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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드 스트라이크 브랜드 ; 짓다 100 인생 그림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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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내가 가. 구병모 장편소설"
버드 스트라이크
구병모 지음 / 창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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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원 지대에만 살고 있는 '익인(翼人)'들이 도시인들의 시 청사 건물을 습격했다. 작은 날개 탓에 비행 능력이 부족한 비오는 도시인들에게 붙잡히고, 시 청사의 도시인인 '루'를 인질로 잡아 탈출해 고원지대로 돌아가는 데에 성공한다. 고원에서 서로를 알아가는 루와 비오. 익인은 왜 도시를 습격했을까. 익인과 도시인의 오랜 반목의 비밀이 밝혀지며 함께 걷고, 함께 날며, 함께 성장한다.

구병모가 직조한 판타지 세계가 다시 펼쳐진다. <위저드 베이커리>의 마법의 빵집, <아가미>의 푸른 호수를 헤엄치는 소년의 이야기에 이어 작은 날개로 절벽을 날아 오르는 주인공들의 이야기로 독자를 찾았다. 다른 익인보다 몸집이 크고 날개가 작은 '모자란' 고원의 비오. 비천한 출생으로 인해 은밀한 멸시를 경험해온 도시의 루. 응원하고 싶은 주인공들의 서툰 발걸음을 따라 날아 오른다. "우리가, 닿아도 될까?" 있는 그대로의 서로의 모습을 향해 조심스럽게 다가가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는 과정. "지금, 내가 가." 절벽을 날아오르는 상상력으로 이야기가 비행을 시작한다. - 소설 MD 김효선
이 책의 첫 문장
열사의 대지라도 한밤중에는 기온이 5도까지 떨어진다.

책 속에서

가정교사는 루에 대해 머리가 좋은 아이라 역사며 언어 정도는 금방 따라잡겠다고 칭찬했지만, 휴고는 그런 건 보고할 필요 없다고 그 자리에서 면박을 주었다. 그에게 올려야 할 보고는 루가 무슨 사고를 쳐서 이쪽 얼굴에 먹칠을 하지나 않는지, 그럴 재주도 없겠지만 설마 도망이라도 쳐서 이쪽의 골치를 썩이지나 않는지 같은 것이었다. 루는 탄과 같은 동생이 아니라 아버지의 또다른 자식일 뿐이라는 식으로 선을 긋는 태도를 휴고가 공공연하게 드러내자 차츰 다른 직원들도 루의 실질적 위치를 파악하고 루에게 어떤 대접을 해도 되는지를 가늠하게 됐다. 드러내 놓고 괴롭히지 않고 최소한의 예의를 갖추되, 청사에 출입하는 신문기자나 탄이 안 보는 데서는 루 본인을 향한 차별이나 뒷공론 내지는 손가락질을 해도 무방하다는 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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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을 고민하는 모든 이들에게"
브랜드 ; 짓다
민은정 지음 / 리더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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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을 앞둔 부모들의 머리는 복잡해진다. 아이의 이름 때문이다. 간혹 부모님이나 스님의 도움으로 쉽게 해결되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작명소에 전화를 걸어 보기도 하고 한자 획수를 맞춰 보기도 하고 지인들의 의견도 듣고 투표에도 부쳐 보는 등 신중에 신중을 기한다. 우리는 사람들에게 어떻게 불리는지를 그만큼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러나 이름을 잘 지어야 하는 이유는 따로 있다. 한 번 정한 이름은 쉽게 바꿀 수 없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는 딸의 이름을 많게는 하루에 수백 번씩 부르면서 그것을 실감하고 있다. 하물며 수십 수백만 명의 사람들에게 불릴 히트 브랜드를 목표로 하고 있다면? 그 중요성은 이루 말할 수 없을 터다.

네이밍은 브랜딩의 시작이다. 이 책은 그 시작을 위한 핵심 도구 즉, 브랜드 언어 구사법을 다룬다. 저자의 이력은 화려하다. 들으면 바로 알 법한 브랜드들이 그의 손을 거쳤다. 나는 그런 저자의 첫 책이라는 점에 더욱 주목하고 싶다. 그간의 에피소드와 핵심 노하우를 아낌없이 털어놓은 까닭이다. 사람이든 상품이든, 이름이 곧 개성이고 정체성인 경우가 많다. 또 시대마다 유행하는 이름이 있듯, 브랜드 언어 역시 시시각각 변화하고 있다. 따라서 시장에서 살아남으려면 사람들이 반응하는 브랜드 언어를 끊임없이 분석하고 체득해야 한다. 다행히 우리는 이 책 덕분에 벽돌을 준비할 수고를 덜었다. 이제 우리만의 이름을 지을 차례다. - 경영 MD 홍성원
이 책의 첫 문장
26,500,000,000. 우리나라 사람들이 1년 동안 마신 커피 잔 수다.

북트레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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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도 생각하지 않은 동물 대량 살처분 이후"
묻다
문선희 지음 / 책공장더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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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제역과 조류독감이 발생하면 으레 살처분과 매몰이 이어진다. 지난 몇 번의 사태로 익숙해진 탓에 다른 방법이나 가능성은 쉽게 떠오르지 않는다. 그런데 매몰 이후에는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 지난 2010년 겨울에는 무려 1000만 마리가 넘는 생명이 매장되었고, 매몰지는 4799곳에 이른다. 가축전염병예방법에 따르면 가축 사체를 묻은 토지는 3년간 발굴(사용)을 제한하는 터라, 2014년부터는 매몰지가 여러 방식으로 다시 사람과 환경과 생명을 만나고 있는 상황이다.

5.18과 고공농성에 관한 사진 작업을 해온 문선희 작가는 이렇게 다시 열린 매몰지 100여 곳을 직접 찾아가 두 발을 딛고 오감으로 그곳을 만났다. 3년이란 시간은 숱한 생명을 묻은 땅이 되살아나는 데 충분한 시간일까? 짐작할 수 있듯 악취와 곰팡이가 가득한 곳이 대다수이고, 발 아래로 전해지는 물컹한 느낌이 그 땅의 상황을 그대로 전한다. 당연하듯 살처분과 매몰을 결정하고 실행할 때 여기까지 염두에 두었을까? 어디까지 내다보고 그렇게 결정했을지 스스로에게도 되묻게 된다.

이 책에 실린 사진들은 설명이 없으면 무엇인지 알아보기 어렵다. 짐작도 예상도 부족했기에 눈앞에 벌어진 현실을 알아보지 못하는 게 아닐까 싶어 마음이 무겁다. 축산, 안전, 경제, 생태 등 여러 가치와 관점이 얽힌 문제라 당장 하나의 답으로 뜻을 모으기는 어렵겠지만, 지금까지 해온 방식이 잘못이라는 점은 분명하게 알 수 있는 계기가 아닐까 싶다. 저자와 출판사에 감사를 전하며 "우리 모두가 최소한의 인간다움을 지킬 수 있는 더 성숙한 사회를 만들어" 나가는 데에 함께하겠다 다짐한다. - 사회과학 MD 박태근
이 책의 첫 문장
볕 좋은 봄날 오후였다.

이 책의 한 문장
그해 겨울에는 과거 어느 때보다 훨씬 많은 동물을 다급하게 파묻었다. 공유지가 모자라 대부분 좁은 땅에 구덩이를 깊게 파서 최대한 많이 묻었다. 설령 동물을 맨땅에 묻고 부패 촉진제를 쏟아부었다 해도 좁은 땅에 묻힌 엄청난 동물 숫자를 떠올려 보면 3년이라는 기한은 조금도 상식적이지 않다. 대관절 법정 발굴 금지 기간 3년의 근거는 무엇인가? 밀봉이 완벽하게 실패할 것임을 전제했단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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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면서 무엇을 배우셨나요?' 100컷으로 보는 인생"
100 인생 그림책
하이케 팔러 지음, 발레리오 비달리 그림, 김서정 옮김 / 사계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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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가지 그림으로 인생을 읽는 어른을 위한 그림책. 작가는 갓 태어난 조카를 보고 이 책의 영감을 얻었다. 빛나는 두 눈으로 세상을 보고 있는 아이 앞에 펼쳐질 굉장한 일들을 생각하면 반은 부럽고, 또 어쩔 수 없이 겪게 될 고통스러운 일들을 떠올리면 반은 아프기도 했다고. 초등학생부터 아흔 살의 노인까지 남녀노소, 직업 등을 막론하고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인터뷰했다. '살면서 무엇을 배우셨나요?'란 질문 앞에 쏟아진 그들의 이야기와 답들로 이 책의 장면 장면을 채웠다.

탄생의 순간부터 시작되는 이 책은 한 장씩 넘길 때마다 자연스럽게 삶의 시간이 흘러간다. 몸이 자라고, 자라는 만큼 새로운 경험을 하고, 사랑, 행복, 이별, 죽음을 알게 되면서 조금씩 어른이 되어간다. 작은 일에도 행복할 줄 아는 중년과 죽음에 가까워지는 노년을 거쳐 '살면서 무엇을 배우셨나요?'라는 질문과 함께 묵직한 울림을 주며 끝맺는다. 다채로운 장면들과 짧지만 생각할 거리를 주는 문장들로 채워진 이 '인생 그림책'은 삶을 차분하게 되돌아보는 시간을 제공해주고, 삶이 흐르는 동안 달라진 것과 달라지지 않은 것이 무엇인지, 살아오면서 놓친 것은 무엇인지, 앞으로의 삶은 어떤 모습으로 채워나가야 할지, 우리에게 더 많은 질문을 던진다. - 에세이 MD 송진경
작가의 말
몇 주 지난 뒤 다시 만난 조카는, 벌써 자동차 소리에는 반응을 보이지 않았습니다. 어떤 자극에 놀라고, 그게 뭔지 평가하고, 받아들일지 말지 분류하는 일이 되풀이되는 동안 그 자극에 휘둘리지 않는 법을 배운 거지요. 그렇게 해서 우리는 언젠가는 예쁜 돌멩이가 보일 때마다 멈춰 서거나 웅덩이를 만날 때마다 뛰어넘거나 하지 않고 여기에서 저기까지 곧장 갈 수 있게 됩니다. 그리고 언젠가 어른이 되면 세상일에 너무 익숙해져서, 큰 산이라든지 보름달이라든지 다른 사람의 사랑 같은 걸 당연히 여기게 됩니다. 그런 것들의 위대함을 다시 볼 수 있으려면 우리는 새로운 눈으로 보는 법을 배워야 합니다. 그래서 이 책에는 여러 입장들이 들어 있습니다. 삶이 흐르는 동안 세상을 받아들이는 눈이 얼마나 달라지는지를 보여주는 입장들 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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