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따구리가 많으면 숲은 건강해진다. 오색딱따구리, 청딱따구리, 큰오색딱따구리, 쇠딱따구리 등이 나뭇결 속 해충알까지 해치운다. 입추 무렵 코로나가 다시 번지고 있다. 1년 반여 하얗게 병상에 누워 기진한 남편이 속절없이 걸려들었다. 갈바람 따라 COVID를 이겨낼 딱따구리가 날아들기를, 성령의 빛으로 기력이 회복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 시집을 엮었다.
“휘영청//기슭 따라 차오르는 고요//하늘을 고요로 적신다//그대 근처에서//스스로 그러하다”(「분청달항아리」) 내 믿음생활이, 내 삶의 하루하루가 그렇게 익어가기를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