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현준 신작

공간 인간

이번 책은 거시적인 관점에서 공간과 사회가 영향을 주고받으며 발전해 온 모습을 보여 주는데, 그의 기존 책들과 달리 건축적인 요소나 특징 등 눈에 보이는 것보다는 건축이 인류와 공진화해 온 과정에 중점을 두고 큰 그림을 담아냈다.
책 속의 문장
p.148

피라미드는 나일강 상류에 위치한 채석장에서 돌을 떼어다가 하구에 있는 도시에 건축했다. 이것은 당시 이집트 파라오 정부의 통치력이 나일강 상류부터 하류까지 미쳤고, 나일강 전체가 물류 시스템으로 작동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결론적으로 이집트 사회는 피라미드 같은 거대한 프로젝트를 수행할 수 있는 정도의 경제력과 사회 통제력이 있었다는 말이다. 혹은 그 반대로 이러한 피라미드 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거대한 이집트 제국이 굴러가는 시스템이 만들어졌다고 볼 수도 있다.

p.213

책에는 저자의 뇌가 만든 각기 다른 종류의 정보들이 담겨 있다. 책 속 정보는 저자의 ‘생각의 유전자’라고 할 수 있다. 책을 읽으면 그 생각의 유전자들이 우리의 머릿속에 들어와 섞여서 새로운 변종 정보를 만들어 낸다. 도서관은 이렇게 독자와 저자의 머릿속에 있는 정보라는 유전자의 조합과 재생산을 가속하는 건축물이다. (…) 그리고 인간은 그런 책들을 한곳에 모아 놓는 도서관을 만들었다. 도서관은 다른 장소, 다른 시간대 사람들의 지식을 좁은 공간에 밀도 높게 담는 공간적 장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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