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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날 아침, ‘우리도 강생이 한 마리 키우자’는 할아버지 말씀에 아빠는 옆 동네서 강아지 한 마리를 받아 안고 온다. 바로 메리다. 밤늦도록 엄마를 찾아 낑낑대던 메리는 어느새 다 자라서 '아무나 보고 짖지도 않고 꼬리를 흔들흔들', 명랑하게 할머니 집을 지킨다. 사실 할머니가 키운 개들은 전부 '메리', 동네 개들은 다 '메리'라고 부른다.
강아지 메리가 자라서 새끼를 세 마리 가지고, 또 그 새끼를 한 마리씩 떠나보내고 다시 홀로 남기까지의 이야기 속에는 항상 할머니가 있다. 장성한 자식들이 각자의 집으로 떠나고, 할아버지는 돌아가셨다. 옆 동네 할머니와 화투를 치고, 이웃에 살게 된 아이에게 강아지를 맡기면서, 할머니와 메리는 함께 시간을 익힌다. 푸짐한 저녁상을 평상으로 내어놓는 할머니와 신나게 꼬리를 흔드는 메리. 풍성한 가을이, 익숙한 시골 풍경이, 그리운 할머니의 모습이 마음을 가득 채우는 그림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