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 북펀드는 출판사 요청에 따라 출판사 주관하에 진행됩니다.
(『두 번째 원고 2025』 에세이 발췌)
다음 기회가 이어지는 것. 계속 쓸 핑계가 생기는 것. 내가 딱 감당할 수 있을 정도의 마감을 앞둔 현재의 나는 감히, 매우 행복하다. _이준아
이준아 작가의 소설은 일상에 너무도 자연스레 스며들어 있는, 세세히 따져보면 부당하지만 보편 다수가 묵인하고 있는, 그런 무미건조한 부조리를 그린다. _경인일보, 유혜연 기자
“니 상 받는 게 대단한기가?” 나는 전혀 대단치 않은 것이라 답했다. 그건 진심이었다. 현실은 그때부터 시작이 아니던가. 새로운 문을 열면 다음 문을 향해 달려야 하는 것이다. _김슬기
김슬기 작가의 소설에는 어디서도 본 적 없는 캐릭터들이 종횡무진 날아다닌다. _브런치북 대상 심사평
유튜브와 넷플릭스를 보고 핸드폰 게임을 할 때도 실은 글쓰기가 제 삶에 같이 있다는 걸 알기에 행복할 수 있었습니다. _임희강
어렵게 태어난 세상에서 스스로를 행복하게 하는 일을 찾은 것은 행운이다. _신춘문예 당선소감, 임희강
그런데 이제는 저 밖에 누군가가 있다. 내 소설을 읽어줄 사람들이 말이다. 많지 않더라도 괜찮다. 독자가 존재한다는 건 소중하고 감사한 일이다. _권희진
누군가 제 글을 읽고 상처받기보다는 힘이 되는 글을 쓰고 싶다. _신춘문예 당선소감, 권희진
무엇이든 적당한 시간과 거리가 필요하다는 것. 그것은 소설이 알려준 삶의 태도와도 같다. _김영은
외면이 미덕인 사회, 기어이 앓으며 뜨거운 숨 내뱉는 소설들로 제 삶을 지탱했습니다. _신춘문예 당선소감, 김영은
편집자 “쓰는 일 외에도 사실 많은 사람들의 평범한 일상이 그렇게 가리어진다”
_윤설희 편집자
〈두 번째 원고〉 시리즈의 세 번째 책이 마침내(!) 출간된다. 앞서 출간된 두 권과 이번 책은 사뭇 다른 모습을 보인다. 첫 권은 디자이너의 디자인이, 둘째 권은 박새한 작가의 그림이, 이번 셋째 권은 안준 작가의 사진으로 선보인다. 다양한 모습만큼이나 다채로운 소설들을 만나볼 수 있는 믿음직한 시리즈로 꾸준히 독자에게 다가가보려 한다.
작가들의 ‘두 번째’를 포착하려는 마음은, 곧 ‘존경’이었다. 쓰는 사람은 등단 또는 출간 후에야 사회적 이름을 받는다. 쓰는 사람이 걸어가는 길을 조금 멀리서 바라보면, 등단은 아주 작은 점이다. 그 점의 여부와 관계없이 그들은 그 전에도, 이후에도 계속 쓰고 있다. ‘쓰는 행위’를 지탱하는 작가들의 나날은 투명망토를 쓴 해리포터처럼 꼭 세상에 없는 일 같기도 하다. 글 쓰는 일 외에도 사실 많은 사람들의 분투하는 평범한 일상이 그렇게 가리어진다.
주목받지 않아도 분명 거기에 있는 사람들과 그들의 하루가 세상의 더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고 믿는다. 쓰는 작가에게도, 읽는 독자에게도, 책을 만드는 사람들에게도 〈두 번째 원고〉가 당신들의 하루를 존경하는 누군가가 있다는 속삭임으로 깃들기를 바란다.
디자이너 “표지를 경유하여 입장한 독자들도 은은한 미소를 띠기를 즐겁게 상상해본다”
〈두 번째 원고 2025〉는 시리즈의 세 번째 권으로 전작과 사뭇 다른 인상의 표지를 기획했다. 1권과 2권 사이에도 변화가 있었는데, 긴 호흡으로 연속성을 쌓아야 할 시리즈의 특성상 3권에서 또다시 기존의 질서를 비튼다고? 과감하고 다소 위험 부담이 있는 결정이기도 했다. 그럼에도 변화를 감행한 이유는 이 시리즈가 가진 기획의 매력을 전면에 드러내고 싶었기 때문이다. 박수갈채를 한차례 받은 사람들을 모아 다음을 기약해준다니. “그다음엔 어떻게 되는데?”를 달고 사는 나에게는 매우 흥미로운 기획이었다. 담당자들은 전작을 작업하며 누적된 고민을 추적하며 새로운 질문을 던지고 느슨한 규칙을 정해보았다. 시리즈명을 제목으로 다시 호명하기, 작가와 작품명을 표지에 다시 노출하기, 사진이나 삽화를 주요 시각 장치로 사용하기. 이렇게 충분한 논의를 거쳐 규칙과 변화를 만드는 것, 그 과정에서 서로를 설득하고 이견을 조율하는 것 또한 디자인 업무의 범주에 주요하게 들어간다.
이번 표지 사진은 안준 작가의 시리즈 중 하나를 골랐다. 도약하는 수상한 사과 한 알을 중심축으로 삼아 제목들의 재밌고 독특한 기운이 다각도로 뻗어나가도록 배치했다. 이번 원고를 읽으며 폭소보다는 실소가 터졌고, 그러다가 눈물도 찔끔 흘리기도 했는데, 생활력이 묻어나면서도 의외성을 발휘하는 신선함이 표지 사진의 수상한 명랑함과 퍽 어울린다는 생각이 든다. 작가들이 그들의 또 다른 다음을 기약하기를, 표지를 경유하여 입장한 독자들도 은은한 미소를 띠다 책을 덮고 각자의 생활로 유유히 빠져나가는 모습을 즐겁게 상상해본다.
마케터 “물렁물렁한 사탕을 천천히 오래 녹여 먹는 감각이 느껴진다”
다섯 편의 작품은 ‘물렁함’이라는 공통의 감각을 기저에 두고 있다. 여기서 ‘물렁함’은 「에버그로잉더블그레이트 아파트」의 유기체 아파트처럼 지대가 불안정하고, 상실과 적응의 주기를 흡수한 상태를 의미한다. 소설들은 불안정한 지반 위에서 균형을 잡으려는 인물들의 간절함을 섬세하게 그려낸다. 삶을 유지하려는 그들의 집착과 과정은 꽤 쓸쓸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읽은 내내 이상한 안정감에 자주 웃음 짓곤 했다.
개인적으로 〈두 번째 원고〉라는 소설집 제목을 소리 내어 읽으면 물렁물렁한 사탕을 천천히 오래도록 녹여 먹는 듯한 감각이 느껴진다. 어제와 내일, 지금과 다음의 경계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감촉은 물렁물렁할 수밖에. 그러나 이 소설집은 독특한 특성을 지니고 있다. 입안에서 도르륵 굴러다니다 각각의 이야기가 서로 부딪히면 점점 어딘가 단단하고 매끄러운 맛이 난다. 그러니까 이 책은 어딘가 기대고 싶은 이들에게 또 다른 중력과 안정감을 선물한다. 물컹하지만 단단한, 부드럽지만 강인한 이야기들이 당신의 서재에 자리 잡을 때, 그것은 단순한 소설집이 아닌 당신 삶의 지지대로 남을 것이다.
새로운 출발의 준비를 마친 〈두 번째 원고〉가 작가 그리고 독자들의 중심이 되어 하나의 동그란 유기체로 굴러가길 바라며, 그 과정이 다음 단계로 매끄럽게 이어지길 마음 깊이 소망해본다.
소설
구르는 것이 문제 _이준아
에버그로잉더블그레이트 아파트 _김슬기
러브버그물풍선폭탄사태 _임희강
머리 기르는 사람들의 모임 _권희진
하루의 쿠낙 _김영은
에세이
물속에서 몸을 돌린 순간 _이준아
어깨에 힘을 10분의 9만 빼면 _김슬기
유성우가 반짝이는 그해 여름 _임희강
크루아상 먹는 날들 _권희진
그냥, 뭐 좋으니까요 _김영은
2024 경인일보 「하찮은 진심」으로 등단. 〈릿터〉 51호(2025/1) 「박력 있게 스파이크」와 〈문장웹진〉(2024/10) 「청의 자리」 발표.
2024 국제신문 「공존」으로 등단. 에세이 『내가 좋아하는 것들, 소설』 출간, 「동산리 히든 할매들과 만나다방」으로 12회 브런치북 프로젝트 대상 수상.
2024 강원일보 「시계를 넘어」로 등단.
2024 조선일보 「러브레터」로 등단. 〈소설 보다: 가을 2024〉에 「걷기의 활용」 발표. 〈문장웹진〉(2024/11) 「속으로 하는 말」 발표. 〈악스트〉 53호(2024/4) 「고쳐 쓰다가」 발표.
2024 한국일보 「말을 하자면」으로 등단. 『눈송이 쥐기』에 「눈송이 쥐기」 발표. 〈악스트〉 53호(2024/4) 「지금은 아닌」 발표.
2024 문장웹진 11월호 <모로> 발표, 2024 현대문학 4월호 <구호> 발표, 2024 문학창작산실 발표지원 선정작 및 브런치북 <덕산 아파트>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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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0*224mm / 무선제본 / 184쪽 / 2025년 3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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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0*224mm / 무선제본 / 184쪽 / 2025년 3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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