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부모가
될 것인가?
성공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면 입이 벌어질 만큼 놀라운 동시에 이런 생각도 든다. ‘어째서 세상 운은 다 저들 차지인 걸까?’
사소한 실천으로 인생을 변화시키는 ‘한번 하기의 힘’을 다룬 전작, 『나는 고작 한번 해봤을 뿐이다』를 집필하면서 그간의 궁금증을 어느 정도 풀 수 있었다. 그들도 시작만큼은 미비했다. 대단한 재능이 있어 보이지도 않았다. 다만 그 자리에서 할 수 있는 일을 했을 뿐. 운은 언제나 행동하는 사람의 편이라는 진리를 그들은 몸소 보여주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갈증이 채워지지 않았다. 그들에게 남들이 모르는 성공 요인이 더 있지는 않을까. 닥치는 대로 자료를 긁어모았다. 위인전과 평전은 물론 인터뷰, 신문기사, 때로는 직접 기고한 글까지. 그 숱한 자료들 속에서 자주 등장하는 인물이 있음을 발견했다. 바로 유년기와 청소년기에 영향을 끼친 부모들이었다. 그중에서도 몇몇은 자신의 부모에 대해 상당히 비중 있게 언급한다.
어머니는 늘 말씀하셨습니다. “네가 그 사람의 입장이라고 생각해봐라.” 어린 시절 그 간단한 개념을 제대로 이해했을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 말은 항상 내 머릿속에 남아 있었습니다.1
_버락 오바마(전 미국 대통령)
변덕쟁이였던 나에게 조금도 강요하거나 명령하지 않은 부모님이야말로 나의 가장 위대한 선생님이었습니다.2
_보리스 파스테르나크(『닥터 지바고』의 저자)
특별함과 부족함, 그 사이의 부모
그렇다면 성공한 그들의 부모는 모두 훌륭한 사람들이었을까. 그들의 부모를 하나로 묶을 수 있는 공통점이 있을까. 나의 두 번째 의문이었다.
한 사람이 성장하며 성공에 이르기까지에는 부모 말고도 무수히 많은 변인이 존재한다. 남다른 재능을 길러준 선생님이나 어려울 때 힘이 되어준 친구처럼 타인과의 좋은 관계일 수도 있고, 사람을 강하게 만드는 역경이나 우연찮게 찾아온 기회일 수도 있다. 성공한 사람들의 부모라고 해서 이런 다양한 요인들을 누를 만한 보편적인 공통점을 가지고 있지는 않았다.
예를 들어 『대지』의 작가 펄 벅이 전쟁고아들을 위해 재단을 설립하고 스스로 많은 아이의 양어머니가 된 것은 어린 시절의 경험과 관련이 있다. 선교사인 아버지는 너무 바빴고 부모 간에는 거의 대화가 없었다. 펄 벅은 제대로 재능을 펼쳐보지 못하고 산 어머니의 삶을 답습하고 싶지 않았다. 그런 생각들이 그녀를 작가의 세계로 이끌었다.
과연 펄 벅의 부모가 특별한 능력을 가졌다거나 자식에게 좋은 영향을 끼쳤다고 볼 수 있을까. 아니면 자식의 재능을 알아차리지 못했다고 핀잔받아야 마땅할까.
대부분의 부모들은 펄 벅의 부모처럼 어떤 면에서는 훌륭하고 어떤 면에서는 조금 부족한, 그 중간 어딘가에 존재한다.
그러나 자식이 부모에게 좋은 영향을 받은 게 분명하다고 말한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그들이 직접 밝히는 이야기에 조금 더 귀를 기울여보자.
그들은 왜 부모에게 감사하다고 말할까?
아버지가 내게 끼친 영향에 대해서는 아무리 감사의 마음을 가져도 부족할 따름입니다.3
_스티브 워즈니악(애플 공동 창립자)
저는 키도 작고 못생긴데다 어려서부터 구루병을 앓아 체구가 왜소하고 등이 굽었습니다. 다행히 저는 아버지로부터 좋은 영향을 많이 받았어요. 아버지의 말씀은 인생철학이 되었습니다.4
_알프레드 아들러(심리학자)
아버지, 다음에 누군가 아버지에게 진짜 그 빌 게이츠가 맞는지 물어보면 “그렇다”고 대답하시기 바랍니다. 아버지는 또 한 사람의 빌 게이츠가 간절히 되고 싶어 하는 모든 걸 갖추신 분이니까요.5
_빌 게이츠(마이크로소프트 창립자)
이들은 한결같이 “제가 잘된 것은 다 부모님 덕분이에요”라고 말하는 듯하다. 듣기만 해도 기분 좋아지는 말 아닌가. 자녀의 성장에 긍정적인 역할을 한 중요하고도 특수한 타인, 그것이 바로 우리가 원하는 부모의 길이 아닐까.
이 책에서는 이렇듯 부모에 대한 ‘감사’를 공개적으로 표현한 자녀를 주요 대상으로 삼았다. 부모 스스로 밝히는 양육 이야기보다 성공한 자녀가 직접 밝히는 감사의 이유를 더 신뢰할 수 있다고 생각해서다. 부모가 직접 “나는 아이를 이렇게 키웠다”라고 말하는 것보다 훨씬 편견이 적고 객관적이기 때문이다.
아이를 큰 인물로 키우는 것만이 부모의 성공이라고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평범한 아이가 큰 인물로 성장하기까지의 과정, 그 시기의 어디쯤에 존재하는 부모 그리고 부모에 대한 감사를 강조하는 자녀. 이 사이의 함수관계를 살펴보는 일은, 부모로서 내 아이를 어떻게 키울 것인가에 대한 시사점을 얻는 여정이 될 것이다.
아이의 잠재력을 깨운 평범한 부모들의 이야기
위대한 인물들에게도 불우한 시절은 있었고, 그들 또한 처음부터 탁월한 능력을 보이지는 않았다. 그들에게 좋은 영향을 끼친 부모 역시 스스로를 평범한 부모라고 말한다.
가령 스티븐 스필버그의 어머니는 “어쩌면 나는 아들을 방관한 거나 마찬가지”라고 말하기도 했다. 스티브 워즈니악이 더할 나위 없이 감사해하는 아버지 역시 무언가 가르쳐줄 때면 매우 심드렁했고, 진로와 관련해 별다른 조언도 하지 않았다. “내 인생은 부모님의 결과물”이라고 말하는 가수 제이슨 므라즈의 아버지는 공사장을 전전하는 하층 노동자였는데, 평생 자식에게 한 의미 있는 조언이라고는 “네가 하고 싶은 일을 하길 바란다”는 게 전부였다.
이 책에는 출중하지 않아도 또는 악조건 속에서도 아이의 잠재력을 깨운 평범한 부모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보이지 않는 선생님’이 된 이들의 이야기를 통해 부모에게 진정 필요한 덕목이 무엇인지 해답을 찾고자 했다. 특히 숨은 재능을 일깨운 부모와 자식 간의 상호작용에 집중했고, 그 결과 다음 두 가지 키워드를 찾아냈다.
인간의 욕구에 집중하면 아이의 재능이 깨어난다
첫 번째 키워드는 ‘잠재력’이다. ‘인간의 잠재력은 어디까지인가?’라는 질문은 학자들 사이에서 여전히 논쟁 중이다. 대표적으로 ‘유전 대 환경’ 논쟁은 수천 년간 이어져왔다. 유전주의자들은 타고난 재능에, 교육자들은 환경에 방점을 둔다. 나는 환경 쪽에 손을 들고 이 책을 쓰기 시작했다. 많은 이들이 말하는 실증 사례 때문이다. 과학자보다는 교육자의 관점으로, 교육에서 시사점을 찾자는 게 이 책의 기획 의도다.
등장하는 인물들은 ‘모두’ 앞날이 막막하거나 별 볼일 없는 시절을 거쳤다. 의도적으로 방향을 정해놓고 자료를 조사하지는 않았다. 오히려 어려서부터 탄탄대로였던 경우를 찾는 일이 훨씬 어려웠다. 그들의 존재는 인간의 무한한 잠재력을 증명하는 강력한 증거다. 과연 인간의 성장에서 고정된 것 혹은 필연이라고 부를 만한 게 얼마나 있을까. 이 책을 통해 아이의 잠재력에 대한 믿음이 높아졌다면 나의 목표는 일단 달성한 셈이다.
이 책에서 풀어낼 두 번째 키워드는 ‘욕구’다. 우리의 잠재력을 깨우는 것은 욕구다. 잠재력이 엔진이라면 엔진을 일하게 만드는 연료가 바로 욕구다. 이 연료는 인간이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으며, 다만 사람마다 크기가 다르다. 왜 그런 차이가 생기는지는 본문에서 자세히 살필 예정이다.
이론의 근거는 대표적인 현대 동기 이론으로 손꼽히는, 에드워드 데시 교수의 ‘자기결정성 이론’을 활용했다. 자율성, 유능성, 관계성의 세 가지 보편적 심리로 요약되는 이 이론은 수십 년간 사회 각 분야로 뻗어나가고 있다.
인간이라면 가지고 있는 욕구를 중요한 위치로 올려놓는 일은 잠재력 개발에 필수다. 사람들은 흔히 자신을 가리켜 이렇게 말한다. “나는 누가 이래라 저래라 하는 걸 싫어하는 편이야.”(자율성), “나는 무언가에 꽂히면 한동안 몰입하는 성향이 있어.”(유능성) 그런가 하면 인생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사람이 누구냐고 물어보면 이렇게 답한다. “내가 방황할 때에도 곁을 지켜준 가족과 친구들이 떠올라.”(관계성) 자신을 사랑하고 믿어주던 사람을 꼽는 것이다.
자율성은 자기 스스로 결정하고 행동하려는 욕구다. 욕구 중의 으뜸이라고 할 수 있다. 유능성은 어제보다 성장하고자 하는 욕구이며, 관계성은 남들과 잘 지내고 싶어 하는 욕구다. 이 세 가지 욕구는 누구에게나 있다. 인간이라는 존재의 고유성은 결코 보편성이라는 울타리를 넘지 않는다. 다양한 사례를 조사하며 얻은 기쁨이 있다면 이런 보편성의 발견이다. 인간의 무한한 잠재력은 바로 인간이기에 누릴 수 있는 특권이다.
진리는 아이러니하게도 사람들이 흔히 하는 말에 있다. 가령 ‘네가 좋아하는 일을 하라’는 말은 다소 진부하게 느껴지지만 수천 년간 이어져온 격언이다.
관찰자로서, 이야기꾼으로서, 진실의 추적자로서 뻔함을 뻔하지 않게 증명하는 일이 나의 미션이라고 생각한다. 부모의 역할과 영향력에 대해 막연히 가졌던 생각에 어느 정도 근거를 제공할 수 있다면 미션 성공이다. 이제 본격적으로 여행을 떠나보자.
2018년 2월
김민태
태어난 지 3년이 되면 아이들은 발달의 전환기를 맞는다. 언어, 신체, 감정 조절, 타인의 마음 읽기 수준이 비약적으로 높아지며, 그동안 자녀를 아기라고 여겼던 부모를 수시로 놀라게 한다. 우리 나이로 5세. 대부분의 아이들은 유치원에 다니기 시작한다
이때는 자연스럽게 학습에 눈을 뜨는 시기이기도 하다. 부모 역시 자연스럽게 아이의 미래에 눈을 뜬다. 진짜 부모 노릇은 이때부터다. 자녀를 무엇이든 잘하는 아이로 키우고 싶은 ‘마음’을 마치 속물인 양 비난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부모가 되어보지 않은 사람일 것이다. 미래는 알 수 없어도 우리 아이만큼은 잘해냈으면 하는 게 평범한 부모들의 바람 아니겠는가.
이때가 되면 아이들이 세상에 갖는 호기심만큼 부모들도 끝없는 질문을 하기 시작한다. 우리 아이에게 타고난 재능이 있을까? 커서 어떤 사람이 될까? 평범한 사람이 될까? 세상을 바꾸는 사람이 될까? 아니면 그 중간 어디쯤에 있을까?
1년에 약 1억 3000만 명이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에 얼굴을 알린다. 매 초 4명, 하루에 무려 35만 명이나 된다. 내 아이도 이 거대한 무리 가운데 하나다. 세상에 평범한 아이란 없다고 하지만 가늠조차 어려운 숫자를 직면하노라면 허황된 꿈을 좇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실제로 훗날에 아인슈타인이 되고, 피카소가 되고, 모차르트가 되고, 오바마가 되는 아이들은 극소수다. 계절 변화의 순리처럼 이에 대해 의심할 사람은 없다.
그런데 왜 ‘어떤 아이들’은 그 극소수의 인물로 자라날까? 이 지점에서 부모라면 지나칠 수 없는 호기심이 생긴다. 그 아이들에게는 정말 타고난 ‘재능’이 있었을까?
먼저 신이 준 재능을 지니고 태어났다고 일컬어지는 아이들, 즉 신동에 대해 이야기해보자. 그중에서도 모차르트는 으뜸 중의 으뜸이다. “모차르트는 머릿속에서 작곡을 끝냈기 때문에 다른 음악가들과 다르게 악보가 깨끗했다.” “바이올린이 8분의 1음 정도 낮게 조율된 걸 알아차렸다.”
어린 모차르트에 대한 찬사는 셀 수 없을 정도다. 다만 사실 관계가 확인되지 않은 이야기들도 많다 보니 모두 믿기는 어렵다.1
모차르트의 아버지 레오폴트 모차르트(Leopold Mozart)는 아들에 대해 이런 기록을 남겼다. “다섯 번째 생일을 하루 앞둔 1761년 1월 26일 저녁 9시 30분, 미뉴에트와 트리오를 30분 만에 다 익혔다.”
모차르트는 3세 때 누나가 배우고 있던 피아노곡을 바로 쳐내며 일찌감치 재능을 드러냈다. 그의 아버지는 궁정음악가라는 경력도 포기한 채 아들의 매니저로 나섰다. 모차르트가 6세 되던 1762년부터 10년 동안 그들은 해마다 유럽의 국경을 넘었다.
어느 나라를 가든 어린 모차르트는 화제를 뿌렸고, 30대에 접어들면서부터는 ‘지난날의 어떤 인물도 능가할 수 없다’는 최고의 평가를 받는다.
‘세상을 바꾼 위대한 음악가’인 모차르트에게 만약 ‘타고난 재능’이 없다면 어땠을까? 이런 도전적인 질문이 나온 것은 최근 일이다.
‘1만 시간의 법칙’으로 유명한 심리학자 앤더스 에릭슨(K. Anders Ericsson)은 천재 음악가의 신화에 흠집을 낼 만한 의문을 제기한다. “정말 타고난 절대음감이 있을까요?” 많은 사람들은 절대음감을 천부적 재능의 정점으로 여긴다. 그러나 그는 다음 두 가지 점에서 생각해볼 거리를 던진다.
첫째, 절대음감이 아주 어린 시기에 음악 교육을 받은 사람들에게서만 나타나는 이유는 무엇인가?
둘째, 절대음감은 왜 중국어와 같은 ‘성조’ 언어 사용자에게서 빈번하게 나타나는가?
이 두 가지 사실은 타고난 영역이 아닌 환경의 문제다. 그렇다면 절대음감은 노력하면 가능하다는 이야기일까? 일본의 심리학자 사카키바라 아야코(榊原彩子)는 2~6세 사이 어린이 24명을 대상으로 실험을 했다. 아이들로 하여금 도쿄의 음악 학교에서 하루에 몇 분씩 피아노 음을 식별하는 교육 프로그램을 이수하게 했다. 그리고 1년 반의 시간이 흘렀다.
그 결과 놀랍게도 연구에 참여한 모든 아이가 절대음감을 갖게 됐다. 그중 일부는 1년도 걸리지 않았다. 아야코는 1만 명 중 한 명만 타고난다는 절대음감이 후천적인 노력으로 만들어질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해냈다. 적절한 환경과 훈련이 수반되면 거의 모든 사람이 절대음감에 도달할 수 있다는 강력한 증거였다.2
사카키바라 아야코의 실험 결과를 염두에 두고 다시 모차르트 이야기로 돌아가보자. 모차르트는 여느 음악가와는 남다른 환경에서 자랐다. 아버지는 작곡가이자 궁정 악단의 부악장이었다. 그 덕에 집에는 거의 모든 악기가 있었다. 아들만큼 유명하지는 않았지만 『바이올린 연주법』이라는 책을 쓸 정도로 꽤나 알아주는 교육자였다.
모차르트에게 아버지는 교사이자 매니저였다. 그들 사이에 오간 대부분의 대화는 음악적인 것들이었다. 아버지의 질문은 늘 음악으로 향해 있었다. 아버지는 아들이 음악이 아닌 다른 데 관심 갖는 것을 허용하지 않았다. 그로 인해 모차르트는 평범한 어린이들만의 특권을 누리지 못했다.
아버지에게 시간은 곧 돈이었다. 눈보라가 휘몰아쳐도 마차를 몰았다. 여행은 즐거움을 주기도 했지만 고된 일에 더 가까웠다. 10세도 안 된 아이는 누나와 함께 덜컹거리는 좁은 마차에 앉아 수십 시간을 달려야 했고, 몇 달이 걸리는 출장도 견뎌야 했다. 그런 강행군 속에서 건강에 문제가 없으면 오히려 이상한 일이었다. 아이들은 긴 여정에서 천연두를 포함해 당시 퍼져 있던 온갖 질병을 앓았으며, 늦은 시간까지 계속되는 공연으로 걸핏하면 지쳐 나가떨어졌다. 전문가들은 모차르트의 이른 죽음에 가혹한 스케줄이 어느 정도 영향을 끼쳤으리라고 입을 모은다.
이번에는 절대음감의 또 다른 신화 베토벤에 관한 이야기다. 베토벤 역시 어릴 때부터 유능한 음악가로 인정받은 인물이다. 궁정의 테너로 활약했던 베토벤의 아버지 요한 베토벤(Johann van Beethoven)의 꿈은 베토벤을 제2의 모차르트로 만드는 것이었다. 모차르트의 아버지처럼 신동이라는 이슈를 앞세워 돈을 벌어보고 싶었던 것이다.
아버지의 교육은 거의 학대 수준이었다. 베토벤은 4세 때부터 매일 8시간씩 피아노와 바이올린을 연습했다. 아버지는 자고 있는 아들을 깨워 아침까지 피아노를 치게 하기도 했다. 연주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즉시 매를 들었고, 어떤 날은 지하실에 가두기까지 했다. 음악에만 집중하라며 11세 무렵에 학교를 자퇴시키는 바람에 베토벤은 평생 산수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
베토벤과 모차르트의 어린 시절에는 크게 두 가지 닮은 점이 있다.
첫째, 일반인의 상상을 뛰어넘는 강도 높은 조기 교육을 받았다. 음악사에서 이보다 격렬한 훈련을 오랫동안 꾸준히 받아 온 사람은 없었다. 냉정히 말해서 두 음악가는 어릴 때부터 아버지의 엄격한 음악 교육에 의해 ‘키워진 신동’이었다.
둘째, 베토벤과 모차르트의 아버지 모두 수준 높은 음악가이자 교육자였다. 아버지가 과외 교사처럼 매일 얼굴을 마주하고 직접 아이를 가르쳤다. 18세기에 이런 특혜를 누릴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있었겠는가.
과연 이들을 타고난 천재라고 부를 수 있을까? 모차르트의 초기 작품이 비범하지 않다는 것은 노력의 중요성에 대한 또 다른 시사점이기도 하다. 모차르트는 35년이라는 짧은 생애 동안 600편이 넘는 작곡을 했는데, 후기로 갈수록 작품의 완성도가 높다. 그의 가장 빛나는 작품은 후기인 20대에서 30대에 만들어진 것들이 대부분이다.
모차르트 자신도 이런 사실을 부정하지 않았다. 그가 아버지에게 보낸 편지들 가운데 이런 내용이 있다. “사람들은 내 예술이 쉽게 만들어진다고 오해하고 있습니다. 그 누구도 나만큼 작곡하는 데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작곡에 대해 많이 생각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내가 연구하지 않은 음악의 거장은 아무도 없습니다.”3
세간의 평가와 달리 모차르트는 자신의 성취가 상당 부분 노력에서 빚어진 것이라고 고백한다.
사람들은 흔히 자신에게 없는 뛰어난 재능을 가진 사람을 보면 주저 없이 그를 천재라고 말한다. “타고난 게 분명해.” “어머니의 재능을 물려받은 거야.” “농구를 할 수밖에 없는 운명이야.” 이런 말을 듣는 천재들은 우리 주위에 수없이 많다. 아무 포털 사이트나 들어가서 ‘천재’라는 키워드를 입력해보라. 셀 수 없이 많은 천재들의 목록이 뜰 것이다.
천재에 대한 우리의 믿음은 너무도 강력해서 따지고 말고 할 것도 없다. 한마디로 ‘그냥’ 그런 거, ‘원래’ 그런 거다. 왜 이런 믿음이 수천 년간 지속되어 왔을까? 거기에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고 생각한다.
첫째, 사람들은 영웅과 천재 이야기를 좋아한다. 사람들은 어떤 일이든 막힘없이 쉽게 해결하는 그들을 보면서 대리 만족이라는 쾌감을 느낀다. 이런 심리를 잘 아는 작가들은 첨삭을 통해 은연중에 사실을 과장하거나 왜곡시킨다. 모차르트 일화 가운데 확인되지 않은 이야기가 꽤 많은 것도 그런 이유 중 하나이리라.
둘째, 천재의 존재는 나의 부족한 부분을 아주 쉽게 메워준다. ‘난 천재가 아니니까’라고 단정 짓는 순간 마음이 편해지면서 그들을 목표로 삼을 이유가 사라진다. 내가 부족해서가 아니라 그들이 넘볼 수 없는 능력을 가지고 태어나서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야기꾼들은 재미를 위해 사실을 과장하기도 한다. 하지만 대상이 역사적 인물이라면 신중해야 한다. 거장이라 불리는 사람들이 그 자리에 오르기까지의 여정을 노력이 아닌 운명이라고 단정해버린다면 그들의 노력을 폄하하는 것이 될 테니 말이다.
실제로 거장들은 언제나 노력을 강조한다. 절대음감 실험을 통해서, 또 후대에 등장한 뛰어난 음악가들이 계속해서 증명해보이듯이 모차르트와 베토벤은 더 이상 ‘먼 곳의 이상향’이 아니다.
천재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한 앤더스 에릭슨은 오히려 ‘절대음감을 발전시킬 수 있는 능력’이 타고난 재능이라고 정의한다. 그리고 모든 인간은 이런 재능을 가지고 태어났다고 말한다. 이는 타고난 재능에 대한 부정이 아니라 과장에 대한 부정이며, 인간 잠재력에 대한 무한 긍정이다.
독일의 저널리스트인 크리스토프 드뢰서(Christoph Drösser)는 음악에 대한 연구물을 다각도로 고찰한 후 『음악 본능』이라는 책을 펴냈다. 이 책에서 그는 “모차르트 음악의 성숙기를 21세라고 볼 때, 과할 정도의 조기 교육과 피나는 연습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뒤늦게 성과를 낸 것이 아닌가”라고 반문한다. 그러면서 “누구에게나 음악성이 있다”고 결론 내린다.4
『우리 안의 천재성』의 저자이자 저널리스트인 데이비드 솅크(David Shenk)는 오랫동안 천재를 만나 취재하고 연구해왔다. 그는 유전과 환경을 가산적(유전+환경) 관계가 아니라 상호적(유전×환경) 관계로 도식화한다. 곱하기는 더하기가 따라갈 수 없는 거대한 수를 만들어낸다. 환경, 즉 노력이 훨씬 더 중요하다는 뜻이다.
정리하면 타고난 능력에 대한 온갖 이야기는 매우 부풀려져 있다. 이와 관련된 믿음도 점차 많은 과학적 증거들에 의해 하나씩 깨지고 있다. 재능은 고정된 ‘결과’가 아니라 변화하는 ‘과정’이다. 따라서 자신의 능력을 한계 짓지 않는 새로운 시각이 필요하다. 그 출발은 인간의 무한한 잠재력을 인정하는 데서부터다.
“남자들은 손이 다 따뜻해?” 아이가 만 4세 무렵이던 어느 날, 내 손을 잡더니 불쑥 묻는다. 순간 깜짝 놀랐다. 말을 또박또박해서 그렇기도 했지만 아이의 논리적 추론 때문이었다. 아이는 할아버지 손을 잡은 ‘경험’과 아빠 손을 잡은 경험 간의 동질성을 발견하고 ‘남자’라는 공통분모로 묶어냈다. 아직 언어도 완성되지 않은 아이의 말이라고는 믿겨지지 않았다.
17개월(510일)
아이: 물주아(물줘), 코다(코자), 아포(아프다)··· 말문이 터졌다. 하루가 다르게 셀 수 없이 많은 단어를 쓴다.
아빠: 언어 능력이 남들보다 뛰어난 것 아닌가!
학자: 18개월 무렵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언어 폭발의 시기다.
22개월(660일)
아이: 그림을 그리던 아이가 색연필 뚜껑을 검지에 끼더니 “우산!”이라고 외친다.
아빠: 어쩌면 이렇게 창의적인 생각을 해낼 수 있을까!
학자: 아이의 뇌는 사방으로 열려 있다. 창의적이지 않은 아이는 없다.
29개월(884일)
아이: 전자책을 보고 있는데 아이가 “아빠 뭐 해?”라고 묻기에 “아빠 책 보고 있어”라고 대답했다. 일주일 뒤, 역시 전자책을 보고 있자 아이가 “아빠 책 보고 있어?”라고 묻는다.
아빠: 기억력이 예사롭지 않다. 문장을 그대로 복기해낸다!
학자: 24개월 전후가 되면 아이의 기억력은 놀라울 정도로 확장된다.
아이들이 생각보다 많은 것을 알고 있다는 사실을 부모들은 경험으로 깨닫는다. 동시에 ‘혹시 우리 아이가 천재는 아닐까?’ 하는 생각도 자연스럽게 한다. 그렇다고 그 생각을 차마 입 밖으로 꺼내지는 못한다. 눈앞에 펼쳐진 것들이 우리 아이의 탁월함인지, 모든 아이들이 거치는 보편적인 발달인지 헷갈리기 때문이다. 물론 많은 학자들의 말대로 대부분은 후자에 가깝다.
하지만 얼마나 행복한 순간인가. 다시는 오지 않을 시간이기에 부모들은 열심히 동영상의 촬영 버튼을 누르는 게 아니겠는가. 나 역시 아이의 이런 경이로운 순간들을 간직하고 있다.
에밀리 디킨슨의 시 「뇌는 하늘보다 넓다네」에 이런 시구가 나온다. “뇌는 하늘보다 넓다네/끝까지 펼칠 수 있다면/하늘까지도 담을 수 있다네/심지어 그대까지도.”
뇌 과학의 발달에 힘입어 인간의 능력은 꾸준히 증명되어 왔다. 인간의 뇌는 그 어떤 컴퓨터보다 복잡하며, 특히 아이의 뇌 속에는 어른의 두 배가 넘는 연결망이 존재한다. 어린아이의 능력에 대한 예찬은 비단 한두 학자의 주장이 아니다. 영국의 젊은 심리학자 찰스 퍼니휴(Charles Fernyhough)는 이렇게 말한다. “어린아이를 가까이에서 관찰해보면 인간이 알아야 할 모든 것을 배울 수 있다.”
세상의 모든 아기들은 천재적 능력을 가지고 태어난다. 발달 속도를 보면 얼핏 동물보다 더딘 것 같아도 기간 대비 엄청난 일을 해낸다. 아기는 태어난 지 1년이면 100여 개의 단어를 이해하고, 만 2년이면 언어 폭발기를 거치며, 만 3년이면 문법까지 터득해 문장으로 표현하는 수준에 이르고, 만 4년이면 자연스럽게 의사소통 능력을 갖춘다. 갓난아기를 키우는 부모라면 곧 마주하게 될 미래다.
태도의 측면에서 보아도 그 변화와 성장은 실로 대단하다. 주체할 수 없는 호기심으로 순식간에 집 안을 난장판으로 만들고도 아기들은 아랑곳하지 않는다. 또한 뜻대로 잘 되지 않더라도 좌절하거나 부끄러워하지 않고 다시 시도한다. 배움의 자세에 있어서 여느 과학자에 뒤지지 않는다. 아이들에게는 탐구가 곧 놀이다. 이런 과정을 통해 아이들은 하루하루 눈에 띄게 성장한다.
우리 모두가 한때 아기였다는 사실을 떠올려보자. 이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우리 모두가 능력을 가지고 태어났다는 의미다. 지금 당장 눈에 보이지 않더라도 잠재력은 누구에게나 있다는 뜻이다. 소멸되지만 않는다면 혹은 덜 훼손된다면 누구든지 이 능력을 통해 놀라운 성취를 이룰 수 있다. 평범한 사람과 비범한 사람의 차이는 본래 가지고 태어난 재능, 즉 자신을 발전시킬 수 있는 능력을 키워내느냐, 그렇지 못하느냐에 있다.
2012년, 과학계의 이목은 미국에 사는 15세 소년으로 향했다. 이제 막 고등학생이 된 잭 안드라카(Jack Andraka). 그는 ‘난제의 암’이라 불리는 췌장암을 조기에 진단할 수 있는 기술을 찾아내 일약 스타로 떠올랐다.
잭이 개발한 췌장암 진단 키트는 획기적이었다. 방법은 매우 간단해서 가느다란 종잇조각에 피 한 방울만 떨어뜨리면 끝이다. 검사 시간도 불과 5분, 검사 비용도 30원으로 기존보다 2만 6000배나 저렴하며, 무엇보다 100%에 가까운 정확도를 자랑한다.
가장 놀라운 것은 개발 방법이다. 개발 과정에서 필요했던 것은 ‘중학생 수준의 과학 지식’과 ‘인터넷 검색’ 그리고 ‘집념’뿐이었다. 잭의 연구를 지원한 마이트라 교수는 그를 가리켜 “새로운 시대의 에디슨”이라고 표현했다. 미국의 전 영부인 미셸 오바마는 2013년 대통령 국정연설의 귀빈으로 잭을 초대하기도 했다.
도대체 이 아이는 어떻게 자라났을까? 유명세를 타기 전까지 잭은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그저 그런 중학생이었다. 과학경진대회에서 몇 번 입상한 것과 외톨이적 성향이라는 점이 그를 설명할 수 있는 최대한의 특이 사항이었다. 이 평범한 소년에게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잭을 거대 프로젝트로 이끈 발단은 가족처럼 믿고 따랐던 이웃 아저씨의 죽음이었다. 아저씨는 방학 때마다 잭을 데리고 게를 잡으러 다녔으며, 그에게 숫자의 즐거움을 깨닫게 해주었고, 미래에 대한 이야기로 잭을 이끌어준 스승이었다.
“조금만 일찍 발견했다면 살았을 텐데···.” 잭은 어른들이 아저씨의 죽음을 안타까워 하며 나누는 이야기를 엿들었다. 대체 ‘췌장암이 뭔데 아저씨를 죽음에 이르게 했을까?’ 프로젝트는 지극히 소년다운 질문에서 출발했다.
잭은 인터넷을 활용해 췌장암에 대해 알아보기 시작했다. 첫 번째 의문은 ‘췌장’이란 무엇인가였다. 두 번째 의문은 ‘췌장암’이란 무엇인가였다. 지식이 쌓일수록 질문의 수준도 높아졌다. 그의 질문은 어느새 ‘지난 10년 동안 다른 많은 암들은 발생률이 낮아졌는데, 왜 유독 췌장암의 발병률은 꾸준히 증가하는가?’로 나아갔다. 알고 보니 발견 시점이 문제였다. 췌장암 환자의 85% 이상이 말기에 진단되고, 그들의 생존 확률은 2%에도 미치지 못했다.
질문은 다시 ‘그렇다면 왜 췌장암은 제때 발견할 수 없을까?’로 이어졌다. 그 답은 췌장 안의 종양을 발견하는 것 자체가 어렵기 때문이었다. 진단법은 60년 동안 개선되지 않았다. 쉽게 말해 잭의 아버지가 태어나기 전에도 같은 진단법을 쓰고 있었다는 뜻이다. 만만치 않은 비용도 문제였지만 더 큰 문제는 그럼에도 정확하지조차 않다는 데 있었다. 당시의 진단법으로는 췌장암의 30% 이상을 감지할 수 없었다.
이제 잭이 해야 할 일이 보였다. 치료보다 중요한 것은 발견이었다. 잭은 새로운 방법을 찾기로 했다. 마침 여름방학이었고 특별한 계획도 없었다. 잭은 암에 걸렸을 때 혈액에서 발견되는 8000개 단백질에 대한 데이터베이스를 얻었다. 구글과 위키피디아는 그의 좋은 친구들이었다. 그는 방에 틀어박혀 8000개의 단백질을 일일이 확인해보기로 했다.
이 과정은 무한 반복되는 단순 작업이자 미세한 변화를 확인해야 하는 섬세한 작업이었다. 잭의 말대로 “10대의 순진함이 없으면 불가능한 일”이었다.
4000번째 시도에서 잭은 드디어 췌장암을 판별할 수 있는 단백질을 찾아냈다. 메소텔린이라는 단백질이었다. 평소에는 일반적인 단백질이지만 췌장암이나 난소암, 폐암에 걸리면 혈액 안의 메소텔린 수치가 엄청나게 높아진다는 사실도 알아냈다. 지쳐 쓰러지기 직전에 이루어낸 쾌거였다.
이 메소텔린 단백질만 쉽게 발견할 수 있다면 췌장암 조기 진단이 가능할 터였다. 제대로 된 실험이 필요했다. 잭은 연구실과 기자재 지원을 얻기 위해 수백 명의 전문가에게 이메일을 보냈다. 한껏 기대에 부풀었지만 돌아오는 답변은 대부분 냉랭했다.
그러던 중, 집 근처에 있는 존스홉킨스대학의 아니르반 마이트라(Anirban Maitra) 교수로부터 연락이 왔다. “내가 도와줄 수도 있겠구나.” 이 대답은 곧 실험실을 빌려주겠다는 의미였다.
그곳에서 잭은 셀 수 없는 실패를 경험했다. 하지만 아니르반 마이트라 교수는 그에게 계속해서 시도하라고 조언했다. 마침내 잭은 메소텔린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는 종이 센서를 만들어낸다.
잭이 포기하지 않고 프로젝트를 끌어갈 수 있었던 것은 ‘어쩌면 가능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의 힘 때문이었다. 그는 췌장암 조기 진단 센서를 만들어낸 이후 한 인터뷰에서 이런 말을 했다. “내가 인터넷으로 논문을 읽고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찾았던 것처럼 10대라도 호기심을 갖고 파고든다면 인터넷만으로도 세상을 바꿀 수 있는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습니다.”
이제 우리는 잭의 성공 요인이 무엇인지를 가늠할 수 있다. 그것은 과학적 지식도 아니고 인터넷 검색 능력도 아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열정이다. 꺼지지 않는 호기심이 계속해서 그의 열정에 불을 지폈다. 그 힘은 어디서 나왔을까.
일요일 새벽 2시 30분. 세상을 바꾸는 위대한 발견을 해낸 잭은 주차장에서 졸고 있는 엄마를 향해 전력 질주했다. 두 모자는 모두가 잠든 밤에 마음껏 소리쳤다. 이때가 잭이 기억하는 인생 최고의 순간이다.
잭이 쓴 책 『세상을 바꾼 10대, 잭 안드라카 이야기』를 보면 곳곳에서 중요한 단서가 발견된다. 그중 빼놓을 수 없는 대목은, 잭의 곁에는 언제나 그를 지켜보는 부모가 있었다는 사실이다.
잭은 췌장암 진단법을 만들어내기 직전의 상황을 다음과 같이 기억한다.
“잭, 좀 황당무계한 생각 아니냐?” 아버지의 표정이 썩 밝지 않았다. “그만큼 했으면 됐어. 이젠 그만둘 때도 됐잖니. 아니면 다른 목표를 세우든가.” 어머니의 말은 사실상의 포기를 의미했다. 부모들도 지쳐가고 있었지만 무엇보다 그들은 자식이 상처받을 일을 걱정하고 있었다. “네가 정말 췌장암을 진단하는 새로운 방법을 찾은 게 맞다면 그 수많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