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가 태어나는 곳에서>는 제76회 베네치아 영화제 경쟁부문 오프닝 상영작으로 공개된 영화 <파비안느에 관한 진실>에 대한 기록인 동시에 감독 고레에다의 세계를 담은 영화론이자 자전적 영화 에세이다. 2011년부터 2019년까지, 8년에 걸쳐 배우를 섭외하고 촬영지를 헌팅하고, 시나리오를 쓰고 스토리보드를 그리며 촬영 동선을 계획하는 등 영화를 준비하고 만드는 과정에서 고레에다 감독이 공들인 A부터 Z를 담았다. 직접 찍은 현장 스케치 사진부터 촬영중 스태프들에게 보낸 새해 연하장, 어느 날의 고민을 담은 일기, 영화 <어느 가족> <브로커> <괴물> 관련 에피소드 등 고레에다 감독의 육성을 그대로 들려준다. 영화 안팎에 대한 거장의 생각을 비롯해, 영감의 원천이 된 도서와 영화 목록을 발견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무언가 만들어내는, 혹은 만들고 싶은 세상의 모든 크리에이터에게 좋은 바이블이 될 것이다.
2018/5/21 약속 시간보다 조금 늦게 이선 호크가 레스토랑에 도착했다. 일어나 악수. “죄송합니다. 애들한테 저녁을 먹이고 재우고 오느라고 좀 늦었어요. 그리고 축하드립니다. 이 타이밍에 오퍼는 거절하기 어렵네요…….” 이때, 내내 실감이 나지 않던 황금종려상의 무게 같은 것을 처음으로 느꼈다. 저녁을 먹고 왔다는 이선은 굴을 곁들여 위스키를 마시며 ‘비포’ 시리즈와 〈보이후드〉의 촬영 에피소드를 즐겁게 이야기해주었다. p.33-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