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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0호 한국의 들꽃 하하하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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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베르토 에코의 마지막 소설"
제0호
움베르토 에코 지음, 이세욱 옮김 / 열린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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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0호>의 배경은 1992년 밀라노의 한 신문사. 대필 일을 전전하던 한 남자가 막대한 자금력을 자랑하는 신생 미디어에 합류한다. 그에게 내려진 임무는 '제0호(창간예비호)' 제작이지만, 사실 경영진은 신문을 발행할 의사가 없다. 유력인들의 추문과 비리로 점철된 '가짜 특종'으로 그들을 협박해 세력을 얻으려는 의도가 있을 뿐. 그러던 어느 날, 무솔리니의 죽음을 둘러싼 대형 폭로 기사를 준비하던 한 기자가 살해되면서,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된다.

1992년은 이탈리아에서 초대형 정경유착 스캔들이 터지며 1천여 명의 정재계인사가 유죄판결을 받는 등 '마니 풀리테'라 불리는 대대적인 부패척결운동이 일던 시기였다. 이탈리아 역사에 한 획을 그은 이 시기를 무대로, 에코는 평생에 걸쳐 천착해 온 '거짓'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누가 왜 거짓을 만들어내는가', '사람들은 어떻게 거짓에 현혹되는가'라는 본질적 질문이 소설을 관통한다.

에코는 한 언론 인터뷰를 통해 '첫 장편 <장미의 이름>을 포함한 전작들이 말러의 교향곡이었다면, <제0호>는 찰리 파커나 베니 굿맨의 재즈'처럼 볼 수 있는 책이며, <장미의 이름>에서 중세 연대기 작가의 문체를 의도적으로 취했다면 <제0호>는 아주 건조한 저널리스트의 문체를 따랐다고 언급한 바 있다. 흡인력있게 몰아치는 이야기 속에 그가 마지막까지 놓지 않았던 묵직한 고민이 어우러져 큰 울림을 남긴다. - 소설 MD 권벼리
작가의 말
나이가 들면 더 현명해지는 법이죠. 자기가 알 것은 다 안다는 식으로 무게를 잡을 필요가 없어요. '제0호'는 내 소설들 가운데 학식을 가장 적게 드러내는 작품입니다. 이전 소설들이 말러의 교향곡들이라면, 이 소설은 재즈에 더 가깝죠. 찰리 파커나 베니 굿맨의 연주를 듣는 것과 같아요. 내 소설들에서 문체는 언제나 주제를 따라갑니다. <장미의 이름>의 문체는 중세 연대기 작가의 문체였어요. <전날의 섬>의 문체는 바로크였고요. '제0호'는 아주 건조한 저널리스트의 문체를 취합니다. 나는 동시대성에 관해 말하기 때문에 온갖 역사적 문헌을 중첩할 필요가 없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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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새로운 '뉴트로' 트렌드 전망서"
트렌드 코리아 2019
김난도 외 지음 / 미래의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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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서 이맘때쯤이면 항상 나오는 말이다. '벌써 1년이 지났구나', '한 해가 정말 순식간에 가는구나', 저마다의 탄식이 쏟아지는 동안 이 책은 그 짧은 1년 사이에도 수많은 것들이 변했음을 일깨운다. 먹고살기 바쁜 우리들은 유행에 점점 뒤처짐을 느낀다. 뭐 굳이 유행을 좇을 필요는 없지만 말이다. 그러나 직업의 특성상 유행을 빠르게 캣치하고 뒤따라야 하는 사람들도 있다. 새로운 사업이나 상품을 준비하는 사람들 역시 말할 것도 없다. 또 각자의 '갬성'이 중요시되는 요즘에는 트렌디한 삶이 취미 그 자체가 되기도 한다. 그러나저러나 아무래도 상관없다. 이 시리즈는 그 자체로 읽는 맛이 있는 대중 경제 교양서다.

돼지해를 맞아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가 내놓은 키워드는 PIGGY DREAM이다. 늘 그래왔듯 10개의 키워드를 통해 다음 해의 핵심 트렌드를 전망한다. 재미있는 것은 일간지마다 헤드라인으로 꼽은 키워드가 다 다르다는 것이다. 뭐 하나 빠지는 것 없이 주목해야 할 키워드라는 방증이다. 개인적으론 뉴트로(New-tro)에 주목하고 싶다. 장년층의 향수에서 비롯된 레트로가 아닌 '젊은 세대가 느끼는 옛 것의 신선함'이 바로 뉴트로다. 선보인지 10년이 넘은 포맷이지만 늘 새로운 해석으로 독자층을 넓혀 가고 있는 이 시리즈도 어떤 의미에선 뉴트로다. 오랜만에 비틀스의 White Album을 꺼내 든다. <Piggies>, 오늘 퇴근길 첫 곡이 정해졌다. - 경영 MD 홍성원
이 책의 첫 문장
2018년에는 어떤 상품이 인기 있었고, 또 그 배경이 된 트렌드는 무엇일까?

책 속에서
현대 산업사회의 공급 역량이 크게 향상되면서 최근 시장의 '상품력'이 비슷비슷해지고 있다는 점도 컨셉이 중요해지는 또 하나의 배경이다. 자극의 강도가 낮을 때는 자극 수준의 변화에 민감하지만 자극의 강도가 높아질수록 자극 변화에 둔감해지는 현상을 한계민감도 감소현상이라고 한다. (...) 이러한 소비의 한계민감도 속에서, 상품의 품질이 균질화된 산업사회를 사는 소비자 입장에서는 상품 간의 품질과 기능 차이를 인지하기 어렵게 됐다. 그 결과 직관적인 컨셉을 구매의 최우선 순위로 삼게 된다는 것이다. 요컨대 현대 과잉공급사회에서 컨셉의 중요성을 키운 것은 바로 맥락과 서사의 실종이라고 할 수 있다. 과거에는 실용적이고 합리적인 소비가 소비자에게 만족을 제공했다면 이제는 쾌락적이고 유희적인 소비를 통한 만족감이 더 크다. 다시 말해서, 어떤 것이 실용적이고 합리적인 소비인가에 대한 기준이 모호해지면서 소비자들은 이제 자신이 연출하고자 하는 컨셉과 구매하고자 하는 브랜드 또는 상품과의 동일성을 중시하게 됐다는 것이다. (2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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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나무>를 잇는 독보적 도감"
한국의 들꽃
김진석.김종환.김중현 지음 / 돌베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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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보니 지난 2011년 <한국의 나무>가 나왔을 때 “이 정도의 도감이 다시 나오기 위해서는 또 10년이 걸릴지도 모른다”며 그 10년을 채우기에 부족함이 없을 정도로 충만하기에 아쉽지 않다고 적었던 기억이 난다. 7년 만에 뒤를 이어 나온 <한국의 들꽃>을 두고도 같은 말을 할 수밖에 없겠다. 물론 뒤이어 나올 <우리의 산꽃>이 기다리고 있으니, 이번에는 10년이라는 말을 붙이지 않아도 되겠다.

이 책은 “우리나라의 습지, 해변 또는 길가, 농경지, 민가 등 주변에서 볼 수 있는 1140분류군의 초본식물”을 담은 도감이다. 특히 도심 보도블록 사이에서 자라나는 개미자리, 마디풀, 비노리 등이 반갑고, 아파트 단지에서도 만날 수 있는 구슬붕이, 서울제비꽃 등은 정겨운 기분까지 전한다. 지난 20여 년 동안 촬영하여 선별한 4600여 장의 사진은 꼼꼼하기 그지없을 뿐 아니라, 촬영장소와 촬영일자를 함께 짚어가며 도감에서 접하기 어려운 이야기를 상상하게 만드니, 그야말로 독보적 도감이라 하겠다. - 과학 MD 박태근
이 책의 한 문장
보고 싶은 식물을 찾아나서 관찰하고 새로운 사실을 밝히려 전국의 산과 들을 다니는 것이 항상 즐거운 일이기만 한 것은 아니다. 많은 곳을 누비는 만큼 우리 인간에 의해 이 땅에서 사라져가는 희귀 식물을 자주 목격한다. 안타깝고 화나는 일이다. 우리가 보는 지구의 생태계와 이를 구성한 모든 생물은 적자생존이라는 냉혹한 지구 환경에 적응해 지금껏 살아남은, 진화의 역사를 온전히 담고 있는 소중한 생명체이자 미래에 나타날 새로운 생물들의 씨앗이다. 인간의 욕심으로 인해 생물종의 역사가 변할 수도 있음을 유념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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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안 괜찮아> 실키의 위로와 공감 만화"
하하하이고
실키 지음 / 현암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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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컷, 혹은 2, 4컷 만화로 수많은 독자들의 마음을 움직인 만화가 실키. 그의 첫 책 <나 안 괜찮아>는 출간 후 2년이 지난 지금도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 그가 두 번째 책 <하하하이고>로 돌아왔다. '앞에선 괜찮은 모습을 보여줘야 했지만, 웃음으로 넘길 수만은 없는 일들, 그리고 그 웃음 뒤에 남은 한숨'을 모아 이야기를 만들어 독자들에게 들려준다.

이번 책은 나이와 성별이 드러나지 않는 캐릭터를 사용한 전작과 달리, 개구리와 올챙이, 암탉과 수탉 등 특정 성별과 나이 차이를 드러내는 캐릭터가 등장한다. 쉽지 않은 인간관계, 사회에서 일어나는 부당한 일들, 비교하는 삶과 비교당하는 삶,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일상 등을 실키만의 독특한 그림체와 위트로 풀어낸다. 상대방을 설득할 때, 혹은 위로할 때 많은 말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간명한 글과 그림만으로도 분명한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는 것을, 한 컷이 주는 위로와 힘을, 실키 작가는 <하하하이고>를 통해 보여준다. - 에세이 MD 송진경
추천사
오늘 인터넷 판매자와 긴 통화를 했다. 엉뚱한 곳으로 간 물건을 제자리로 돌려보낼 택배비를 누가 지불할지가 우리 사이의 문제였다. 통화 직후 읽기 시작한 실키의 만화들이 내게 피할 수 없는 질문을 던졌다.
"너는 오늘 약자와의 싸움에서 이기려고 하지 않았니?"
실키의 만화 속 세상은 쉽게 변할 것처럼 보이지 않지만, 그의 질문들이 나는 변하게 할 것 같았다. 답은 없을지라도 끊임없이 질문하는 목소리 자체가 '이 어둠 속에서도 서로를 바라볼 수 있을' 만큼의 밝기로 빛날 것이라는 미래가 보였다. 판매자와 나는 30분간 통화하며 서로의 사정을 이해하고 서로에게 사과했다. 내게 질문을 던져준 실키의 만화에 감사한다._이랑(뮤지션, 영화감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