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은이 베넘 타브리치Behnam Tabrizi
조직과 리더십 혁신 분야의 글로벌 전문가. 애플, 아마존, 인텔, 테슬라, 마이크로소프트 등 유수의 기업들을 컨설팅해왔다. 또한 버락 오바마 미국 전 대통령, 바티칸, 유럽연합 등 다양한 기관과 기업에 디지털 혁신을 자문하며 세계적인 전문가이자 사상가로 자리매김했다.
그가 전 세계 100개 이상의 기업을 대상으로 진행한 ‘혁신 가속화’에 대한 연구는 조직 연구 분야에서 권위 있는 ‘ASQAdministrative Science Quarterly’를 수상했으며, 《뉴욕 타임스》와 《시카고 트리뷴》, 《워싱턴 포스트》, BBC 등에 선구적인 연구로 소개되었다. 또한 25년간 스탠퍼드대학교와 산하 경영자 프로그램의 교수로 재임하면서 ‘올해의 교수·학자’상을 받았다.
혁신과 쇄신을 주제로 여러 권의 책을 집필했고, 그중 《기민한 혁신Rapid Transformation》은 세계적인 베스트셀러다. 이번 책 《공격의 전략》은 《월 스트리트 저널》 베스트셀러, 《USA 투데이》, 《포브스》가 선정한 ‘꼭 읽어야 할 비즈니스 도서 5’로 소개되었다.
옮긴이 김성아
15년간 국내외 기업에서 마케팅 업무를 담당하다 현재 번역에이전시 엔터스코리아에서 전문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더 넥스트: 모두가 끝이라고 생각할 때, ‘다음’을 찾아낸 사람들의 이야기》, 《다시, 케인스: 다음 세대가 누릴 경제적 가능성》, 《더 세일즈맨: 누구나 하지만 아무나 할 수 없는 전문직》, 《마케팅 평가 바이블: 세계 최고의 마케팅 MBA 켈로그 경영대학원 강의》 등 10여 권의 책을 옮겼다.
GOING ON OFFENSE: A Leader’s Playbook for Perpetual Innovation
Copyright © 2023 by Behnam Tabriz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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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격의 전략》이 어서 빨리 전 세계 기업들의 이사회실과 강의실의 필독서로 자리 잡길 바란다.”
- 론 존슨Ron Johnson, 애플 전 수석부사장이자 스티브 잡스 재임기에 애플 스토어 총괄(2000~2011), J.C.페니 CEO(2011~2013), 에르메네질도 제냐 그룹 이사회 일원(2019~현재)
“베넘 타브리치와 나는 IBM에서 직장생활을 시작했다. 그가 조직과 리더십 혁신 분야의 전문가이자 100여 개 기업의 믿음직한 자문가로 성장하는 모습을 목격하는 것은 내게도 큰 즐거움이었다. 《공격의 전략》은 시장의 판도를 바꾸는 혁신을 위한 실용적이고 실행 가능한 해법들로 가득하다. 조직 규모와 상관없이 모든 기업의 필독서가 될 만한 책이다.”
- 메이너드 웹Maynard Webb, 이베이 전 COO, 세일즈포스와 비자카드 이사 역임, 웹 인베스트먼트 네트워크 설립자, 베스트셀러 작가
“베넘 타브리치는 가장 혁신적인 기업들에서 실용적인 교훈들을 얻었다. 이를 바탕으로 새롭게 직면한 도전에 적응하고 시장을 확장하며 조직문화를 개선하려는 기업들에 탄탄한 조사 기반의 전술서를 제공한다. 《공격의 전략》은 조직에서 혁신을 주도하는 당신에게 도움을 주는 실천 가능한 통찰력으로 가득하다.”
- 하미드 모가담Hamid Moghadam, 세계 최대 산업용 부동산 투자 신탁사인 프로로지스Prologis의 CEO
“스탠퍼드대학교에서 타브리치 교수님의 강의를 듣고 그의 연구 제자였던 사람으로서, 일하는 내내 교수님의 저서들, 특히 《기민한 혁신Rapid Transformation》에 나오는 실용적인 도구들을 많이 활용했다. 교수님의 최신작인 《공격의 전략》은 변화가 가속화되는 세상에서 지속적으로 선두에 서고 싶은 조직의 임원이나 관리자들에게 꼭 필요한 방법론과 청사진을 일목요연하게 제시한다. 또한 동시에 타브리치의 예리하고 혁신적인 통찰력이 담겨 있다.”
- 드루 베넷Drew Bennett, 테슬라 글로벌 충전 부문 책임자(2018~2020),네트워크 오퍼레이션즈 전무, 최근 쉘Shell에 매각된 볼타 차징Volta Charging의 네트워크 운영 총괄 부사장
“나는 스탠퍼드대학교에서 연구했던 핵심 경영 시스템인 ‘전략적 실행 프레임워크’를 유럽의회에 도입하면서 이후 10년 동안 베넘 교수를 알고 지냈다. 그는 다작하는 사상가이자 작가이다. 《공격의 전략》은 민첩성을 현실로 만드는 성공적인 기업과 리더들에 대한 심층 지식 중 최고만을 선별해 당신에게 소개한다.”
- 클라우스 벨Klaus Welle, 유럽의회 사무총장(2009~2022)
“베넘 타브리치는 현대 경제에서 조직과 조직원이 어떻게 일해야 하는지에 대한 종합적인 전술서를 선사한다. 다른 많은 경영서가 ‘기업의 목적’같이 중요한 주제 하나에 초점을 맞춘다면 《공격의 전략》은 목적, 민첩성, 리더십, 양가성, 급진적 협업 등을 총망라해 격변하는 미래에 가장 적합한 방법을 제시한다. 진심으로 번성하기를 바라는 기업들에 실용적인 통찰력이 가득한 보물 상자가 되어줄 것이다.”
- 에이미 에드먼드슨Amy Edmondson, 하버드 경영대학원 교수, 《두려움 없는 조직》(2019, 다산북스)의 저자
“《공격의 전략》이 한시라도 빨리 기업가, CEO, 이사들의 필독서가 되기를 기원한다.”
- 아라시 페르도시Aras Ferdowsi, 드롭박스 공동 설립자
“베넘 타브리치는 세계에서 가장 성공한 몇몇 회사들의 비결을 안다. 마법과 같은 인적 요소가 혁신을 불러일으키는 데 결정적으로 작용했다는 것이다. 애플, 스타벅스, 마이크로소프트는 그런 작업을 아주 성공적으로 수행해온 기업들로, 이 책에서 그들이 어떻게 민첩함을 유지하고 팀워크를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었는지 알게 될 것이다. 이는 타브리치 교수가 스탠퍼드에서 직접 연구하고 다양한 기업인들을 가르치고 컨설팅하며 얻은 교훈들로, 크고 작은 기업 모두에 적용할 수 있고 다양한 직급의 리더들에게 활용될 수 있다. 이 책은 올바른 혁신 문화를 창출하기 위해 반드시 읽어야 할 책이다.”
- 위베르 졸리Hubert Joly, 하버드 경영대학원 수석 강사,베스트 바이 전 회장 겸 CEO, 《하트 오브 비즈니스》(2024, 하트스퀘어)의 저자
“베넘 타브리치는 변혁과 혁신의 대가이다. 《공격의 전략》은 더 날쌘 경쟁자들이 매일 새롭게 등장하는 요즘, 기업이 영원한 혁신을 달성하기 위해 취해야 할 세부 조치들을 한 단계 더 발전시킨다.”
- 스펜서 펑Spencer Fung, 리앤펑그룹 회장
“자신의 조직을 영원한 혁신 조직으로 탈바꿈하려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반드시 읽어야 할 책이다. 이 책을 읽고 최고수들로부터 그 비결을 배워라.”
- 댄 워커Dan Walker, 애플 전 최고인재책임자(2000~2005), J.C.페니의 최고인재책임자(2011~2013)
“베넘 교수의 책을 읽은 후, 나는 그가 태국에서 우리 상업은행과 관련된 프로젝트를 진행했을 때가 떠올랐다. 그때 나는 경험과 조직의 혁신과 변화를 주도하는 것은 결국 문화라는 그의 믿음이 어떻게 실현되는지 직접 확인할 수 있었다. 우리는 은행을 쇄신해서 급변하는 산업 환경에 대응할 수 있도록 여러 유명 컨설턴트들을 고용한 적 있다. 베넘 교수는 접근법과 실행 가능성에 대한 신념에서 다른 전문가들과 달랐다. 혁신에 대한 그의 코칭이 끝났을 때, 우리 조직원 전부는 고객 니즈를 모든 혁신의 중심에 두는 민첩한 문화를 창조하려면 다른 무엇보다 권한 부여가 중요하다는 것을 믿게 되었다. 이 책은 혁신을 이루는 확실한 전술서이다.”
- 카티야 인다라위자야Kattiya Indaravijaya, 태국 2위 상업은행이자1위 디지털 뱅킹 서비스인 카시콘뱅크(K뱅크) CEO
“《공격의 전략》은 리더십과 조직관리를 다루는 논문들에 빠진 중요한 공백을 채우는 동시에 혁신을 위한 대기업의 지속적인 노력에 풍부하고 실행 가능한 정보들을 제공한다.”
- 릴리 사라판Lily Sarafan, 더키TheKey의 공동 설립자이자 의장, 스탠퍼드대학교, 인스타카트Instacart, 썸택Thumbtack의 이사회 멤버
“혁신에 관한 한, 베넘 타브리치는 최고의 가이드이다. 그의 작업은 심층 연구, 강력한 인간관계, 그리고 세계적 선도 조직에서 얻은 통찰력을 기반으로 한다. 《공격의 전략》은 필독서이자 영감 가득한 독서 경험을 선사할 것이다.”
- 스튜어트 크레이너Stuart Crainer, 싱커스5050Thinkers 공동 설립자
“베넘 타브리치는 훌륭한 연구를 바탕으로 조직과 그 구성원들을 영원한 혁신가로 변모시키는 방법을 제시하는 실용적인 작전서들을 써왔다. 개인적으로 《공격의 전략》을 적극 추천한다.”
- 제프리 무어Geoffrey Moore, 혁신 전문가, 《제프리 무어의 캐즘 마케팅》(2021, 세종서적)의 저자
“《공격의 전략》은 업계 최고의 조직들이 혁신과 변화를 이루는 승리의 사고방식과 사업 방식에 대한 실용적인 청사진을 제시한다. 동시에 시의적절하게 쇄신하는 방법도 전한다. 나는 지지 않는 경기를 해왔고, 그런 개선의 여정에 길잡이 역할을 해준 타브리치 박사의 전술서에 감사를 표한다.”
- 아리아 사메니Aria Sameni, CVS 헬스의 수석부사장
평범한 조직이 영원히 민첩하고 혁신적이며, 빠른 페이스와 높은 기대를 받는 조직이 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나는 이 질문에 대한 완벽한 답을 이미 안다고 생각했다.
나는 스탠퍼드대학교에서 경영관리 프로그램을 이끌며 25년간 조직혁신을 가르쳐왔고, 100여 개 기업을 대상으로 중대한 혁신을 계획하고 수행하는 방법에 대한 컨설팅을 분주히 해왔다. 1,000개가 넘는 조직혁신 사례도 연구했고 지금까지 아홉 권의 책을 발표했으며, 그중에는 조직을 민첩한 혁신 기업으로 바꾸는 전략으로 호평받은 《기민한 혁신Rapid Transformation》도 있다. 또한 공저로 리더 개인의 변화를 조직의 변화로 연결하는 방법을 제시한 《어떻게 변화를 끌어낼 것인가Inside-Out Effect》는 국제적인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두 책 모두 기업이 더 민첩하고, 혁신적이며, 기업가 정신으로 무장할 수 있는 성공의 ‘비법 소스’ 역할을 한다.
이것이 나의 답이자 그간 검증해온 사실이기도 했다. 그러다 어느 날 사업상 가진 저녁 식사 자리에서 내가 아주 중요한 부분을 놓치고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2014년 겨울, 나는 거대 통신장비 회사 에릭슨Ericson의 최고경영자Chief Executive Officer(이하 CEO)인 한스 베스트베리Hans vestberg(현재는 버라이즌Verizon의 CEO)와 마주 앉아 저녁 식사를 함께하고 있었다. 우리는 스탠퍼드대학교 경영관리 프로그램을 통해 서로 알게 되었다. 나는 맞춤화된 경영관리 프로그램을 기획했으며 조직 리더십과 혁신 수업을 직접 가르쳤다. 베스트베리는 에릭슨의 고위 임원 70명을 이미 우리 프로그램에 보낸 후 또 다른 임원 150명을 추가로 등록시킬 예정이었다. 와인 몇 잔을 마신 후 나는 그에게 스탠퍼드대학교 경영자 과정을 선택한 이유가 특별히 있는지 물었다.
베스트베리는 같이 일하는 사람들이 가장 혁신적이고 애자일agile한 기업들로부터 배우길 원했고, 그런 기업들의 본거지가 대부분 실리콘밸리에 있기 때문이라고 대답했다. 그는 회사 임원들이 애플Apple, 테슬라Tesla, 아마존Amazon, 시스코Cisco 같은 기업들이 창출한 기업문화에 푹 빠져들기를 바랐다. 또한 스탠퍼드대학교에서 배운 교훈을 토대로 에릭슨의 조직문화를 더욱 혁신적으로 탈바꿈시키고, 새로운 기회가 등장했을 때 재빨리 방향을 선회할 수 있었으면 한다고 털어놓았다.
회사 임원들이 “최고로부터 배우길 바란다”라는 베스트베리 회장의 말은 그날 저녁 식사 자리가 끝난 후에도 내 뇌리를 떠나지 않았다. 마음이 복잡했다. 소위 ‘성공하는 사고방식’을 가진 기업, 다시 말해 조직의 맨 하단부터 상단까지 전체가 영원한 혁신과 끊임없는 실험에 매진하는 가장 혁신적인 기업을 뼛속 깊이 들여다보면 과연 무엇을 발견할 수 있을지 궁금했다. 그런 회사들을 분석해보면 성공으로 이끄는 핵심 요소들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일련의 질문들이 내 머릿속을 떠나질 않았다. 기업의 민첩성과 혁신을 분석한 이전 연구로는 성이 차지 않았다. 게다가 이 문제를 연구하면 비슷한 주제를 다룬 두 권의 전작에 빠져 있는 내용을 채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민한 혁신》은 조직의 민첩성과 혁신 역량을 높이기 위한 청사진을 제시한다. 이 책에는 마치 대형 유조선처럼 새로운 북극성을 향해 나아가는 거대 조직과 다양한 직급의 핵심 리더들이 상황에 따라 재빨리 전략 노선을 바꾸는 실용적인 방법론이 담겨있다. 하지만 어떻게 하면 조직 전체에 새로운 사고방식을 확산하고 조직문화를 영원히 바꿀 수 있는지에 대한 내용은 빠져 있다. 《어떻게 변화를 끌어낼 것인가?》에서 조직원 개개인의 쇄신에 기반해 회사의 문화를 변화시키는 방법을 제시함으로써 전작의 내용을 개선했다. 또 리더와 직원들의 구체적인 역할에 초점을 맞췄다. 하지만 두 책의 내용을 결합해도 조직의 민첩함과 혁신 역량이 몇 년 동안만 지속되는 것을 넘어 영원히 정착된다는 보장은 없다. 그보다 더 강력한 토대가 필요했다.
《공격의 전략》은 조직이 소위 실리콘밸리의 마음가짐을 확보하고 유지하며, 이를 통해 민첩성과 혁신성을 조직문화에 영구적으로 새기는 방법에 대한 실용적이고 실천 가능한 조언들로 구성된 세 번째 결과물이다. 기업은 이 책을 바탕으로 새로운 환경에 끊임없이 적응하고 새로운 영역으로 확장하는 진취적인 태도를 이어 나갈 수 있다. 그러면 불가피하게 급박한 변화를 맞이하는 일도 최대한 피할 수 있을 것이다.
2015년부터 나는 스탠퍼드대학교에서 열두 명의 유능한 재학생들과 졸업생 세 명의 도움을 받아 전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이고 애자일한 기업 몇 군데에 관한 폭넓은 연구를 진행했다.
우리는 전 세계 기업의 임원, 연구원, 소비자 6,873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아마존, 애플, 테슬라,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 AMD, 범블Bumble, 엣시Etsy, 유니레버Unilever, 넷플릭스Netflix, 하이얼Haier, 인텔Intel, DBS 은행DBS Bank, 태국의 케이뱅크KBank, 스타벅스Starbucks, 자라Zara, 스페이스XSpaceX, 나이키NIKE, 넥스트NEXT, 반스앤노블Barnes&Noble, 캘리포니아의 샌타클래라 카운티Santa Clara County(조사 대상 중 유일한 공공기관) 등 26개 조직을 심도 있게 분석했다. 혁신 능력이 부재했던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블록버스터Blockbuster, 보더스Boders, 코닥Kodak, 노키아Nokia와 같이 실패한 기업들도 조사 대상에 포함했다. 펠로톤Peloton과 페이스북처럼 최근 곤경에 처한 기업들도 분석했다. 이 모든 26개 기업의 사례들을 이 책 곳곳에 수록했다.
다만 나의 방법론은 애플, 테슬라, 아마존, 스타벅스, 마이크로소프트를 집중적으로 분석하는 방향으로 귀결됐다. 이 책은 이 다섯 개 기업의 조직문화에서 발견되는 유사성과 차이점을 부각한다. 흥미로운 점은 이 회사들의 기업문화가 현재 각 조직을 이끌거나 과거 업계 아이콘이었던 기업을 투영한다는 것이다. 애플의 스티브 잡스Steve Jobs,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Elon Musk, 아마존의 제프 베이조스Jeff Bezos, 스타벅스의 하워드 슐츠Howard Schultz, 마이크로소프트의 사티아 나델라Satya Nadella처럼 말이다.
이 다섯 개의 핵심 기업은 우리가 수행한 글로벌 설문조사 결과를 근거로 보았을 때 세계 최고의 영원한 혁신 기업들이다. 게다가 이들은 지난 20년간 S&P 500에서도 특출난 성과를 보였다. 물론 이 기업의 리더들이 완벽하다고 말하기는 어렵지만(일론 머스크와 스티브 잡스 모두 동료들에게 상당히 변덕스럽고 거친 모습을 보였으므로), 그럼에도 나는 독자들이 이 책을 읽고 나서 각 기업에 바로 적용 가능한 교훈들을 얻길 바란다.
중요한 사실은 선정된 기업 대부분이 실리콘밸리에서 멀리 떨어져 있고 일부는 기술 기업이 아니라는 점이다. 그리고 페이스북처럼 한때는 실리콘밸리를 호령했던 기업이 지금은 곤경에 처해있는 것을 보면, 실리콘밸리에 있다는 사실이 성공을 보장하지 않는다. 더 나아가 우리가 연구했던 성공한 기업들은 서로 상당히 달랐다. 우리는 그 차이점을 논의하면서도 어떤 유사성이 있는지 집중했다. 그 결과 영원히 혁신하는 조직들은 혁신과 개선 기회를 늘 공격적으로 찾고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들은 그렇게 애자일 문화를 육성했다.
이 책에 나오는 방법들이 정말 당신의 조직도 세계적인 기업들 수준으로 끌어올릴 수 있을지 의심이 들 수도 있다. 분명히 말하면 《공격의 전략》의 핵심은 성과를 모방하는 것이 아니라 조직을 개선하는 것이다. 사실 전 세계 기업의 99%는 애플, 스타벅스, 테슬라,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이 달성한 성과 범주에 들어맞지 않는다. 그래도 괜찮다. 당신이 현장 직원이든, 중간 관리자든, 임원이든, 아니면 CEO든 이 책으로 당신과 당신의 조직의 잠재력을 깨우고, 실용적인 단계들을 밟아 목표에 다다를 수 있을 것이다. 민첩성과 혁신 역량이 10% 내지는 20%만 향상돼도 조직의 이익이 개선되고 조직원 전체에 유리한 문화를 조성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을 명심하길 바란다.
나는 스물두 살에 컴퓨터공학 석사과정을 마치고 IBM 연구센터에서 직장생활을 시작했다. 거기서 제조 공정을 개선하는 일을 하면서 아이디어 하나가 떠올랐다. 내 직무와 직접적으로 관련된 것은 아니었지만 회사가 쉽게 구현할 수 있을뿐더러, 실현된다면 수백만 달러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었다. 하지만 팀장은 그 아이디어를 상부에 올리지 않았다. 대신 나를 자리에 앉히더니 “베넘, IBM은 천천히 강을 따라 흘러 내려가는 커다란 통나무 같은 곳이야. 자네와 나는 그 나무 위에서 그저 살아보겠다고 애쓰는 한 쌍의 개미 같은 미물일 뿐”이라고 말했다. 그 순간 내 삶은 규정되었다.
상상이 가겠지만, 스물두 살의 청년은 그런 조직 생리에 관한 말을 들으면서 위축됐다. 나는 사람들이 가진 능력을 온전히 발휘할 수 있도록 도우면서 여생을 보내고 싶었다. 나는 구성원이 많은 조직을 쇄신해서 그들 모두가 자신이 가진 능력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결심했다. 보통 위대한 아이디어에는 위대한 사람들이 필요하다. 작은 회사들에 그런 거인들이 있는 경우가 많지만, 조직이 커질수록 그들의 존재감이 약해지고 의견이 쉽게 묵살된다고 느낀다. 직원들은 자신에게 직접적인 책임이 없으면 회사가 도전에 직면해도 시큰둥하다. 이 책에는 그런 상황에서 역동성을 일으키는 노하우가 담겨있다.
독자들이 다음 페이지로 넘어가기 전에(그러기를 간절히 바라지만) 이 책이 탄생하는 데 도움을 준 모든 분에게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 먼저 이 책에 대한 아이디어를 떠올린 순간부터 연구하는 내내, 그리고 책이 출판될 때까지 변함없이 지지하고 격려해 준 아내 나자닌에게 고마움을 전한다. 나자닌 당신이 없었다면 이 책은 지금 여기에 없었을 거야.
또 필자가 《기민한 혁신》과 《어떻게 변화를 끌어낼 것인가?》의 주요 내용들을 결합해서 《혁신의 나침반The Transformation》이라는 더 쉽고 간결한 소책자를 내도록 도와준 ‘브라이트라인 이니셔티브BrightlineYM Initiative(PMIProject Management Institute에 속한 연합체로, 기업의 경영진이 전략을 기획하고 구현하는 데 발생하는 고비용, 비생산적 간극을 해소하도록 돕는다)’와 PMI의 모든 리더, 그중에서도 내 제자이기도 한 리카르도 바르가스와 타히루 아사네에게 고맙다. 그들은 이 책자를 200만 명의 회원들과 아낌없이 공유하고 《이코노미스트》에 게재했다. 또한 오랫동안 내 아이디어에 활력을 불어넣는 치어리더로서 내 방법론을 세계 곳곳에 전파하는 중요한 역할을 했다.
스탠퍼드디자인스쿨 졸업생인 나디아 무프티가 없었다면 이 작업은 처음부터 험난했을 것이다. 나디아는 《공격의 전략》을 위한 초기 연구와 코딩 과정에 엄청난 도움을 주었다. 책의 주요 항목으로 스타트업 사고방식을 추가한 것도 그의 아이디어 덕분이다. 나디아를 소개해준 베니 바네르에게도 감사를 표한다.
프로젝트 내내 탁월한 리더십을 보여준 캘리 맥케나 로젠탈이 이끄는 경이로운 스탠퍼드 연구팀에도 마음의 빚을 졌다. 파커 토마스 키시에비치, 파르타브 셔길, 매튜 마카리오 예켈, 비비안 우르니스-갈린도, 로렌 타일러 모두 더없이 유능한 인재들로 이 책에 크게 이바지했다. 이번 연구는 물론 그전 작업에도 도움을 줬던 앤드루 라포지, 알렉스 에이버리, 타라 비스와나탄, 토비 에스피노자, 마이클 테렐에게 고맙다. 그리고 이전 연구에서 나를 보조했을 뿐 아니라 나와 연구팀이 꾸준히 작업에 몰두할 수 있게 도와준 보니 챈에게도 고마움을 전한다.
이 연구를 주제로 나를 처음으로 인터뷰했던 (경영 분야의 오스카상으로 여겨지는) 싱커스50Thinkers50의 공동 설립자인 스튜어트 크레이너에게 무한한 감사를 전한다. 그의 날카로운 질문들 덕분에 이 책의 내용이 한층 더 깊어질 수 있었다. 스튜어트에 이어 질의응답 시간을 나눴던 《로트먼 경영 매거진Rotman Management Magazine》의 수석편집장인 카렌 크리스텐센에게도 감사하다.1
이 책의 초기 원고를 꼼꼼히 검토하고 내용과 방향성에 대해 끊임없이 대화하며 영감을 준 최고의 편집자(《하버드 비즈니스 리뷰Harvard Business Review》의 전 편집자였던), 존 랜디에게 깊이 감사하다. 또 아이디어프레스의 공동 설립자로서 늘 곁에서 통찰력 가득한 조언을 해주고 나만큼이나 이 책에 열정이 넘쳤던 로히트 바르가바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한다.
특히 감사할 분들은 이 책을 통해 내가 긴밀한 협력의 영광을 누렸던 비즈니스 리더들이다. 그들은 내 삶에 막대한 영향을 미쳤다. 그 누구보다 인텔의 CEO로서 고인이 된 앤드루 ‘앤디’ 그로브 회장은 이제 막 박사학위를 받고 호기심과 에너지로 충만한 내게 큰 기회를 주었다. 그의 믿음은 내가 디자인 사고와 민첩한 발전의 토대가 되었다. 그가 나를 고용한 덕분에 7,000명에 달하는 인텔 임원과 중간 관리자들에게 제품 개발 혁신과 민첩성에 관해 교육할 수 있었다. 또한 효과적인 회의 습관, 의사결정 과정, 어떤 아이디어든 터놓고 자유롭게 논의하는 건설적인 토론문화 등 실리콘밸리 특유의 여러 문화를 수용하고 속도감 있는 조직을 운영하는 방법을 습득할 수 있었다. 나는 1990년대 후반에 인텔에서 나왔지만, 앤디 그로브가 2016년에 작고한 이후 인텔은 차츰 관료주의 조직으로 변모하며 근본적인 혁신의 필요성이 대두되었다.
내게 가장 큰 영향을 미친 리더는 인텔의 부사장을 역임하고 1996년에 베이 네트웍스의 회장 겸 CEO가 된 데이비드 하우스이다. 그는 인텔의 수익을 20배, 시장가치를 기존의 5배인 100억 달러로 높이며 실리콘밸리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조직혁신을 주도했다. 그가 나를 영입한 덕분에 혁신 프로젝트 기간 내내 사무실 바닥 침낭 안에서 잠을 청해야 했다. 하우스 회장은 조직문화 쇄신의 대가로서, 이베이의 전 최고운영책임자Chief Operating Officer(이하 COO)인 메이너드 웹부터 업계의 내로라하는 네트워킹 통신 기업들의 CEO였던 로이드 카티 등 실리콘밸리의 수두룩한 리더들이 그를 추종했다. 시가총액 1조 달러가 넘는 글로벌 조직들의 임원 및 고위 관리자들과 진행했던 협력 작업들은 내 경력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그때의 경험을 통해 그들의 혁신과 급격한 성장을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었다. 이 책에서 나는 그런 여러 조직과 거기서 얻은 값진 교훈들에 대해 논할 것이다. 내가 그들의 성공에 일조할 수 있었다는 것 또한 감사할 일이다.
C.P. 그룹의 대표인 쿤 수파차이 체라바논트, 그리고 쿤 반툰 람삼 명예회장, 쿤 카티야 인다라비자야 대표, 쿤 파차라 사말라피 사장을 비롯한 카시콘뱅크의 고위 리더들에게도 감사드린다. 그들 덕분에 실리콘밸리 문화와 철저한 직원 중심의 문화 사이에서 균형 잡는 법을 배울 수 있었다. 또 쿤 파차라 사장과 함께 1만 2,000명의 일터인 전통적인 소매 조직을 날렵한 실리콘밸리 스타일의 디지털 문화로 변모시키고, 그 결과 우리가 목표했던 모든 지표를 달성하거나 상회하고 다수의 상까지 받은 일은 내가 가장 자랑스럽게 여기는 경험이다.
리앤펑Li&Fung의 제조, 소매, 재무 부문에서 내가 추진한 혁신작업을 적극적으로 지지해준 스펜서 펑 회장님께도 감사하다. 홍콩에 본사를 둔 리앤펑의 전 CFO인 에드 람에게는 특별히 고마운 마음을 전한다. 그는 40개국에 지사를 두고 180억 달러 규모의 자금을 관리하는 재무 조직에서, 나와 함께 《기민한 혁신》과 《어떻게 변화를 끌어낼 것인가?》의 방법론을 활용했다. 그 덕분에 2017년 글로벌 금융 전문지인 《디 에셋The Asset》이 주관하는 ‘올해의 CFO 상’을 받았다. 에드는 이제 LFX의 설립자이자 CEO로서 다시 한번 디지털 혁신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스탠퍼드 경영자 과정에서 내 수업을 들었던 신장 전문의인 피터 버트케 박사 또한 2018년에 내 개념들을 적용해서 스위스에서 가장 권위 있는 민간병원 그룹인 히르슬란덴을 가장 효율적인 급성질환 치료병원 그룹으로 탈바꿈했다. 그는 현재 여러 공공병원에서 그의 마법이 통하도록 고군분투하고 있다. UPF 바르셀로나 경영대학의 전 학장인 오리올 아마트 교수도 2020년, 이 방법론을 통해 학교를 혁신하고 승진의 기쁨을 누렸다. 이제는 UPF의 총장으로서 이 기법을 성공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우리는 이와 관련된 사례 여러 건을 발표했고, 그 내용들은 유럽 비즈니스모델 연구회European Case Clearing House에서 찾을 수 있다.
여러 건의 조직쇄신 프로젝트를 함께 진행했던 내 친구이자 스타 CEO인 버논 어빈에게 항상 고맙다. 베리사인VRSN에서 가장 규모는 크지만 3억 8,000만 달러의 매출로 허덕이던 사업부를 어빈과 함께 단 2년 만에 매출 10억 달러의 조직으로 탈바꿈시킨 것은 정말 신나는 경험이었다. 실리콘밸리에서 두 번의 IPO를 성공적으로 일군 내 절친이자 고객인 파라지 알라이 또한 이 책을 포함한 내 여정에 다정하고 지적인 파트너였다. 마지막으로, 샌타클래라 카운티를 이끄는 사람들, 그중에서도 CEO인 제프 스미스와 레슬리 크로웰, 메간 도일, 제임스 윌리엄스, 그레타 한센, 르네 산티아고, 폴 로렌츠, 산제이 쿠라니, 클리프 왕 등 함께 일해서 영광이었던 모든 위대한 리더들과 개인들에게 감사를 전한다. 그들을 비롯한 수많은 이들 덕분에 내 전문지식을 공공부문에 적용할 수 있었다. 우리의 협업 이후로 샌타클래라 카운티는 코로나 팬데믹 기간에만 수만 명의 생명을 구하고 다양한 부서에서 4억 5,000만 달러가 넘는 비용을 절감하는 동시에 직원과 고객만족도를 높이면서 혁신의 모델이 되었다. 내게는 정말 자랑스러운 일이다. 일찍이 여러 혁신을 함께 추진한 리더 다수가 현재 샌타클래라 카운티의 최고경영진인 것을 보면서 나는 한없이 겸손해진다.
이제 이 책의 본론을 시작하자.
애플TV플러스의 오리지널 시리즈 〈어둠의 나날See〉을 본 적 있는가? 이 드라마는 치명적인 바이러스의 공격으로 인류가 거의 전멸한 먼 미래를 그린다. 살아남은 이들은 시력을 잃었고, 몇 세기가 지난 뒤 시력이라는 개념은 하나의 신화가 된다. 그러던 어느 날 시력을 지닌 쌍둥이가 태어나고, 이들은 ‘볼 수 있는 능력’이 일으킬 파장을 두려워한 부족원들의 표적이 된다.
마찬가지로, 거대 조직이 영원히 혁신하는 기업으로 변모할 수 있다는 생각을 케케묵은 상상 속 신화로 여기는 리더가 많다. 심지어 페이스북이나 구글처럼 2000년대에 그 누구보다 민첩함을 자랑했던 기술 기업들은 이제는 과거 영광의 그림자가 됐다. 위기관리 플랫폼인 오픈도어Opendoor의 공동 창업자 JD 로스JD Ross는 트위터에 ‘뛰어난 직장 새내기들을 언젠가 그들을 대적할 만한 야심만만한 창업가 대신 현실에 안주하며 경력이나 쌓으려는 사람들로 육성하는 것’이 구글의 최대 병폐라고 올렸다. 이에 테슬라의 수장인 일론 머스크는 ‘기술업계의 대기업 대부분이 재능이 사장되는 곳으로 전락했다’라는 트윗으로 응답했다.2
또 2013년 마이크로소프트가 노키아를 인수한 직후, 노키아의 CEO인 스티븐 엘롭Stephen Elop은 “저희는 아무것도 잘못하지 않았지만 어쨌든 졌습니다”라는 말로 연설을 마쳤다.3 2007년에 애플이 시장에 진입하기 전까지 휴대전화 산업을 평정했던 회사로서는 참담한 결과였다. 노키아는 사업 지표에만 골몰하고 조직문화를 쇄신하지 못했다. 결국 고객들이 열광할 만한 대담하고 혁신적인 제품을 도입하지 못해 몰락의 길로 들어섰다. 세상은 변했는데 노키아는 발맞춰 변화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 또한 10년 전의 일이다. 지금은 인공지능 분야의 놀라운 발전이 여러 시장에 또 다른 파괴를 몰고 오고 있다. 애자일 혁신은 유례없이 중요해졌고, 태만한 거대 기업들에게 애자일은 그만큼 더 달성하기 힘든 목표가 됐다.
여기서 질문이 생긴다. 대기업에서는 방향을 바로잡고 영원한 혁신이라는 신화를 현실로 만들 방법이 아예 없는 걸까?
회사가 애자일한 혁신 조직이 되겠다는 데 반기를 들 임원은 드물 것이다. 여기서 애자일한 혁신 조직이란 늘 기민한 태도로 새로운 프로세스, 파트너십, 제품, 시장, 서비스를 재구상하고 구현하며 기존의 것들을 개선해가는 곳을 말한다. 파괴적 위력이 점점 강해지는 시장에서 번성하려면 혁신은 필수 불가결하다. 기회와 위협에 재빨리 맞서기 위해서 애자일 능력이 꼭 필요하다. 이 책에서 말하는 애자일 능력은 스티브 데닝Steve Denning이 “애자일이 직장에서 노동력 착취를 위한 구실이 될 때도 있습니다”라고 지적한 소프트웨어 방법론이 아니다.4 나는 애자일이 하나의 사고방식이며 더 나아가 변화에 재빨리 대응하는 영구적인 혁신 문화의 중요한 요소라는 데 방점을 찍는다. 따라서 이 책에서는 애자일 혁신을 영원한 혁신의 또 다른 표현으로 사용할 것이다.
물론 그 길에는 엄청난 네 가지 장애물이 있다. 첫째, 관료주의 기업들은 20세기 성공법칙의 유산과 맞서 싸워야 한다. 그때는 품질 좋고 낮은 가격의 상품을 대량으로 만들어야 이득을 봤다. 이를 위해서는 관료주의적 직원들을 고용해야 했다. 혁신은 예측 가능한 마케팅과 점진적인 개선을 위해 희생됐는데 이 두 가지 요소 모두 경영진과 월가가 염원하는 꾸준한 성장을 가져왔기 때문이다. 기업들은 바로 뱃머리를 돌릴 수 없는 외항선처럼 거대하고 복잡한 구조를 위해 애자일의 장점을 내던졌다.
거대한 규모와 복잡함에서 오는 관성이 아니더라도 인간의 본성 또한 변화를 가로막는 주요 장애물이다. 일단 인간은 자신의 힘을 의탁하도록 만들어졌다. 남에게 완전히 의존하는 유아기부터 부분적으로 의존하는 성인기로 성장할 때까지 이런 양상은 계속된다. 우리는 종종 자기가 읽은 책과 수강한 강의 내용에 생각을 맡긴다. 또 윤리적 지침은 종교 지도자에게, 식단은 의사에게 위임한다.5 우리는 본질적으로 스스로 생각하기를 너무 두려워한다. 직장에서는 자신의 힘을 관료적인 위계에 순순히 양도해서 일련의 예측 가능하고 안정된 루틴과 임무들에 안착한다.
둘째, 인간은 천성적으로 자기중심적이고 자긍심이 강하다. 대기업의 관리자 대부분은 명령과 통제 시스템을 수용하고 자신의 지배 영역과 특권을 유지하는 데 연연한다.
셋째, 사람들은 어떤 프로젝트나 전략적 방향에 많은 자원을 투자하면 거기에만 몰두해 변화를 거부한다. 심지어 장기적으로 재무 타당성 측면에서 손해여도, 매몰비용만 생각하는 오류를 범한다.
마지막으로, 관성을 깨뜨리는 데는 엄청난 결의가 필요하다. 애자일과 혁신에는 정신적, 물리적으로 상당한 노력이 따르는 경계심과 유연성이 필요하다. 그것을 논하는 것만으로도 피곤할 뿐더러 게다가 대다수 사람이 일에 투입하고 싶어 하는 것보다 더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다.
이렇게만 보면 대기업의 쇄신은 불가능에 가까운 일 같다. 물론 시중에 나온 일부 책들은 인간의 본성이 변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들은 개인의 하찮은 사심을 내려놓고, 지휘 통제 구조를 허물고, 투자자와 소비자의 이득을 위해 자신을 헌신할 수 있다고 여긴다.
나는 강의와 컨설팅 일을 시작한 1990년대 중반부터 그런 주장을 수십 년째 들어왔다. 나는 기술적 낙관주의가 가득하지만, 규모가 큰 조직의 실제 작동 원리에 대해서는 한없이 무지하고 최악의 주장을 하는 실리콘밸리에 살고 있다. 지휘와 통제 체제가 아직 건재한 가운데 자율 조직을 옹호하는 전도사들은 완전히 탈중앙화된 유토피아를 향해 계속 선동한다. 그리고 그런 사람들은 이제 코로나 팬데믹과 대규모 사직, 소리 소문 없는 퇴사를 변곡점으로 그런 유토피아적 비전이 실현될 것이라 믿는다.
하지만 그런 일은 벌어지지 않을 것이다. 적어도 그런 방식으로는 일어날 수 없다.
다만 규모가 큰 조직을 쇄신하는 일이 불가능한 꿈은 아니라는 것만큼은 단언할 수 있다. 물론 그 일은 어렵고, 조직혁신에 직원들을 참여시키기 위한 CEO의 가슴 벅찬 연설이나 그럴듯한 수사만으로는 턱없이 부족하다. 이 혼란의 시대에 대기업을 쇄신하려면, 번성하기 위한 규율을 확립하고 감정적 에너지를 분출시키는 종합적인 접근법이 필요하다. 다시 말해 눈을 크게 뜨고 기존의 방식으로는 사업이 지속될 수 없다는 사실을 ‘봐야’ 한다.
역설적이지만 1977년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변화를 주도하는 방법에 관한 탁월한 사례 하나를 찾을 수 있다. 나이키 창립 초기의 마케팅 책임자였던 롭 스트래서Rob Strasser는 ‘원칙’이라는 문서 하나를 사내에 게시했다.6 이는 조직의 모든 원칙을 한 장에 담은 것으로, 그들의 기존 사업방식을 토대로 한 것은 아니었다. 사실 이는 스트래서 개인의 직감이 반영된 것으로 나이키 조직이 가져야 할 관점의 방향을 제시한 원칙들이었다.
1. 우리는 변화에 관한 비즈니스를 한다.
2. 우리는 공격 태세에 있다. 언제나 그렇다.
3. 완벽한 과정이 아닌, 완벽한 결과가 중요하다. 규칙을 깨라. 법과 싸워라.
4. 이 일은 비즈니스이자 전투이다.
5. 아무것도 가정하지 마라. 사람들이 약속을 지키게 하라. 당신 자신과 다른 이들을 몰아붙여라.
6. 자급자족하라.
7. 임무가 완성되기 전까지 당신의 일은 끝난 게 아니다.
8. 위험 요소: 관료주의, 개인의 야망, 약점을 들키는 것, 한 접시에 너무 많이 담는 것
9. 우리의 일이 아름답지는 않을 것이다.
10. 옳은 일을 하면 돈은 저절로 굴러들어올 것이다.
이 원칙들은 노골적일 만큼 솔직해서 공감이 가는 데다 변화의 과정에서 감정이 담당하는 역할을 부각한다. 인간의 본능은 극복될 수 있고, 기업은 직원들이 사사로운 이익을 내려놓고 소비자와 사회를 위해 협력할 것으로 기대해도 된다고 여기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 하지만 어떤 감정을 없애려면 그것을 대체할 또 다른 감정이 필요한 법이다. 그렇지 않으면 사람들은 관료제에 따라 일할 것이다.
실리콘밸리 기업들을 비롯해 가장 위대한 기업들의 역사만 살펴봐도 그렇다. 그런 회사의 창업자와 후임자들은 보통 자신을 이성적인 사람으로 묘사하지만 실상 지극히 이성적인 창조자는 거의 없었다. 그들은 자신이 특정 시장에 접근했고, 문제의 해결 방법을 확인했으며, 그런 해법을 가로막는 난관들을 극복한 것처럼 보이고 싶을 것이다. 물론 그런 묘사 중 일부는 사실이지만, 성공에 결정적 역할을 한 것은 그들이 부리는 각종 변덕과 이따금 보이는 극단적인 행동과 더불어 그들의 내적 신념이었다.
그런 탁월한 예로 스티브 잡스Steve Jobs가 있으며, 특히 그가 두 번째로 애플을 지휘한 때가 그랬다. 첫 번째 ‘통치 기간’에 잡스는 성공한 CEO의 전형적인 모습과는 반대였다. 그는 무례하고 밉상이었으며, 오만하고 자기애에 빠져 있는 데다 편집증적인 성향까지 강했다. 대체로 호의적으로 잡스를 대했던 전기 작가 월터 아이작슨Walter Isaacson마저 ‘악마에 쫓기듯 주위 사람들을 분노와 절망 끝으로 몰아넣을 수 있는 인물로 (……) 그의 성격과 열정, 제품 모두가 서로 연관돼 있었다’라고 묘사했다.
결국 잡스는 자신이 공동 창업한 회사와 자신이 직접 뽑은 이사들에게 해고당했다. 그들은 잡스의 집착 때문에 회사가 망가지고 있다고 믿었다. 하지만 경험 많은 애플의 후임 관료들도 사업을 되살리지 못했고 애플의 이사회는 절망 속에서 잡스를 복귀시켰다.
잡스는 애플을 떠나 넥스트에 있는 동안 고통과 고초를 겪으며 성격이 바뀐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유의 열정과 야망은 여전했지만, 타인에 대해 더 공감하게 된 것이다. 이런 ‘새로운’ 잡스는 향후 애플에 대해 한층 더 명확한 비전을 품을 수 있었다.
잡스가 복귀한 1997년에 애플은 파산 직전이었고 회사는 생사를 가르는 결정을 내려야 했다. 그는 이사회를 전면 개편하고 전임자들이 수백만 달러를 투자한 제품들과 프로젝트들을 취소하면서 회사를 여러모로 쇄신했다. 다행히 그런 변화가 통했고 애플은 소비자가 스스로 원했는지조차 몰랐던 놀라운 혁신을 선보였다. 애플은 잡스가 대표직에서 물러난 2011년에 세상에서 가장 가치 있는 기업 중 하나가 되었으며, 그로부터 12년이 지난 지금까지 그 자리를 고수하고 있다.
열정, 에너지, 집착, 야망과 같은 감정들이 애플의 성공에 결정적 요소로 작용한 것은 우연이 아니다. 맨땅에서 시작하든 기존의 관료제를 뒤엎든 혁신적인 조직을 확립하려면 각고의 노력이 필요하다. 게다가 기업 혁신은 위험도가 높은 일이라 노력이 물거품이 될 때도 많다. 만약 당신이 안정적인 사업을 원하는 그저 유능하고 합리적인 사람이라면 견실한 기업에 들어가 경력을 쌓는 편이 차라리 낫다. 그러나 현재 시장이 해결하지 못한 욕구를 충족시키는 회사를 창업하고 상사의 지시에서 벗어나 당신의 비전을 실현하려는 확고한 염원이 있다면 민첩한 혁신가가 돼야 한다. 그러려면 감정이 중요하다. 고달픈 사업 초기에 당신과 조직을 지탱하려면 초이성적인 판단과 그런 절실한 마음을 온전히 동원해야 하기 때문이다.
개인적인 경험과 폭넓은 직업 네트워크를 통해 실시한 인터뷰 및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큰 조직이 영원한 혁신 조직이 되기 위해, 그 리더들과 직원들에게 필요한 37가지 자질을 도출했다. 내 직감들이 현실에서도 유효한지 검증하기 위해 스탠퍼드대학교에서 석사과정을 밟고 있는 재학생, 졸업생, 박사 후 연구원과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 전 편집자로 열두 명의 연구팀을 구성했다. 우리는 2006년부터 2022년 사이 사업 성장이 크거나, 평균 수준을 기록했거나, 크게 하락한 52개 기업을 선정했다. 이 시기를 택한 이유는 경기침체 이전, 대대적인 금융위기, 침체 후 성장기, 팬데믹 이전, 팬데믹 기간, 팬데믹 회복 직후 및 이후 등 다양한 기간이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우리 연구팀은 전 세계 기업의 임원, 학자, 소비자 6,873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를 토대로 선정된 기업들을 다시 26개로 추렸고, 이들 기업을 애자일 및 혁신 수준에 따라 세 개 그룹으로 나눴다. 그런 다음 시중에 발표된 기사나 책 내용을 바탕으로 해당 기업들에 대한 신빙성 있는 정보를 수집했다. 또 각 기업의 관리자와 직원들을 10여 명씩 인터뷰했다. 마지막으로 수천 페이지에 달하는 이 모든 데이터를 사전에 정한 기준들에 따라 코딩했다.
우리는 회귀 분석, 일대일 비교 분석, 군집 분석을 통해 사업 성과가 최고인 조직과 최악인 조직을 나누는 요인들을 결정했다. 또 다른 팀은 우리의 분석 결과의 유효성을 검사하기 위해 나의 박사과정 지도교수였던 캐슬린 아이젠하드Kathleen Eisenhardt가 개발한 ‘다중 사례 이론 구축multi-case theory building’이라 불리는 접근법으로 검증했다. 이 방법론은 연구 사례의 동인을 선택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가령 조직의 신속한 의사결정 능력이 연구 사례라면 이를 심층 탐구해서 무엇이 그런 능력을 주도하는지 설명할 수 있는 요인을 찾는 것이다. 그런 방식으로 두 번째, 세 번째 연구 사례를 계속 탐구한다. 우리 연구팀은 이 방법론을 토대로 각 기업에 대한 사례를 연구했다. 그리고 일단 설명 가능한 요인들을 도출하면 그것들의 공통점을 찾았다. 분명 여러 사례 사이에 중복되는 영역들이 많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또한 개별 사례들도 충족시킬 수 있는 요인도 계속 찾았다. 이를 위해서는 추상화 수준을 높여야 했는데, 복잡하게 설명해야 하는 요소들을 단순화하면서 하나의 답이 나올 때까지 과정을 반복했다.
모든 연구가 그렇지만 일부 범주들은 서로 명확히 구분하기가 애매할 수 있다. 이런 범주들은 여덟 개 기업의 관리자들과 함께 그 고유성을 테스트했다. 결과가 바뀌지는 않았지만, 우리는 각 범주의 고유성을 더 명확히 반영하기 위해 설명 문구를 수정했다.
이 책은 그 동인들을 소개하고 각 동인이 어떻게 조직의 혁신을 가속하는지 설명할 것이다. 그 시작은 실존주의로, 이는 철학적 개념이 아니라 조직과 직원 모두가 기업의 존재 이유와 의사결정의 북극성을 제시하는 중대한 목적에 전념한다는 개념이다. 이는 대개 고객에 대한 집착으로 이어지며, 고객이 원하는 것을 함께 추구하거나 고객에게 감정을 이입해서 그들이 가치 있게 여기는 것을 상상하려 한다. 이런 식의 고객 집착이야말로 회사가 목적을 실현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리더가 조직원 대부분에게 실존주의와 고객 집착을 택하도록 영향을 주기 위해서는 피그말리온 효과를 일으켜야 한다. 리더 한 명이 다수의 사람들에게 직접 영향을 주는 방식으로 조직혁신의 장애물을 극복하기란 상당히 어려운 일이므로 피그말리온 효과는 필수적이다. 조각가 피그말리온이 미래의 배우자를 창조하면서 했던 것처럼, 당신이 원하는 이상적인 직원의 모습을 촉진하는 문화를 확립해야 한다.
나는 여기에 스타트업 사고방식을 추가하여, 기업과 특히 그 리더들이 일반적인 수익성 계산은 내려놓고 앞서 언급했던 목적을 향해 열정적으로 달려가도록 몰아붙인다. 창업자가 이미 오래전에 은퇴했거나 세상을 떠났을지라도 현재의 리더들이 용병이 아닌 선교사 같은 마음가짐으로 목표를 추구하는 것이다.
조직은 스타트업 사고방식을 위해 에너지를 아껴둬야 한다. 다음 수를 위해 템포 조절을 하면서 천천히 그리고 용의주도하게 준비한 다음, 기회가 왔을 때 재빨리 포착하기 위해서다. 에너지를 아껴둔다는 것은 이중모드로 일하는 것도 의미한다. 조직의 한쪽은 점진적인 개선을 추구하고 다른 한쪽은 실험적 가능성을 좇는 것이다. 양쪽 모두 지속적인 성공을 위해서 꼭 필요하다. 이때도 조직은 모든 임무를 동일한 속도와 창의성으로 접근하려는 인간의 보편적인 경향을 깨뜨려야 한다.
기업은 (합리적인 방향성에 어긋나는) 실존적 비전, 사고방식, 문화를 바탕으로 대담하게 움직이는 열정을 창출할 수 있다. 직원들은 이를 통해 쉽고 수익성은 높지만 품질을 저해하는 성장이나 매몰비용에 얽매이는 유혹을 떨치고 목표를 향해 뚝심 있게 나아갈 수 있다.
이런 대담함은 사람들이 자신만의 사일로silo(회사 안에서 부서 간 장벽, 소통의 단절)를 벗어나 타인과 기꺼이 협력하려는, 열정에 불타는 급진적 협업을 이끈다. 보통 합리적인 사람들은 안면이 있는 이들과 주로 일하려 하지만 영원히 혁신하는 기업들은 이런 본능을 뛰어넘는다.
기업이 민첩성과 혁신이라는 목표를 달성하려면 긴박함을 조성하거나 세뇌하듯 목표만 반복해서는 안 된다. 리더는 조직에 깊이 파고들면서 자신을 헌신하고 조직은 철저한 프로세스를 따라야 한다. 조직을 쇄신하기 위해서는 깊은 감정적 신념에서 우러나오는 용기와 탄력으로 움직이는 지속적인 훈련이 필요하다.
지금까지 언급한 8가지 요소가 혁신적인 기업들을 눈부신 성공으로 이끈 동인의 전부는 아닐지라도 많은 것들을 설명해준다. 특히 이 8가지 요소 중 일부나 전부가 부재한 기업들은 고전을 면치 못했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우리가 수행한 연구의 분석 결과, 조직의 영원한 혁신에 이바지하는 또 다른 흥미로운 특성 여섯 개가 드러났다. 이 여섯 개의 특성은 이어지는 8가지 전략을 통해 다양한 각도로 설명할 것이므로, 여기서는 간략하게 짚어보자.
첫 번째 특성은 ‘메타 애자일meta-agile’로, 큰 그림에서 세부 요소로 관점을 가능한 한 빨리 옮겨 볼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로자베스 모스 캔터Rosabeth Moss Kanter는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에 발표한 글에서 이 두 가지 고유한 관점을 ‘줌잉 아웃zooming out’과 ‘줌잉 인zooming in’으로 이름 붙였다.7 메타라는 말은 임직원 모두가 어떤 사안에 대해 큰 그림을 볼 줄 안다는 의미이다. 이는 곧 회사가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구성원 모두에게 악폐를 철폐하고 그들의 사업을 철두철미하게 알도록 독려하며 권한을 위임한다는 뜻이다. 이런 조직 환경에서는 모두가 회사의 임무를 수행하는 데 일정한 역할을 담당하면서 그것을 달성했을 때 그만큼 인센티브를 받는다. 반대로 큰 그림을 잘게 나누는 회사에서는 조직을 통제하고 전술에만 능한 리더와 바퀴의 부품 역할만 하는 직원들이 양산된다.
메타 애자일에서 애자일은 큰 그림에서 세부 항목으로 쉽게 시각을 전환할 수 있는 능력이다. 이런 능력이 있으면 기회나 위협 등 불확실성에 더 잘 대응할 수 있다. 예컨대 팬데믹 상황에서 출근과 재택근무라는, 변화하는 업무 방식에 더 쉽게 적응할 수 있다. 반면 애자일에 가치를 두지 않는 회사에서는 직원들이 설사 문제의 해결책을 알고 있어도 주도권을 갖고 행동에 나서지 못한다. 이런 회사의 리더들은 문제에 휘말릴 만한 일은 무엇이든 회피하면서 옳은 일만 운운하는 사내 정치에 몸담는다.
두 번째 특성은 근본 원칙으로, 어떤 상황에 대한 근본적인 진실에 도달하기 전까지 자신의 가정을 의심하는 사고방식이다. ‘나는 왜 이런 가정을 믿을까?’ ‘이런 믿음에 어떤 반론이 있을까?’ ‘내 믿음을 어떻게 입증할 수 있을까?’ ‘만약 내가 틀렸다면, 그런 믿음을 견지한 대가는 무엇일까?’ 등 이런 식의 질문에 답하면서 결국 혁신의 길을 가로막는 가정들을 제거할 수 있다.
자기계발 전문가인 제임스 클리어James Clear는 그의 기사에서 위와 같은 특성을 지닌 사람으로, 일론 머스크를 강력한 예로 든다. 인류 최초 화성에 로켓을 보내겠다는 목표를 가진 ‘그는 곧바로 커다란 난관에 부딪혔다. 로켓 하나의 가격이 6,500만 달러라는 천문학적인 액수에 이른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머스크는 근본 원칙이라는 기준을 가지고 문제를 다시 살펴보기로 했다. ‘왜 로켓을 사야 할까?’ ‘로켓을 사는 대신 만들 수는 없을까?’ 등 로켓에 사용되는 모든 원자재를 세분화했고, 머스크는 그것들을 ‘일반 가격의 약 2% 수준에’ 구입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는 다시 로켓을 직접 만드는 옵션이 실행 가능한지 자신의 가정들을 따져봤고, 그 결과 스페이스X가 탄생했다. 스페이스X는 혁신을 통해 단 몇 년 만에 ‘로켓 발사 비용을 10배나 절감하면서 이익을 낼 수 있었다.’8
세 번째 특성은 당신이 속한 업계를 이해하기 위해 사용해온 심리 구조를 해체하고 재구성하는 것이다. 디지털 능숙도 컨설팅 기업인 코즈잇Causeoit, Inc. 직원들과 시프트 싱킹Shift Thinking의 창립자 마크 본첵Mark Bonchek은 ‘심리 모델 버리기Unlearning Metal Models’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심리 모델은 보통 무의식적이고 우리의 일상적인 행동 방식에 깊이 고착돼 있어서 이를 확인하거나 바꾸기가 어렵다’라고 경고한다. 그리고 이 문제에 대해 3단 해법을 제시한다. 첫째는 ‘당신의 심리 모델이 구식이 되었음을 알아차리는 것’이다. 둘째는 당신의 구식 심리 모델과 새롭게 채택하고 싶은 신식 심리 모델을 구별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당신의 ‘신식 심리 모델이 기존 구식 모델보다 낫다는 사실을 알리는 것으로는 부족하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회사 전체가 신식 모델에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 마크 본첵을 비롯한 필자들은 “예전 모델과 신식 모델을 연결하려면 익숙한 이미지를 활용하라”고 귀띔한다. 그들은 헨리 포드Henry Ford가 자신이 만든 제품을 ‘말이 없는 마차’라 불렀던 것을 예로 드는데, 덕분에 소비자들은 자동차라는 낯선 용어를 더 쉽게 받아들일 수 있었다.9 컬럼비아 경영대학원의 리타 건터 맥그래스Rita Gunther McGrath 교수는 여기에 한 가지를 추가한다. 요즘 같은 세상에서 경쟁력을 유지하려면 해제하기와 재구성하기 전략을 지속적으로 채택해야 한다는 것이다.10
네 번째 특성을 설명하기 위해서는 빼기라는 간단한 개념이 필요하다. 이는 기업의 규모가 커질수록 관료주의에 계층을 더하려는 인간의 성향을 바로잡는 것이다. 사람 수가 많아질수록 조정이 더 필요하므로, 위험부담이 커지면서 실수할 가능성도 증가한다. 이런 연유로 경영진은 표준 프로세스와 절차, 규칙과 제약, 관리자와 감사인의 감독을 늘리고 조직원 전체가 같은 선상에 머물도록 더 큰 규모의 회의를 더 자주 연다.
이렇게 관리와 제약이 더해지면 직급 고하를 막론하고 조직원들의 에너지가 떨어질 수 있다. 스탠퍼드대학의 바바 시브Baba Shiv 교수는 이런 현상이 어떤 식으로 일어나는지 직접 보여주기 위해 아주 흥미로운 실험 하나를 했다. 그는 두 집단을 무작위로 선택한 다음, 그중 한 집단에는 두 자리 숫자를, 그리고 또 다른 집단에는 일곱 자리 숫자를 하나씩 기억하라고 요청했다. 다시 말해 첫 번째 집단보다 두 번째 집단에 더 큰 인지 부하를 가한 것이다. 그런 다음 모두를 복도로 내보냈는데 거기에는 초콜릿케이크와 과일샐러드 같은 간식들이 놓인 테이블이 있었다. 놀랍게도 두 번째 집단은 첫 번째 집단보다 초콜릿케이크를 두 배나 더 많이 선택했다. 두 종류의 간식은 옳은(건강한) 선택과 잘못된(건강하지 않은) 선택을 의미했다. 시브 교수는 인지 부하가 높을 때 보유한 에너지가 부족하면 올바른 결정을 내릴 수 없다는 결론을 냈다. 즉 피로한 두뇌력이 의지력까지 고갈시키는 것이다.11
이런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네 번째 특성이 나타난다. 최고의 리더들은 인지 부하를 줄이고 의사결정 능력을 개선하기 위해 ‘더하기 병’과 적극적으로 싸운다. 이들에게 빼기는 꼭 필요한 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