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김연욱
상조 서비스 전문가인 장례지도사, 상조회사 대표, 음식 도우미 등과 함께 장례에 관해 총체적으로 분석했다.
이론보다는 실제 장례를 어떻게 준비하고 치러야 하는지 알기 위해 4년 동안 수시로 관련 장소를 찾았다. 객관적인 시각에서, 가족을 잃은 유족들의 심정에서, 그들을 위해 어떻게 장례를 치러야 하는지 세밀하게 조사했다. 상술로 얼룩진 장례 관련 업체들의 잇속을 날카롭게 지적한다.
감수전국공무원상조서비스
공무원을 비롯한 공공기관 직원 등 공직자와 그 가족들의 장례를 돕기 위한 상조회사이다. 후불제 상조 회사 중 처음으로 만들어진 장례 전문 서비스 회사로 현재도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정직을 최우선으로 하며 유족들의 아픔을 함께 나누려 한다.
슬기로운 장례문화
초판인쇄_ 2020년 11월 01일
초판발행_ 2020년 11월 05일
지은이_ 김연욱
감수_ 전국공무원상조서비스
디자인_ 이권형
펴낸곳_ 마이스터연구소
신고_ 2007년 3월 12일 제307-2014-65호
주소_ 서울시 성북구 성북로4길 52, 스카이프라자 718호
팩스_ 02-6969-9428
이메일_ marubang2013@naver.com
ISBN_ 979-11-88586-06-6 05380
이 도서의 판권은 마이스터연구소에 있으며, 수록된 내용의 무단복사 및 전재를 금합니다.
정가_ 11,900원
| 목 차 |
죽음의 준비
1장_ 마음의 준비
1. 죽음에 대한 단상
2. 준비된 죽음
2장_ 법적인 준비
1. 유언
2. 연명치료
3장_ 임종 직전 준비사항
죽음
1장_ 죽음의 선고
1. 사망진단서(사체검안서) 발급
2. 부검
2장_ 상조회사
1. 상조 회사 유형
2. 선불제 상조 회사 현황
3. 선불제 상조 회사 폐해
4. 상조 회사 선택 요령
3장_ 장례식장
4장_ 장례용품
1. 관(棺)
2. 수의(壽衣)
5장_ 장례
1. 일자별 장례 절차
2. 부고 알림
3. 종교별 장례 절차
4. 조문(弔問)
5. 장사(葬事)의 형태
6. 국립묘지 안치
7. 해외에서 사망한 고인의 국내 이송 절차
8. 국내에서 사망한 고인의 국외 이송 절차
9. 외국 장례
장례비용 줄이는 방법
1장_ 장례 정보제공 및 지원제도
1. 보건복지부 운영 ‘e하늘 장사정보시스템’ 활용
2. 정부 및 광역·지방 자치단체 지원
2장_ 장례비용 절감
1. 장례식장 사용료
2. 음식 접대비
3. 상조 서비스 비용
4. 장지 비용
장례 후 절차
1장_ 장례 후 답례 인사
2장_ 행정절차
1. 사망신고
2. 사망자의 재산조회
3. 상속으로 인한 소유권 이전 등기
4. 상속세
5. 상속 포기 및 한정승인
6. 취득세, 국민연금 청구, 자동차 소유권
7. 영업자 지위 승계 신고
3장_ 장제비 지원
1. 화장장려금
2. 기초수급 대상자 장제비 지원
3. 국가유공자 장제비 지원
4. 참전유공자 장제비 지원
5. 기타
4장_ 개장·이장 절차
<장례 용어>
<에필로그>
<부록>
프롤로그
수명이 길어지면서 잘 죽는 문제, 웰다잉(Well-Dying)이 갈수록 중요한 화두로 등장하고 있습니다. 행복한 죽음, 웰다잉은 결국 잘 사는 것, 웰빙(well-being)을 의미할 수 있습니다. 웰빙과 웰다잉은 밀접한 상관관계를 가졌다고 할까요.
웰다잉, 웰빙 못지않게 삶을 살아가는 데 있어 또 하나 중요한 의식이 있습니다. 어쩌면 우리 생애에서 가장 중요한 의식이죠. 바로 장례입니다. 장례는 한 사람의 마지막 예식입니다. 유족들은 다시는 세상으로 돌아올 수 없는 고인을 추모하기 위해 장례식을 성대하게 치르려 합니다. 사회적으로 저명한 인사일수록 그럴지 모르죠. 그곳 장례식장에는 수많은 조화가 즐비하게 놓여 있고, 장례 규모도 꽤 크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다른 나라 사례이기는 하지만, 중국과 대만 등 일부 지역에서는 조문객을 늘리기 위해 노출이 심한 옷을 입은 스트리퍼를 동원해 불법 공연을 벌이기도 합니다. 장례식의 규모가 고인의 사회적 지위를 보여준다는 중화권의 통념 때문입니다. 더 많은 조문객이 올수록 성대한 장례식을 치러 고인의 넋을 달랬다고 생각하는 장례문화가 장례식의 규모를 크게 한 것이죠. 이러한 심리를 이용해 장례를 상업적으로 활용하려는 상술이 많습니다. 장례식장과 상조 회사는 장례를 이용해 한몫 챙기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장례를 상업적으로만 접근하려는 것 때문이죠. 더 문제는 일부 상조 회사에 있습니다. 상조 회사가 우후죽순으로 한꺼번에 생기면서 소비자들의 피눈물 나는 돈들을 가로채고 사라지는 일도 많습니다. 고객의 돈을 잔뜩 받은 뒤 경영자가 도주하거나 무책임하게 부도를 내는 일이 비일비재하죠.‘장례=돈’이라는 부정적 인식이 부실한 상조회사를 양산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요즘 TV 광고를 보면 상조 회사 광고가 상당히 많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로 인해 상조에 가입하려면 보험처럼 먼저 돈을 내야 하는 것으로만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렇지 않습니다.
상조 회사는 선불제 상조와 후불제 상조 회사로 나뉩니다. 선불제 상조는 매달 일정하게 돈을 내는 방식이고, 후불제 상조는 장례를 치르고 난 뒤 장례비용을 정산하는 방식입니다. 후불제 상조 회사도 있다는 것을 소비자 대부분 모릅니다.
국내 전문상조 서비스는 1982년 처음 시작했습니다. 40년이 다 되어가고 있죠. 처음에는 선불제 상조 회사만 있었습니다. 이후 선불제 상조는 2012년 307개까지 불어났지만, 지금은 100개 이하로 떨어졌습니다. 그동안 수많은 상조 회사가 만들어진 뒤 사라졌습니다. 선불제 상조 회사에 가입한 소비자도 600만 명 이상이며, 이들이 낸 상조회비(선수금)도 5조 원이 넘었습니다. 엄청난 규모죠.
선불제 상조 회사 말고 상조회비를 미리 받지 않는 후불제 상조 회사도 있다는 것을 알아두세요. 상조회비를 선불로 미리 받는 것이 아니라 장례 이후 내는 방식입니다.
선불제, 후불제 상조 회사를 비롯해 장례식장까지 합하면 장례를 치르는 상조 서비스 회사의 수는 엄청 많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소비자들이 주의해야 할 게 있습니다. 지금은 정리가 많이 되었지만, 선불제 상조 회사 상당수는 완전자본잠식 상태 업체에 이르렀으며, 폐업도 크게 증가해 소비자들의 상조회비 피해 금액도 늘어날 수밖에 없었습니다. 제대로 된 상조 회사를 고른다는 건 쉽지 않습니다. 상조 회사 부도 시 제대로 된 보호를 받기 어려운 것도 문제점입니다. 상조 회사의 방만한 경영으로 인한 부도 등으로 적금처럼 매달 넣은 상조회비를 돌려받지 못하는 일도 비일비재합니다. 소비자들의 상조 회사에 대한 주의가 필요해 올바른 상조 회사를 선택하는 것은 중요한 문제죠.
이 같은 문제의식 속에서 이 책을 기획하고 써내려 나갔습니다. 가족을 잃은 슬픔이 이루 말할 수 없는데, 이러한 슬픔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상술에만 집착하는 장례 관련 업체들도 있어 이를 소비자들에게 제대로 알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책은 유족들이 장례를 치르기 전 최소한 알아야 할 단계별 장례준비 절차를 적어놓았습니다. 본인이 살아생전 마지막으로 정리해야 할 것을 알아봤습니다. 장례를 치른다면 어떻게 준비하고 절차는 어떻게 하나? 바람직한 장례문화 그리고 장례 후 유족들이 해야 하는 행정절차 및 상속 등 장례와 관련한 사안을 알기 쉽게 알려주려고 합니다. 누구나 한 번쯤 겪어야 할 장례에 대비한 종합 안내서가 될 수 있도록 많은 정보를 담으려 했습니다.
장례를 자식들에게 무조건 맡기면 모든 것을 끝날까요? 곧 고인이 될 사람도 머리가 아플 것입니다. 장례도 미리 준비하면 하나의 성스러운 예식처럼 치를 수 있습니다.
사후 행정처리 방법도 미리 알고 있다면 분명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스스로 잘 죽는 방법, 가족들이 어렵지 않게 장례를 치르도록 하는 방법, 이승에서 자식들이 부모를 정리하는 방법 등을 알아봤습니다.
이 책은 품위 있는 장례, 슬기로운 장례를 치를 수 있도록 한 장례 종합지침서입니다. 인터넷 신문 〈마이스터〉에 연재했던 것을 다시 정리해 출간한 것입니다.
장례와 관련해 많은 조언과 장례 방법 등을 꼼꼼히 알려주신 전국공무원상조서비스 김재걸 회장님을 비롯한 임직원 여러분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합니다.
2020년 가을
저자 김 연 욱
단계별 장례 준비 절차
구 분 | 내 용 |
사전 준비 | ■ 유언장 작성 ■ 영정사진 준비 ■ 장례 장소 모색(장례식장 또는 자택) ■ 문상객 접대 계획 및 비용 산출 ■ 부고 리스트 체크 ■ 장례 방법 및 절차(화장 또는 매장) ■ 임종 시 입힐 옷 |
장례 절차 | ■ 구급차 준비 ■ 상조업체 선정 ■ 빈소 체크 및 장례용품 준비 ■ 사망진단서 발급 ■ 사체검안서 발급 ■ 화장신고서 작성 ■ 조문객 접수 준비 ■ 부고 알림 ■ 장례 단계별 진행 |
사후 조치 | ■ 비용 정산 및 계산서 확보 ■ 조문객 감사 인사 및 서신 발송 ■ 유품 정리 ■ 매장 신고 ■ 재산조회 ■ 상속 및 세금 납부 ■ 고인 명의 유·무선통신 해지 ■ 영업자 지위 승계 신청 ■ 연금수급자는 유족연금 신청 ■ 고인 명의 자동차 등기 이전 또는 매각 ■ 화장장려금 지급 신청 ■ 고인 기념사업 또는 출판 |
1부
죽음의 준비
1장_ 마음의 준비
우리는 태어나면서 누구나 죽음을 준비하지만, 누구도 죽음을 인정하지 않으려 합니다. 두렵기 때문이죠. 죽음 이후 어떤 세상이 펼쳐질지 모르는 두려움도 죽음을 애써 외면하게 만듭니다.
그런데, 죽음은 누구나 한번은 반드시 겪어야 할 일입니다. 하지만 사람마다 받아들이는 생각은 다릅니다. 어떤 사람은 죽음이 너무 빨리 찾아와 아쉬움을 보입니다. 어떤 사람은 힘겨운 세상 빨리 끝내고 싶어 스스로 목숨을 끊기도 하죠. 나이가 들어 인생의 산전수전을 다 겪은 사람은 ‘이제 살 만큼 살았다.’라고 스스로 목숨을 내려놓으려 합니다. 어쩌면 체념일 수도 있을 것입니다. 오랫동안 병마에 시달린 사람은 더 이상 고통이 싫어서, 주위에 폐를 끼치는 것이 미안해서, 죽음이 차라리 낫다고 여길 수 있습니다. 안타까운 일이죠.
죽으면 모든 것이 끝난다고 생각합니다. 애써 자신에게 위로하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죽으면 새로운 삶이 시작된다는 내세관을 믿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아십니까? 불교의 윤회 사상과 기독교인들이 천국과 지옥의 존재를 믿는 것은 죽음 이후 또 다른 생(生)이 펼쳐진다는 간접적인 증거 입니다.
죽음의 의미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누어질 것입니다. 모든 것이 끝나든지, 아니면 새로운 곳에서 다른 삶이 시작되든지.
그런데 만약에 말입니다. 사후 세계가 진짜 있다고 하면, 우리는 어떤 생각이 들까요?
사후(死後)세계는 정말 있을까요?
사후 모든 게 끝난다고 가정한다면, 한편으로는 두려울 수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 편안할 수 있습니다. 왜일까요? 하나씩 설명해보겠습니다.
먼저 굉장히 두렵다는 생각입니다. 더 이상 삶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할 테니까요. 다른 한편으론 편안할 수도 있죠. 말 그대로 삶이 영원히 끝나기 때문에 홀가분할 수도 있겠습니다. 그런데 과연 그럴까요? 모든 게 끝나지 않고 다른 세계가 있거나, 혹은 윤회(輪廻) 사상의 생각처럼 사람이 다른 그 무엇으로 환생하는 것을 가정해봅시다.
세상을 만든 조물주가 있어 사후 세계에 또 다른 세상이 펼쳐진다면, 어떻게 될까요? 어떤 사람은 두려울 것이고, 어떤 사람은 안위 또는 희망으로 생각할 것입니다.
지구가 수천만 년 만에 생성되었다고 가정해봅시다. 그렇다면 우주는 더 오래였겠죠? 지구와 우주가 생성된 현상을 어떻게 설명해야 하죠? 빅뱅으로 인한 대폭발로 지구와 우주가 탄생했을까요?
좀 더 근원을 찾아가도록 하겠습니다. 최초의 아주 작은 우주의 시작점은 어디에서 연유했을까요? 점점 근원을 찾아나갈 때, 우주에 있는 모든 물건과 형상을 만든 절대자가 저는 분명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 생각이긴 합니다. 물론 어쩌다 생겨나는 미생물도 있다고 하지만. 어떤 물건이든, 미생들이든, 그것이 존재하기까지는 어떤 절대자, 즉 조물주가 있어야 가능하지 않을까요?
아니면 자연스럽게 진화의 과정을 통해 만들어진 진화한 존재가 인간일까요? 인류의 진화 과정은 오스트랄로피테쿠스 → 호모 하빌리스 → 호모 에렉투스 → 호모 사피엔스를 거쳐 현재에 이르고 있습니다. 화석상의 증거, 생물의 지리학적 증거, 해부학적 증거, 발생학적 증거, 생화학적 증거…… 등등. 여러 증거가 진화를 증명합니다.
그렇다면 최초 인류가 진화하는 과정에서 등장하는 오스트랄로피테쿠스 그 이전 존재는 무엇일까요? 두 발로 직립보행을 했고, 간단한 도구를 사용할 줄 알았던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이전의 존재는 사람이었을까, 아니면 침팬지와 같은 유인원이었을까. 또한, 침팬지 이전은…? 그 근원을 찾다 보면 정말 끝이 없습니다.
지구가 만들어지고 원시 생명체가 나타나는 과정은 또한 어떻게 설명할까요? 어려운 문제인 것 같습니다.
저는 진화론을 믿지 않습니다. 섣부른 단정일지 모르지만….
죽음, 생각하면 두렵죠?
사람에게 죽음이 닥친다면, 당사자는 물론 주위 사람들의 마음의 고통은 육체적인 고통보다 훨씬 더 클 것입니다. 주위에 있던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진다는 마음속 두려움이 더 크기 때문에 이승의 끈을 놓지 않으려 하겠죠.
죽었을 때 모든 것이 끝난다고 생각한다면 마음의 공허함도 클 것입니다. 이 때문에 인간은 죽음을 한사코 마음속에서 밀어내려고 하지 않나, 그런 생각이 듭니다.
어차피 인간으로 태어나 반드시 죽을 운명이라면, 죽음에 대해 받아들이고, 그 이후의 삶이 어떨 것인가 한번은 생각해봐도 좋을 것 같습니다. 한번 태어나 죽는 과정은 피할 수 없습니다. 스스로 죽음을 준비하고, 장례를 잘 치를 수 있도록 유족들에게 지침을 주고, 그리고 본인이 없을 때 지구상에서 있었던 이승에 대한 정리작업을 미리 준비하면 편하지 않을까요.
갑자기 사망하든, 서서히 생명을 잃든, 장례를 치러야 합니다. 그렇다면, 평소 죽음을 미리 대비하고 있다면 좋지 않을까요? 한 번뿐인 죽음, 그 죽음을 위해 준비한다면 유족들에게도 짐을 덜어줄 수 있을 것입니다.
막상 장례를 치르면, 유족들은 우왕좌왕할 가능성이 큽니다. 장례 절차와 방법 등을 미리 알았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을 것입니다. 장례 때에는 정신이 없어 상조 회사 또는 장례식장에만 의존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 때문에 살아남은 사람들은 혹시 바가지나 쓰지 않았나 내심 걱정하기도 하죠. 이러한 근심도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낸 슬픔에 비교하면 아주 조그만 일부분에 지나지 않기는 하지만….
상을 당하면 경황이 없어 당황하게 됩니다. 장례가 우선이라 상조 회사나 장례식장 관계자의 말만 따를 수밖에 없는 게 현실입니다.
죽는 것은 나이 순서가 아닙니다
삶은 무한하지 않습니다. 누구나, 언젠가는 죽게 되어 있죠. 인간은 누구나 죽음 앞에서 모두 똑같습니다. 그런 측면에서 돈의 많고 적음, 사회적 지위의 높고 낮음과 관계없이 평등합니다.
그러나 잘 죽는 것은 다른 문제입니다. 두려움과 공포에 떨다 죽을 수도 있고, 편안하게 살아왔던 삶을 정리하고 생을 마칠 수 있습니다. 사람이 죽어가는 마지막 모습은 다 다릅니다. 어떤 태도로 삶을 정리하느냐에 따라 값진 삶이 될 수 있고, 무의미하게 죽음을 맞을 수도 있습니다.
요즘 웰빙(Well-being) 못지않게 웰다잉(Well-dying)이 중요한 화두로 등장했습니다. 품위 있는 죽음, 웰다잉에 관심이 커진 것이죠.
웰다잉은 나이와 상관없이 준비해야 합니다. 젊다고 해서 죽음이 늦게 찾아오는 것은 아닙니다. 예고 없이 닥칠 수 있습니다. 오히려 죽음 준비를 빨리 시작할수록 좋습니다. 그 이유는 마음을 비우고 나면 삶을 더 긍정적으로 살아갈 수 있기 때문이죠. 잘 죽는 것이 잘사는 방법입니다.
티베트 불교는 죽는 순간 우리의 마음 상태를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긍정적인 마음을 가지고 죽는다면 다음 삶은 나을 수 있고, 부정적인 마음으로 죽게 된다면 내세의 삶은 좋지 않다고 합니다. 죽음도 긍정적으로 생각하라는 의미입니다.
죽음은 끝이 아니라 또 다른 삶의 시작입니다. 웰다잉은 죽음을 떠올리면서 현재 잘 사는 방법을 깨닫는 과정입니다. 죽음 준비 교육은 죽음을 이해하고 더 가치 있게 살 수 있도록 합니다. 오히려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줄여줍니다. 삶을 긍정적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는 자극제라고 할 수 있죠.
죽음연구 권위자인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1926~2004) 박사는 죽음을 앞둔 환자의 반응을 5단계로 설명했습니다. 죽음의 5단계는 부정과 고립-분노-협상-우울-수용의 과정이라는 것입니다.
1단계 : 자신은 결코 죽지 않을 것이라며 죽음을 부정하는 단계입니다.
2단계 : 죽어야 한다는 사실에 대해 분노합니다.
3단계 : 어떻게 해서든 생명을 연장하고자 타협합니다.
4단계 : 더 이상 회복 가능성이 없다고 느끼면서 우울증에 빠집니다.
5단계 : 이러한 과정을 겪은 뒤 환자는 이제 자신이 죽는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게 됩니다.
공감이 가죠?
내세에 대한 확고한 믿음이 있다면 죽음이 두렵지 않을 것입니다. 내세가 있다고 상상해보세요. 죽음에 대한 공포는 크게 줄어들 것입니다. 오히려 현재의 삶에 대한 진지한 성찰이 있게 되면서 더 알찬 삶을 살아갈 수 있습니다.
내세의 아름다운 미래를 꿈꾸는 것이 웰다잉입니다.
죽음은 누구에게나 예외 없이 찾아옵니다. 사람에게도, 동물에게도 마찬가지입니다. 사람과 동물의 가장 큰 차이점은 사유(思惟) 여부입니다. 사람은 생각할 수 있어 죽음을 미리 준비할 수 있지만, 동물은 그렇지 않죠.
죽음을 준비하기 위해서는 일단 마음의 준비가 있어야 합니다. 마음이 준비된다면, 죽음을 쉽게 받아들일 수 있고 두려움도 한결 완화될 것입니다. 죽기 이전에 이승에서 다른 사람들과 해묵은 감정을 정리하거나, 아름다운 작별을 통보할 수 있습니다. 죽음 준비 교육을 받는다면, 더할 나위 없겠습니다. 종교를 가지거나 자녀에게 추억을 남길 흔적을 남기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버킷리스트나 임종 노트를 작성하는 것도 평생을 돌아보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다음으로는 몸의 준비입니다. 마음속으로 죽음을 받아들였다면, 몸으로 앓고 있는 병에 대한 고통도 다소 줄일 수 있습니다. 어떻게 하면 잘 죽을 수 있을까, 웰다잉을 생각할 필요가 있습니다.
몸이 심하게 아프다면 연명치료를 계속 받을 것인가, 아니면 연명치료 없이 편하게 죽음을 선택할 것인가, 결정해야 합니다. 장기 기증, 시신 기증과 같은 다른 사람들을 위한 아름다운 선행도 베풀 수 있습니다. 몸과 마음의 준비가 되었다면, 유산, 상속, 유언 등과 같은 법적인 준비를 하면 됩니다. 그리고 자신의 부고 기사를 미리 써보는 것은 어떨까요?
죽음, 마음먹기에 달렸습니다
죽음은 두려운 일입니다. 세상을 떠나야 하기 때문이죠. 죽음을 앞두고 대부분 사람은 공포에 떨며, 죽으려 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죽음의 저승사자가 점점 다가올수록 어떻게 마음을 가지느냐가 중요합니다.
죽음을 받아들이고 편안히 세상을 끝내려는 사람은 공포감이 덜 할 것입니다. 반면 무서워 떨기만 하고 어떻게든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조금 더 살아야겠다고 생각하면, 삶에 많이 집착하게 되죠. 자연스럽게 공포감도 더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어쩔 수 없는 일입니다. 누구나 삶에 집착하는 것은 당연한 현상입니다. 쉽게 삶을 포기하는 사람은 거의 없으니까요.
죽음을 쉽게 받아들이는 사람, 그렇지 않고 삶을 끝까지 붙들려는 사람, 크게 이렇게 두 부류를 주위에서 많이 봅니다. 대부분 후자의 사람이 많습니다.
그런데 이해할 수 없는 것은 전자, 즉 죽음을 쉽게 받아들이는 사람입니다. 이 사람들은 세상에 대한 미련이 없거나 현재의 삶이 고달파 빨리 떠나고 싶은 마음이 많기 때문일 것입니다. 아니면, 다른 세상에 있을지도 모르는 사랑하는 사람을 보기 위해 이승을 빨리 떠나려고 하는 것 아닐까요?
아무튼, 죽음이 다가온 사람에게 마음의 준비는 무척 중요합니다. 어떤 마음을 가지느냐에 따라 받아들이는 감정의 깊이도 다르니까요. 이 세상 말고 다른 세상이 있다고 믿는 사람들, 예를 들어 내세를 믿는 사람들은 현세보다 내세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기도 합니다. 죽음이 한결 두렵지 않죠. 오히려 평안하게 이 세상을 버리고 저세상에 대한 보이지 않는 희망을 품게 됩니다. 그것은 종교의 힘일 것입니다. 저는 많이는 아니지만, 가끔은 이런 분들을 봤습니다. 죽음도 초월한 것 같은 믿음이라고 할까요.
종교에서 말하는 내세관을 한 번 살펴보겠습니다.
불교에서는 삼세(三世)라고 하고, 기독교에서는 천국이라고 합니다.
삼세는 삼제(三際)라고도 합니다. 과거세(過去世, 과거·전세·전생)와 현재세(現在世, 현재·현세·현생)와 미래세(未來世, 미래·내세)를 합친 개념입니다. 널리 알려진 대중적인 내세관으로는 크게 세 가지가 있습니다.1) 주로 종교·신비주의·밀교·형이상학에서 유래하죠.
1) 위키백과.
첫째, 육체가 죽은 후 영적인 세상 또는 영역(spiritual realm)에서 계속해 삶을 이어간다는 내세관입니다. 기독교·유대교·이슬람교 등의 내세관이 이렇습니다.
둘째, 육체가 죽은 후 일정 시간이 지나면 다시 이 세상으로 태어난다는 것입니다. 육체가 죽은 후 그 개인이 재탄생하기까지 머무르는 특정한 장소가 있는데, 이 장소를 사후 세계 또는 저승이라고 부릅니다. 불교·힌두교·고대 이집트 종교·피타고라스주의·영지주의·헤르메스주의 등은 이러한 재탄생 내세관을 믿습니다.
셋째, 육체의 죽음과 동시에 그 개인은 영원한 소멸(eternal oblivion)에 이르게 된다는 내세관입니다. 유물론의 관점에서 바라본 내세관이죠.
여러분은 어떤 내세관을 믿으세요?
품위 있는 죽음을 원하세요?
어떻게 하면 품위 있는 죽음을 맞을 수 있을까요?
평소에 죽음을 꾸준히 준비하면 ‘웰다잉(Well-Dying)’을 할 수 있습니다. 품위 있는 죽음이 될 수 있는 것입니다. 아름다운 죽음은 미리 준비하는 죽음입니다. 갑자기 예고 없는 죽음은 가족과 주위 사람들을 슬프게 합니다. 아파 시름시름 앓다가 죽으면 미리 죽음을 준비할 수 있지만, 어느 날 불현듯 찾아오는 죽음은 불행을 가져올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미리 죽음 준비를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아름다운 죽음을 맞기 위해서는 죽음이 언제나 누구에게나 닥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죽음을 미리 준비한다면 더 아름다운 죽음이 되지 않을까요?
아름다운 죽음은 욕심을 없게 만듭니다. 세상을 아등바등 살 필요 없이 사랑과 봉사로 살아갈 수 있게 합니다. 나의 삶을 긍정적으로 만드는 효과도 있습니다. 죽음을 준비하는 사람은 죽음을 편안하게 받아들입니다. 자신의 인생을 충분히 정리하고 홀가분하게 세상과 작별할 수 있게 합니다.
삶의 마지막을 가족과 함께 보낼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살 수 있는 병은 치료하는 것이 맞지만, 치료가 어려운 말기 환자는 완치에 집착하는 것보다 아름다운 죽음을 맞이하는 것도 어쩌면 필요할지 모릅니다.
살아있을 때 하루라도 의미 있는 삶을 살아가는 것이 더 소중합니다.
죽음도 삶의 과정 중 하나입니다
죽음 준비 교육에서는 죽음도 하나의 삶이라는 사실을 가르쳐줍니다.
‘죽음도 삶의 과정 중 하나다!’
참 역설적인 것 같습니다.
죽음은 누구나 반드시 겪어야 합니다. 태어나는 것도, 결혼도, 늙어가는 것도 모두 하나의 삶의 과정입니다. 그리고 인생의 맨 마지막 과정이 죽음입니다.
우리는 흔히 아이들의 돌, 결혼 등에 많은 준비를 합니다. 특히 성스러운 예식인 결혼을 위해 꽤 오랫동안 준비과정을 가집니다. 본인은 물론이고 자녀들의 결혼은 신경을 많이 쓸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정작 가장 중요한 죽음은 준비하지 않습니다. 죽음이라는 단어는 금기의 대상이 아니라 하나의 삶과 직결된 것입니다. 일상에서 받아들여야 할 거룩한 삶의 마무리라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노년층뿐만 아니라 청소년층도 죽음에 대해 정확히 알고 나면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생명의 소중함과 의미를 가슴 깊이 새길 수 있는 기회로 작용할 것입니다. 죽음을 준비하고 편안한 죽음을 맞이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죽음 준비 교육입니다.
“죽음의 인식으로부터 삶은 가치 있게 시작된다.”
알폰스 데켄(Deeken) 교수의 말입니다.
교육을 통해 죽음을 제대로 인식한다면 삶의 의미는 더욱 값질 수 있습니다. 죽음을 결코 두려워 말고, 교육을 통해 하나씩 알아보세요. 그러면 삶이 조금씩 변화가 있을 것입니다.
죽음의 공포를 줄일 해법은?
종교가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이 죽음을 받아들이는 것에는 차이가 있습니다. 종교에 의지해 내세관이 투철한 사람은 의외로 죽음에 집착하지 않고 받아들이려 합니다. 내세에 대한 믿음 때문에 두려움이 덜한 것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물론 종교가 있다고 해서 모두가 죽음을 두려워 않는다는 것은 아닙니다. 누구나 죽음은 두려울 수 있지만, 종교가 있어 공포를 줄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아직 종교가 없는 사람들은 한 번 종교를 가져볼 만도 합니다. 자신이 믿는 신의 존재가 불안감을 덜어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종교가 있으면 소유에 대한 개념도 없어질 수 있습니다. 어차피 죽으면 모든 것을 놓고 가기에 물질에 대한 욕심이 줄어들 수 있습니다. 그러면서 삶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게 하며 사람에 대한 미움과 원망도 없어질 수 있는 것입니다. 욕심, 탐욕, 집착은 만병의 근원이 될 수 있습니다.
편하게 마음을 가지세요! 그리고 자신이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종교에 귀의해보세요. 그러면 마음이 훨씬 편해질 것입니다.
종교를 가진 사람들은 평소 삶과 죽음에 대한 성찰의 시간을 충분히 가지고 있어 죽음에 대한 긍정적인 믿음이 있습니다.
한 사찰에서는 ‘내생 체험관’을 만들어 죽음과 관련한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유언장을 쓰고 관속에 들어가 뚜껑이 덮인 상태로 한참 동안 죽음을 체험하는 프로그램입니다. 오히려 죽음에 대한 인식변화를 주는 프로그램입니다. 템플스테이에서도 유서 쓰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시행하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죽음을 두려워하면서도 죽음 이후의 세계에 대해 끊임없이 관심을 보입니다. 사후 세계에 관한 생각은 종교의 영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불교에서는 죽음을 단멸(斷滅)로 인식하지 않습니다. 죽음이란 삶의 연장선이며 기본개념은 윤회 사상에 기초를 두고 있죠. 사람이 죽으면 다시 다른 몸으로 태어난다는 것입니다. 불교에서 죽음은 현재의 몸에서 다시 다른 몸으로 옷을 갈아입는 것으로 이해합니다.
유교에서는 조상숭배를 통해 존재의 영원함을 이야기합니다. 죽음으로서 모든 게 끝나는 것이 아니라 자손을 통해 대를 이어감을 의미한, 존재의 영원성을 강조하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기독교에서의 죽음은 의로운 자들에게는 영원한 천국으로 들어가는 문이라고 했고, 예수를 믿지 않는 사람은 영생에 참여할 수 없다고 주장합니다. 진정한 그리스도인은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천국으로 향하는 새로운 시작이라고 생각합니다. 독실한 그리스도인은 ‘죽음’보다 ‘죽음 이후’의 천국, 즉 ‘주님의 나라’에 관심을 더 많이 기울입니다.
죽기 전, 자녀와 많은 추억을 남기세요
평소 자녀와 많은 시간을 보냈다면 그 자체만으로도 소중한 추억입니다. 그러나 바쁜 생활을 하면서 자녀와 시간을 충분히 가지지 못한 사람들이 많습니다. 저도 물론 마찬가지입니다.
그런데, 덜컥 생명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사망 선고를 받는다면 어떻게 될까요? 본인도 답답하지만, 제일 먼저 가족이 떠오를 것입니다. 배우자는 물론 자녀들에게 아쉬움이 많을 수밖에 없습니다. 가족의 죽음 앞에서 남은 가족이 겪는 감정의 무게도 가늠조차 어렵습니다. 남은 생(生)의 시간이 짧으면 짧을수록 가족들의 안타까운 마음은 깊어질 것입니다. 그럴수록 가족, 특히 소중한 자녀들과 많은 추억을 남기도록 해보세요.
대한민국에도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 출생)의 은퇴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습니다. 이들의 은퇴는 많은 걸 변화시키고 있죠. 요즘은 100세 시대라고 해서 수명이 늘어난 것에 대한 기대도 있지만, 사람들은 삶을 아름답게 마무리하려는 웰다잉에 관심이 더 많죠. 자녀에게 짐이 되지 않기 위해 상속과 묘지 준비 등 장례 준비, 유언장 작성과 같은 것을 미리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삶과 함께 마무리도 아름답게 하려는 경향이 많아졌습니다.
고령화 사회인 일본도 몇 년 전부터 베이비붐 세대인 ‘단카이(團塊) 세대’(1947~49년 출생)를 중심으로 ‘종활(終活·슈카쓰)’ 열풍이 시작되었습니다. 인생의 종말을 미리 준비하는 것입니다.
특히 자녀와 소중한 시간을 자주 가지지 않았다면, 지금이라도 자녀에게 추억을 남겨야 합니다. 가족보다 더 소중한 것은 없다는 걸, 아시죠?
죽기 전 꼭 해야 할 버킷리스트(bucket list)
사람의 목숨이 무한하다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사람 일생의 최종 종착역은 누구나 ‘죽음’입니다. 인생을 정리하면서 그동안 미처 하지 못했던 일을 마무리하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것은 인지상정입니다. 특히 죽음을 선고받은 사람들은 더 그렇습니다. 죽기 전 마지막으로 이승에서 하고 싶은 일을 적는 버킷리스트는 가치 있는 일입니다. 버킷리스트는 죽기 전에 해보고 싶은 일들을 적는 목록입니다.
예전에는 의사가 환자에게 사망 선고를 내릴 때, 대부분 가족에게만 말하고 정작 환자 본인에게는 말하지 않았습니다. 환자가 얼마 살지 못한다는 말을 듣고 나약해질 수 있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일종의 배려였죠. 환자의 심리적 충격을 줄이기 위해 환자 본인은 모르게 가족들에게만 말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그렇지 않습니다. 설문 조사를 보면 본인이 직접 알아야 한다는 대답이 95%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는 것 만을 보고도 알 수 있죠. 환자의 남은 생 스스로 정리할 수 있도록 하는 차원에서 사망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을 알릴 필요가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야만 그동안 본인이 하지 못했던 것, 해보고 싶었던 것을 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삶이 얼마 남지 않은 사람에게는 앞으로 남은 시간이 더 소중할 수밖에 없으니까요.
예를 들어 몇 개월밖에 살 수 없다는 선고를 받으면 작별을 위해 주변 사람들에게 편지를 보내는 방법도 있습니다. 이별의 편지를 보내면서 자신을 한번 돌아볼 수 있고 인생의 버킷리스트도 파악할 수 있죠.
앞으로 가장하고 싶은 일 10가지를 적어보세요. 그중에 가장 중요한 것부터 차례대로 순서를 매기세요. 그리고 난 뒤 하나씩 실천해보는 것입니다.
2011년 일본에서 개봉된 다큐멘터리 영화‘엔딩 노트’는 위암 선고를 받은 아버지의 버킷리스트 실현과정을 그리면서 가족과 삶의 소중함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죽는 과정이 고통이 아니라 하나씩 정리하고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던 거죠. 의미 있는 죽음을 스스로 만든 것입니다.
죽음을 앞둔 사람이 꼭 아니더라도 평소 하고 싶은 일을 적은 뒤 이를 실천하는 것도 삶을 살아가는 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엔딩 노트 = 삶의 회고 노트’
엔딩 노트(ending note)는 죽음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일생을 회상하며,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를 적는 노트입니다. 꼭 죽음을 앞두고 쓰는 것은 아닙니다. 삶을 살아가면서 인생의 의미를 되새기며, 앞으로 어떤 가치로 살 것인가를 보여주는 자기 다짐이라 할 수 있습니다.
자신이 생각하는 버킷리스트, 연명치료, 장기 기증, 유언, 장례 방법, 유품처리 등 죽음과 관련한 의지를 보여주는 기록입니다. 특별한 양식은 없고, 법적 효력을 가지는 문서도 아닙니다. 엔딩 노트는 일종의 유언장이지만, 가족에게 특별한 유품이 될 수 있습니다. 얼마나 더 잘 살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고민보다, 얼마나 더 잘 죽을 수 있을까에 대한 생각입니다. 오늘이 내 삶의 마지막이 될 수 있다는 생각으로 하루하루를 정리하고, 앞으로 삶에 대한 계획을 세우는 ‘오프닝 노트(opening note)입니다. 자연스럽게 가족에게 자신이 남기고 싶은 말이 뭔지, 마지막 순간 병상에 누웠을 때 어느 수준까지 어떤 치료를 받을지, 유산은 어떻게 나눌지, 인간관계는 어떻게 풀지 생각을 가다듬게 합니다. 엔딩 노트는 현재의 중요함을 알려주는 매개체입니다. 지나온 세월을 정리하고 앞으로 어떤 가치를 중시하며 살아갈 것인지를 엔딩 노트에 담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지난 삶을 반성하고 새로운 마음으로 자신을 다잡기 위해 엔딩 노트를 써보세요. 자신의 임종을 미리 생각게 과거를 회상하고, 미래를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생각하는 게 좋지 않을까요?
개인의 사적인 문제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사적인 내용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도록 기록한 ‘엔딩 노트’를 출원한 사람도 있습니다. 지난 삶을 모두 기록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습니다. 영정용 사진을 부착할 수 있는 공간, 이름과 생년월일, 주소, 연락처, 신체 사항 등을 기록할 수 있는 이력, 삶의 발자취, 결심, 장례계획, 유언 내용, 사후처리 목록 등을 쓸 수 있도록 했습니다. 미리 죽음을 준비하자는 것입니다. 말 그대로 엔딩 노트는 생이 얼마 남지 않은 사람들의 마지막 일기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엔딩 노트는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남길 이야기를 미리 적어두는 것입니다. 내 삶이 불과 몇 개월밖에 남지 않았다고 가정하고 지난 시절의 회고와 앞으로 계획, 그리고 죽음 이후 남겨진 사람이 처리해야 할 일들을 적습니다.
남은 사람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를 적어보세요. 자신이 살아온 인생 스토리나 남은 가족에게 남기고 싶은 이야기를 편지처럼 적어보는 것입니다.
엔딩 노트를 보면서 다시 한번 삶을 회고하는 계기를 마련하자는 차원입니다. 왜 그렇게 살아올 수밖에 없었나? 한번 생각할 기회를 마련하자는 것입니다.
일부 자치단체에서는 독거노인 돌봄 기본서비스 일환으로 자신이 죽으면 꼭 연락해야 할 사람, 수의와 영정 위치, 장례 방식, 장례에 초대할 사람, 유품 처리방식 등을 적을 수 있는 장수 노트를 만들어 나누어 준 사례도 있습니다.
삶과 죽음을 떠나 어른들의 일기장처럼 인생을 한 번 되돌아보고 앞으로 남은 일을 계획한다면, 분명 더 보람찬 여생을 보낼 수 있을 것입니다.
임종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해보세요
요즘 웰다잉 움직임이 확산되면서 임종체험 프로그램이 비교적 많이 늘었습니다. 영정사진 촬영부터 유언장 작성, 수의 착용과 입관까지 죽음의 전 과정을 실감할 수 있게 하는 과정이 만들어졌습니다. 이 체험의 기본 취지는 미래의 남은 삶을 새롭게 설계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입니다. 의미 있는 죽음을 맞이하자는 취지이죠.
이러한 체험은 영정사진 촬영, 유언장 작성, 입관체험 등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어색하지만 영정사진을 촬영하면서부터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유언장에는 그동안 가족이나 주위 사람들에게 하지 못한 말을 적습니다. 본인이 유언장에 적힌 내용을 낭독하면 일순간 울음이 터지기도 하죠. 추구한 삶의 가치와 행복에 대해 스스로 고찰하는 시간이라 할 수 있습니다. 입관체험에 앞서 자식들에게 남기고 싶은 이야기를 풀어놓기도 합니다. 가상의 묘비에 묘비명을 적는 순서도 있습니다. 모든 과정이 가상으로 진행되는 것이기는 하지만, 이러한 경험은 새로운 다짐을 하게 만드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자신의 몸을 다시 한번 생각하는 자리가 되기도 합니다.
입관체험은 임종체험의 중요한 프로그램 중 하나입니다. 수의를 입고 관속에 들어가 체험을 합니다. 관뚜껑이 닫히고 문을 못으로 박는 소리가 들리면 공포감 또는 그리움, 후회 등이 한꺼번에 몰려오기도 하죠. 그리고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는 계기가 됩니다. 5~10분 정도이지만 가상으로 죽음을 체험하면 남은 삶의 소중함을 깨닫고 더 열심히 살아가는 계기를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일부 교육 기관에서는 상술로 활용하려는 곳도 있어 순수한 임종체험 프로그램을 하는 곳을 찾아 꼼꼼히 따져봐야 합니다.
작별의 편지를 작성해보세요
삶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면 그동안 살아온 세월을 정리할 필요가 있습니다. 죽기 전에 꼭 하고 싶은 말을 미리 준비하는 것이 좋습니다. 글이나 영상 편지로 남겨놓을 필요가 있죠.
그동안 친했지만, 서로의 오해로 소원한 관계에 있었던 사람에게 먼저 연락해보세요. 그리고 용서를 구할 일이 있다면 먼저 용서를 구하세요. 화해할 일이 있으면 먼저 화해의 손을 내밀어보세요.아무리 서운한 생각이 들었던 사람도 상대방이 보내는 마지막 작별의 인사라고 생각한다면 그동안 쌓였던 감정은 모두 녹아내릴 것입니다. 떠나는 사람도 남게 될 사람도 마음이 한결 편해질 수 있습니다. 가슴의 상처를 더 이상 간직하지 않으려 하기 때문이죠.
상대방에게 마음의 상처를 입었거나 내가 상대방을 아프게 했다면 모두 푸세요. 직접 만나서 풀거나 아니면 전화로 용서나 화해를 청해보세요.
말로 풀지 못할 상황이라면 사랑하는 사람에게 이별의 편지를 써 보는 것도 한 방법입니다. 정성 들여 작성하되 말로 표현하지 못한 것을 글로 작성해보세요. 사랑하는 사람에게 말로 못다 한 내용을 글로 표현해보는 것입니다. 작별 편지를 쓰면서 삶을 다시 한번 되돌아보는 계기가 될 수 있습니다. 남아있는 사람에게 마지막으로 인생에 대한 정리를 글로 전달하는 메시지인 인 것입니다. 작별의 편지는 사랑하는 사람에게 남기는 이승에서의 마지막 기록입니다.
1) 유언의 방식
법적 효력을 인정받는 유언 방식은 자필증서 유언, 녹음 유언, 공정증서 유언, 비밀증서 유언, 구수증서 유언 등 5가지가 있습니다.2)
2) 법제처, 찾기 쉬운 생활법령정보.
① 자필증서 유언
하나라도 잘못 적으면 무효 처리돼요
자필로 작성한 것을 유언으로 인정한다는 것입니다.
자필증서에 의한 유언의 작성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자필증서에 의한 유언장을 작성하기 위해서는 유언장 전문(全文)을 직접 써야 합니다. 타인이 대필한 경우에는, 비록 유언자가 구술하였다거나 승인한 것이라 하더라도 직접 쓴 것이 아니므로 자필증서에 의한 유언으로서 효력이 없습니다.
타자기나 워드 프로세서 등의 문서작성기구를 이용해서 작성된 것도 직접 쓴 것이 아니어서 효력이 없습니다. 자기의 손으로 직접 종이의 표면 등에 문자를 적어야 하므로 복사한 것도 유언으로 효력이 없습니다. 컴퓨터로 작성한 뒤 유언자의 배우자가 이를 인정하는 도장이나 지장을 직접 찍었다고 해도 공식적인 유언으로 인정하지 않습니다. 무효입니다. 직접 적어야 한다는 말입니다. 외국어나 속기문자도 가능합니다.
자필증서 유언에서 주의해야 할 사항은 주소나 날짜를 정확히 적어야 합니다. 법원은 하나라도 잘못 적으면 유언 무효로 판결합니다. 잘 써야 하겠죠? 유언의 성립 시기를 명확히 하기 위해 유언자는 유언장의 작성 일자를 직접 써야 합니다. 유언의 성립 시기는 유언자가 유언능력이 있는 상태에서 유언했는지를 판단하는 기준시기가 되고, 여러 유언이 충돌하는 경우에 우선순위를 정하는 기준이 됩니다. 따라서 작성의 연월일을 모두 기재해야 합니다.
그렇다면 연·월만 기재하고 일의 기재가 없는 것은 효력이 있을까요? 대법원 2009.5.14. 선고 2009다9768 판결을 참조하면, 효력이 없다고 보고 있습니다. 판결문에는 「자필유언 증서의 연월일은 이를 작성한 날로서 유언능력의 유무를 판단하거나 다른 유언증서와 사이에 유언 성립의 선후를 결정하는 기준일이 되므로 그 작성일을 특정할 수 있게 기재해야 한다. 따라서 연월만 기재하고 일의 기재가 없는 자필유언 증서는 그 작성일을 특정할 수 없으므로 효력이 없다.」라고 판결을 내렸습니다.
다만, 반드시 연월일을 명시하지 않더라도, 음력이나, 몇회 생일, 혼인일 등 정확하게 연월일을 알 수만 있으면 됩니다.
자필증서 유언에서는 주소와 성명을 직접 써야 합니다. 유언자의 주소를 유언장에 직접 써야 하는데, 주소는 유언장의 작성지가 아니라 유언자의 주소를 말합니다. 주소는 반드시 주민등록법에 따라 등록된 곳이 아니라도 생활의 근거 되는 곳이면 됩니다.
유언자의 주소는 반드시 유언 전문과 동일한 종이에 기재해야 하는 것은 아니고, 유언증서로서 일체성이 인정되는 이상 그 전문을 담은 봉투에 기재해도 좋습니다(대법원 1998. 5. 29. 선고 97다38503 판결).
성명은 가족관계등록부상의 성명에 한하지 않고, 유언자가 통상 사용하는 아호·예명·별명 등 유언자가 누구인지를 가리키는 것이면 됩니다.
유언장을 작성했으면 유언장에 유언자의 인장 또는 도장으로 날인(捺印)해야 합니다. 날인하는 인장 또는 도장은 자신의 것이면 되고, 행정청에 신고한 인감이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날인은 무인(拇印)에 의한 경우에도 유효합니다. 무인이란 도장 대신 손가락에 인주 따위를 묻혀 지문을 찍는 것으로 흔히 손도장 또는 지장이라고도 하죠.
유언자의 날인이 없는 유언장은 자필증서에 의한 유언으로 효력이 없으므로, 자필증서의 방식으로 유언할 때에는 반드시 유언장에 날인해야 한다는 점을 유의해야 합니다(대법원 2007.10.25. 선고 2006다12848 판결 참조).
자필증서 유언은 다음과 같은 예에 따라 자필로 작성합니다.
유 언 장
나 홍길동이 죽으면 다음과 같이 처리해 주기 바랍니다.
1. 부동산 A는 장남에게 상속한다.
2. 은행에 예금된 약 2,000만 원은 장녀에게 상속한다.
3. 경기도 여주에 있는 땅(000면 000번지)은 처에게 준다.
4. (서울시 000구 000동 000번지)는 나의 차남 땅임을 인지한다.
5. 유언집행자는 000로 한다.
6. 장례식은 간소하게 하며, 시신은 화장해서 납골당에 안치하기 바란다.
2020. 08. 25.
서울시 종로구 수송동 000번지
유언자 홍길동 (인)
※ 위 유언장에서의 법정유언 사항은 1~5이다.
※ 위 유언장에서의 6(장례 또는 매장에 관한 사항)은 유언장에 정하여도 유족 또는 상속인에게 법적으로 강제되는 사항은 아니다.
유언장을 다 쓰고 난 뒤 나중에 수정할 내용이 있어 유언장의 내용을 변경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이미 작성한 유언장에 문자의 삽입, 삭제 또는 변경할 때에는 유언자가 이를 직접 쓰고 날인해야 합니다(「민법」 제1066조 제2항).
유언증서에 문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