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은이의 말|말실수를 줄이면 인생이 달라진다
1장 • 우리는 왜 말실수를 할까?
말은 내면의 심리를 반영한다
입으로 드러나는 마음의 상처
말실수를 부르는 성급한 판단의 오류
상대의 마음을 함부로 예단하지 말자
내 마음속에 저장된 잘못된 말습관
말실수노트|적재적소 센스 있게 말하는 법
2장 • 관계를 망치는 말실수
발 없는 말이 천 리 간다
내뱉은 말은 주워 담을 수 없다
공든 탑을 무너트리는 치명적인 한마디
내 사람도 적으로 만드는 말실수
솔직함이 독이 될 수 있다
말실수노트|첫마디는 ‘당신’이 아닌 ‘나는’으로
3장 • 말실수, 되돌릴 수 없을까?
누구나 말실수를 한다
실수인지 모르는 게 가장 위험하다
최대한 빨리 인정하고 사과하라
말실수를 줄이기 위한 노력이 중요하다
말실수노트|말에 표정을 더하라
4장 • 마음이 가는 대로 말도 따라간다
마음의 빗장을 풀어라
말의 첫 시작이 중요하다
말도 급하면 체한다
말보다 말투가 더 중요하다
입버릇이 현실이 된다
말실수노트|전두엽을 자극하는 존댓말 효과
5장 • 말실수로 꼬인 관계, 어떻게 풀어야 할까?
너와 나의 연결고리를 찾아라
프리허그보다 힘이 센 프리리스닝
경청도 요령이 필요하다
잔소리 대신 기분 좋은 질문을 하라
망설이지 말고 당장 감사를 표현하라
자존감을 높이는 호칭의 힘
말실수노트|말에도 여백이 필요하다
‘관태기’라는 말이 있다. ‘관계’와 ‘권태기’를 합성한 신조어로 새로운 사람과 관계를 맺는 데 권태를 느끼는 현상을 말한다. 최근에는 관계를 맺고 유지하는 일에 관심이 없거나 기피하는 현대인들이 늘어나고 있다. SNS의 발달로 가상의 세계에서는 관계를 맺고 끊는 일이 쉬워졌지만 정작 현실에서는 인간관계에 대한 스트레스로 어려움을 겪는다.
새로운 사람과 좋은 관계를 형성하기 위해서는 한마디 말로써 공감대를 형성하는 게 매우 중요한데,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자칫 부담을 느껴 말실수라도 하게 되면 오히려 관계가 틀어져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 말의 유창함을 떠나서 누구나 실수로 내뱉은 말 한마디로 의도하지 않은 ‘사고’를 당한 경험이 있을 것이다.
필자는 어렸을 때부터 소극적이고 소심한 데다 목소리도 매우 작고 말수도 적었다. 그래서일까? 누군가와 대화를 나눌 때면 말을 자주 더듬고 두서도 없었다. 특히 학교에서 발표를 하는 시간이 가장 두려웠다. 반에 있던 모든 사람들의 시선이 필자에게 모이면 가슴이 두근거려서 식은땀이 나고 목소리도 떨렸다. 횡설수설하며 의도하지 않은 실언을 할 때도 있었다. 그럴 때면 자존감이 한없이 낮아졌다.
말하는 데 두려움이 있었기 때문에 무대공포증과 대인기피증에 시달렸고, 되도록 낯선 사람들 앞에서 입을 열어야 하는 자리는 피하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사회생활을 하면 할수록 낯선 공간에서 낯선 사람들을 앞에 두고 말해야 하는 상황이 많아졌고, 그럴 때마다 도망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어쩌다 떠밀려서 시작한 첫 강의는 정말 말실수의 향연이었다. 머릿속이 백지상태가 되어서 얼굴은 창백하게 얼어붙었고, 무언가 계속 떠들고는 있는데 스스로도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없었다. 시선은 자꾸 청중을 피해 시계로 향했다. 사례로 든 주인공의 이름을 잘못 발음하는 초보적인 실수까지 연발했고 사람들의 표정은 점점 굳어졌다.
강의를 마친 뒤, 스스로에게 실망도 많이 하고 부족한 준비에 대한 후회도 밀려왔다. 그래서 다시는 이런 ‘실수’를 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그때 찾은 방법이 바로 ‘말실수노트’였다. 시험 공부를 할 때 오답노트를 작성해본 경험은 누구나 있을 것이다. 오답노트는 틀린 문제를 적는 노트를 말하는데, 문제를 틀린 이유를 정확하게 이해하기 위해 오답노트를 작성한다. 오답노트를 통해 자신이 어떤 실수를 했는지, 어느 부분을 몰랐는지, 더 자세히 알아둬야 할 사항은 무엇인지 스스로 체크하는 습관을 가지면 비슷한 문제를 틀릴 확률이 크게 줄어든다.
필자는 그때부터 성공적인 말하기를 위해 말실수노트를 작성했다. 어느 부분에서 말실수를 했는지 해당 단어나 문장을 떠올려서 적고, 왜 그러한 말실수가 나왔는지 구체적인 이유도 함께 적었다. 앞으로 말실수를 예방하기 위해 해야 할 노력에 대해 고민하고 동시에 적극적으로 원인을 분석한 것이다. 오답노트가 틀린 문제를 다시 틀리지 않게 해주듯이 말실수노트를 통해 같은 말실수를 다시 반복하지 않을 수 있었다.
예를 들어 “FMRI라는 첨단장비를 이용해 얼굴 표정을 인식하는 실험을 했습니다. MRI라는 장비는 많이 들어보셨을 텐데, FMRI에서 앞에 붙은 ‘F’는 ‘얼굴Face’을 의미합니다.”라는 말을 했을 때, 여기서 말실수는 ‘기능적 자기 공명 영상FMRI ; Functional Magnetic Resonance Imaging’에서 앞 글자 ‘F’가 어떤 단어의 약어인지 잘못 설명한 것이다. 말실수노트에 해당 문장을 적고 “얼굴 표정을 인식하는 실험에서 나온 첨단장비였기 때문에 FMRI에서의 ‘F’가 얼굴을 뜻하는 ‘Face’일 것이라고 잘못 생각했다.”라는 식으로 말실수가 나온 이유를 적는다. 그다음 앞으로 예방하기 위해 해야 할 일로 “모르는 용어는 추정하지 말고 정확한 사전적 의미와 함께 무엇의 약자인지 확인하고 정보를 제공하자.” 라고 적는다.
이렇게 말실수를 줄이기 위해 말실수노트를 작성하다 보니 스스로의 취약점을 파악할 수 있었고, 문제점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었다. 연습을 통해 보완을 하니 말하기에 대한 두려움도 점차 사라졌다. 무대공포증과 대인공포증도 자연스레 극복되어 타인과 관계를 맺고 유지하는 일도 수월해졌다. 낯선 곳에서 낯선 사람들을 만나도 이제는 준비된 자신감으로 목소리에 힘을 실어 또박또박 하고 싶은 말을 할 수 있게 됐다. 말실수만 줄였을 뿐인데 인생이 달라진 것이다.
말실수를 줄이면 논리적으로 설득력 있게 말할 수 있으며, 상대방의 입장을 고려하는 공감하는 말하기도 수월해진다. 실제로 말실수를 줄이니 비즈니스뿐만 아니라 일상에서도 변화가 찾아왔다. 말을 할 때 한 번 더 생각하는 습관이 생겼고, 중요한 자리일수록 불현듯 찾아오는 사고처럼 말실수가 항상 자신의 입 주변에 도사리고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두었기에 결코 방심하지 않게 됐다. 그러자 남편과의 관계, 가족과의 관계, 지인과의 관계, 비즈니스에서의 관계가 좋아져 스트레스가 줄고 매일매일이 행복해졌다. 정말 인생을 바꾼 작은 변화였다.
이제는 낯선 곳에서 낯선 사람을 만나는 일이 즐거운 일상이 되었다. 사람들 앞에 당당히 설 수 있게 되었다. 말실수를 줄이면 인생이 달라진다. 이 책을 통해 여러분도 놀라운 변화를 체험할 수 있기를 바란다.
전창현
감추고 싶은 속마음이 무의식중에 입 밖으로 튀어나오는 것을 ‘프로이트의 말실수’라고 한다. 끊임없이 내면을 다스리려는 노력이 필요한 이유다.
두 아들이 있다. 어머니는 첫째 아들이 새벽 2시가 되도록 밖에 있다 돌아오자 이렇게 말했다.
“어휴, 너는 왜 허구한 날 그 모양이니?”
어머니의 핀잔에 첫째 아들은 마음이 상해 대답도 하지 않은 채 휙 자신의 방으로 들어갔다. 얼마 지나지 않아 둘째 아들이 집에 들어왔다.
“다녀왔습니다.”
“아이고, 이제 왔니? 우리 아들! 오늘도 일이 많았구나. 얼른 들어가서 쉬렴.”
“네, 어머니.”
똑같은 상황이지만 두 아들을 대하는 어머니의 태도는 말투에서부터 확연히 차이가 난다. 오히려 둘째 아들이 더 늦게 집에 들어왔는데도 어머니의 말투는 첫째 아들을 대할 때보다 더 따뜻하다. 왜 다른 것일까? 어머니는 평소 첫째 아들의 행동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래서 어머니의 불편한 속마음이 말로 표현된 것이다. 반면 둘째 아들에 대한 어머니의 말에는 ‘인정’과 ‘신뢰’가 담겨 있다. 속마음은 내색하려 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말로써 드러난다.
감추고 싶은 속마음이 무의식중에 입 밖으로 튀어나오는 것을 ‘프로이트의 말실수Freudian slip’라고 한다. 프로이트의 말실수란 의도하지 않게 속마음을 들켜버리는 말을 하는 것을 뜻하는데, 지그문트 프로이트Sigmund Freud는 이를 억압된 무의식이 의식에 개입해서 발생하는 사고로 보았다. 우리가 평소에 자주 저지르는 말실수는 보통 이렇게 남에게 감추고 싶은 생각을 무의식중에 밖으로 드러내는 데서 시작된다. 프로이트는 이를 두고 억눌러야 할 생각이 입 밖으로 표출됨으로써 난처한 지경에 이르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둘째 아들에 대한 어머니의 말에는 ‘인정’과 ‘신뢰’가 담겨 있다.
속마음은 내색하려 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말로써 드러난다.
드러나면 곤란해지는 말이 제멋대로 마음속에서 튀어나와 말실수가 된다는 뜻인데, 결국 누구도 말실수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뜻과 같다. 속마음, 즉 개인의 의식 상태에 따라 입에서 나오는 말이 달라지면서 관계를 망칠 수도 있는 것이다.
인생태도에 따라말과 행동도 달라진다
심리학에서 많이 쓰이는 교류분석의 창시자 에릭 번Eric Berne은 속마음에 따라 인생태도도 4가지로 나뉜다고 설명한다. 사람들은 저마다 다른 인생태도를 가지고 있는데 자신과 타인에 대한 관점에 근거해 크게 4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자기긍정형’은 자신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유형이며, 반대로 자신에 대해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유형은 ‘자기부정형’이다. ‘타인긍정형’은 타인과 세상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유형이고, 반대로 ‘타인부정형’은 타인과 세상에 대해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유형이다. 이러한 4가지 관점으로 4가지 인생태도를 설명할 수 있다.
▲ 에릭 번의 4가지 인생태도
자기긍정형과 타인긍정형의 영역에 위치한 ‘제1의 태도’는 서로 상생하고 협력하는 유형으로 자신뿐만 아니라 타인에게도 좋은 에너지를 주는 기분 좋은 말투와 언어를 사용한다. 제1의 태도를 가진 사람은 자신과 타인을 격려하고 감사의 표현을 자주 사용한다.
‘제2의 태도’는 자기부정형과 타인긍정형의 영역으로, 문제 상황을 회피하려 하는 경향이 있으며 타인과 자신을 자주 비교해서 자신감이 결여되어 있다. 자책하고 후회하는 말투와 언어를 사용한다.
‘제3의 태도’는 자기긍정형과 타인부정형의 영역으로, 문제 상황에서 독선적이고 배타적이며 이기적인 모습을 보인다. 남을 억압하고 무시하며 자신의 주장만 고집하는 경향이 있고, 타인의 말을 들으려고 하지 않는다. 타인에게 상처를 주는 말투와 언어를 사용한다.
‘제4의 태도’는 자기부정형과 타인부정형의 영역으로, 문제 상황에서 어찌할 바를 모르는 모습을 보이며 자주 자포자기한다. 남에게 상처를 받고 또 자신도 남에게 상처를 주는 악순환이 이어지거나, 어떠한 시도도 하지 않는 허무주의적인 태도를 보인다.
에릭 번의 4가지 인생태도를 바탕으로 스스로를 되돌아보자. 자신은 어떤 영역에 속해 있고, 스스로에 대해 어떤 관점을 갖고 있는가? 우리 내면의 심리가 어떻게 작용하느냐에 따라 똑같은 상황이라도 말과 행동이 다르게 나온다. 자신과 타인에 대해 긍정적인 사람은 자신감이 넘치며 말하기를 즐기고 여유를 부릴 수 있다. 하지만 자기 자신에게 부정적인 사람은 제2의 태도와 제4의 태도를 지니고 있어 말해야 하는 상황을 회피하거나 어찌할 바를 모르는 모습을 보인다. 자신감이 떨어지니 무슨 말을 해야 할지도 모르겠고 타인과의 대화가 공포의 순간이 된다. 이러한 경향이 심해지면 대인기피증, 무대공포증을 앓을 수도 있다.
말은 내면의 심리를 반영한다. 그래서 말실수를 줄이기 위해서는 자신과 타인을 바라보는 관점을 긍정적으로 만들어야 한다. 올바른 인생태도가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끊임없이 내면을 다스리려는 노력이 필요한 이유다.
영화 <오베라는 남자>에서 왜 오베는 거친 말투로 상대를 몰아붙이는 걸까? 마음의 상처가 입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2016년에 개봉한 스웨덴 영화 <오베라는 남자>에는 주인공 오베의 삶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어느 날 오베는 누군가에게 줄 꽃 1묶음을 골라 계산대에 올려놓는다. 점원이 싱긋 웃으며 가격을 알려준다.
“50크로나예요.”
“무슨 소리야? 35크로나잖아!”
오베는 꽃 2묶음을 70크로나에 판매한다는 쿠폰을 보여주며 화를 냈다. 2묶음에 70크로나니까 1묶음은 그 반값인 35크로나라는 계산이었다.
“2묶음을 사야 그 가격에 드려요.”
“난 1묶음만 사고 싶다고! 계산도 못해? 70의 반은 35잖아!”
“1묶음의 가격은 50크로나고, 그 쿠폰은 2묶음을 70크로나에 드리는 거예요.”
“이게 말이 돼?”
결국 오베는 씩씩 화를 내며 2묶음을 구입한다. 오베는 계속 투덜거리며 어디론가 걸음을 재촉한다. 그는 비석 앞에 꽃다발을 놓으며 혼잣말을 하다 집으로 향한다. 이번에는 다른 누군가가 인사를 건넨다.
“안녕하세요, 오베. 별일 없으시죠?”
“남의 일에 무슨 상관이야! 별일 있을 게 뭐가 있어? 쓸데없는 참견 말고 할 일이나 해!”
오베의 말투는 매우 거칠고 까칠하며 무섭다. 그에게는 모든 사람들이 바보, 멍청이일 뿐이다. 오베는 고집불통이며 세상에 불평불만이 많다. 왜 거친 말투로 상대를 몰아붙이는 걸까? 오베는 원래부터 나쁜 사람이었을까?
오베는 아내를 무척이나 사랑했다. 그녀와의 첫 만남을 잊지 못하고 두 번째, 세 번째 만남을 위해 노력한 결과 결국 결혼까지 할 수 있었다. 그런데 그런 그녀가 6개월 전 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그리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43년 동안 다닌 직장에서 하루아침에 해고를 당했다.
오베의 마음은 상처투성이가 됐다. 그래서 닫힌 마음이 입으로 드러나 거친 말을 쏟아낸다. 늘 폭언에 가까운 말실수를 되풀이했고, 이웃들은 그를 ‘노망난 노인’이라고 불렀다.
오베처럼 마음에 입은 상처는 쉽게 치유되지 않는다. 그래서 마음이 스스로 치유될 때까지 기다리지 못하고 상처를 빨리 덮고 가리기 위해 애쓸 때가 많다. 특히 나에게 중요한 사람이나 중요하다고 느끼는 부분에서 상처가 생기면 그것은 강력한 정신적 충격, 이른바 트라우마trauma가 된다.
작가 데이비드 스콧David Scott은 “상처가 오래되면 분노로 발전하는 법이다.”라고 했다. 마음속에 상처와 분노가 쌓이면 애정과 존경은 설 자리를 잃는다. 그래서 마음의 상처를 회피하기보다 상처와 직접 마주할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다. 그 용기의 시작은 마음의 상처를 함께 있는 상대에게 털어놓는 것이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Joannes Paulus II는 “닫힌 마음이 가장 끔찍한 감옥이다.”라고 했다. 처음에는 마음의 상처를 드러내는 일이 힘들겠지만 시도해보면 마음이 뻥 뚫리는 기분이 들고 누군가 내 편이 됐다는 안도감이 생길 것이다.
마음에 입은 상처는 쉽게 치유되지 않는다.
상처와 분노가 쌓이면 애정과 존경은 설 자리를 잃는다.
오베 역시 영화 종반부에는 사람들에게 마음을 열기 시작했다. 고양이에게는 좋은 친구가 되었고, 이웃의 아이들에게는 따뜻한 할아버지가 되었으며, 그토록 원망하고 앙숙이었던 친구와도 눈빛을 교환하며 화해한다. 닫힌 마음을 활짝 열게 된 오베는 웃으며 이렇게 말한다.
“사는 게 이런 거구나!”
마음의 상처가 치유되면 세상과 사람을 대하는 관점이 부드러워진다. 닫힌 마음으로 오롯이 마음의 고통을 혼자 감당해야 했는데, 친구가 생기고 응원해주는 사람이 생기면 자연스레 마음의 상처도 치유된다. 더 이상 사람도 세상도 적이 아니라는 걸 깨닫게 된다. 그런 깨달음이 있기 전까지는 누구도 믿을 수 없다는 방어기제가 생기면서 말도 거칠어지고 험해진다.
마음의 상처로 힘들 때일수록 누군가가 먼저 다가와서 도와주길 기다리지 말고 먼저 마음을 열고 다가가보자. 그리고 마음의 상처를 더 이상 꽁꽁 싸매지 말고 누군가에게 털어놓으려는 시도를 해보자. 조금씩 상처가 아물고 치유되면서 입에서 튀어나오던 실언도 줄고, 말투 역시 매력적으로 변하게 될 것이다.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히고 자신의 생각과 상대방의 입장에 대한 생각을 정리해서 말하는 습관을 가지면 성급한 판단의 오류를 줄일 수 있다.
점심 약속이 있어 약속 장소에 가기 위해 건물 안으로 걸어가고 있었다. 그때 저 멀리 앞서 걸어가는 사람이 눈에 띄었다. 걸음걸이와 키, 옷차림이 딱 봐도 필자의 친언니였다. 반가운 마음에 “언니!”라고 외치며 달려가는데, 아뿔싸 다른 사람이었다. “죄송합니다.”라는 한마디와 함께 민망함에 고개도 들지 못하고 얼른 자리를 피할 수밖에 없었다. 친언니의 겉모습과 비슷한 사람을 보고 착각한 것이다.
‘착각錯覺’은 ‘섞일 착’과 ‘깨달을 각’이 합쳐진 말이다. 어떤 사물이나 사실을 실제와 다르게 지각하거나 생각하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가 눈으로 보고 귀로 들은 것이 실제로는 비슷한 모습, 비슷한 소리일 수도 있으며, 그동안의 경험을 통해 머릿속에 저장된 고정관념이 착각을 하게 만드는 요인일 수 있다.
백화점에서 옷을 둘러보던 한 중년의 남성이 상품의 가격을 물었다. 그러자 점원의 시선이 질문을 한 중년의 옷차림으로 향했다. 중년의 남성은 허름한 옷을 입은 채 수염이 덥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