의 화음을 구현하는 일이 어떻게 벌어지는지를 조곤조곤 들려준다. 참, 나와는 달리 이 책의 저자는 아마추어 피아니스트이자 철학 교수이니, 세 철학자의 사유와 연주로 펼치는 새로운 사유와 연주를 기대해도 되겠다. - 인문 MD 박태근
이 책의 첫 문장
이 책을 쓰기로 마음먹은 것은 장 폴 사르트르의 피아노 연주 영상을 본 다음이다.

이 책의 한 문장
이들은 자기 시대의 소리를 귀 기울여 들었다. 그리고 어떻게 하면 기성의 가치관과 개념, 지식을 뒤흔들 수 있는지 끊임없이 고민하고 연구했다. 이들은 피아노를 통해 전례가 없는 독특한 리듬을 세계에 부여하고자 했다. 이렇게 사르트르와 니체, 바르트의 터치는 그늘지지 않은 여행, 자유의 길, 정처 없이 거니는 기쁨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