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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전, 김지은 씨가 안희정 전 충남지사를 상대로 미투를 했다. 그는 거대한 진실을 폭탄처럼 터뜨렸다. 그것은 한국 사회 전체에 큰 충격을 몰고 왔지만 가장 많이 파괴된 것은 그 자신의 일상일 것이다.
그날 이후, 김지은을 둘러싸고 무수한 말들이 생겨났다. 떠도는 말들을 잡아 하나하나 변명할 수 없다 보니 그중엔 더러 기정사실화되는 이야기들도 있었다. 2차 가해의 폭격이었다. 이 책은 그간 거대 권력과 수많은 말들에 맞서 지독한 싸움을 해온 김지은이 차곡차곡 쌓은 기록이다. 수행비서 시절 그의 업무 환경, 안희정 조직 내부의 분위기, 범죄를 당하던 당시의 전후 상황, 그 자신의 기분과 정서 등 자극적인 헤드라인 몇 줄로 접했던 이야기보다 훨씬 방대한 내용이 담겨있다.
책을 읽는 동안 죽 무력감과 좌절감을 느낄 것이다. 당신이 여성이라면, 여러 상황 속에 놓인 김지은에 당신의 모습이 오버랩될 때도 많을 것이다. 그가 겪은 피해는 돌연변이 개인에 의한 것이 아니라 사회의 맥락으로부터 나왔기 때문이다. 다른 여성 혐오 범죄가 그러하듯이. 그것은 이 책을 읽어야 할 이유가 된다. 이 목소리를 듣는 것이 "지금도 무수히 존재하는 위력 속 가해와 피해를 멈추는 길"이기 때문이다.
이틀 뒤 3월 8일은 세계 여성의 날이다. 2020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알라딘은 여성 저자들로부터 동시대 여성에게 전하는 응원의 메시지와 추천 도서 목록을 받아 관련 페이지를 꾸렸다. <탈코르셋: 도래한 상상>의 저자 이민경은 추천 도서로 이 책, <김지은입니다>와 다음 메시지를 보내왔다. "우리는 혼자가 아니다". 서로가 서로의 손을 잡고 있음을 기억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