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출간작 <귀명사 골목의 여름>은, 소년 가즈와 신비한 소녀 아카리의 기묘한 이야기를 담은 동화로, 일본 아동문학계 거장 가시와바 사치코의 판타지 작품이다. 작가의 첫 작품인 <안개 너머 신기한 마을>은,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의 바탕이 된 작품으로 회자되었고, 1975년 초판 발행 이후 50여 년 동안 독자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국내 번역서는 2003년 처음 소개되었는데, 오랫동안 절판되었다가 드디어 복간본으로 나온 것이다.
아빠의 권유로 여름방학 동안 '안개 골짜기 마을'에서 지내게 된 주인공 리나. 아빠가 준 피에로 우산의 안내를 받고 무사히 마을에 당도해, 피코토 할머니의 저택에 머무르게 된다. 스스로 일해서 번 돈으로 하숙비를 내야 한다는 할머니의 말에 마을 내 책방, 도자기 가게, 장난감 가게에서 차례로 일한다. 별난 마을 사람들, 입이 험한 앵무새 등과 만나며 신비한 일들을 체험하는데…
작가의 뛰어난 필력이 돋보이는 이 책은 읽는 내내 한 편의 애니메이션을 보는 것처럼 동화 속 세계가 눈앞에 그려진다. 연령을 초월해 누구에게나 사랑받을 만한 판타지 동화로, 한 번 잡으면 놓기 힘들 만큼 흡입력이 강하다. 2003년 초판 번역서를 소장하고 있는 독자라면, 새로운 번역과 일러스트를 비교하며 읽는 재미도 느껴볼 수 있을 것이다. 완전히 다른 결의 <귀명사 골목의 여름>은 가시와바 사치코 작가의 또 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작품으로, 함께 추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