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

헤더배너
상품평점 help

분류국내저자 > 번역

이름:홍은정

국적:아시아 > 대한민국

최근작
2024년 3월 <신을 위한 음악>

홍은정

이화여자대학교 독어독문학과를 졸업하고, 독일 베를린 홈볼트 대학교에서 음악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문화예술 교육 분야에서 일했으며, 음악 서적을 꾸준히 번역, 소개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말러를 찾아서》, 《프란츠 슈베르트》, 《베토벤》, 《젊은 예술가에게》(공역), 《음반의 역사》, 《아름다운 불협음계》, 《리트, 독일예술가곡》, 《혹등고래가 오페라극장에 간다면》, 《에트빈 피셔의 마스터 클래스》, 《그가 사랑한 클래식》, 《피아노를 듣는 시간》, 《세계의 오케스트라》, 《클래식 음악에 관한 101가지 질문》, 《지휘의 거장들》, 《음악가의 탄생》 등이 있다.  

대표작
모두보기
저자의 말

<에트빈 피셔의 마스터 클래스> - 2023년 12월  더보기

1940년대 중반부터 젊은 피아니스트들이 루체른으로 모여들기 시작했다. 음악제 주간에 열리는 마스터 클래스에 참여하기 위해서였다. 그 중심에는 스위스 바젤 출신의 피아니스트 에트빈 피셔가 있었다. 에트빈 피셔는 연주 분야의 권위자였을 뿐 아니라 긴장하거나 경직된 피아니스트에게 효과적인 트레이너이자 탁월한 치료사이기도 했다. 그가 젊은 피아니스트의 어깨를 잡으면 주춤하고 소심하던 연주가 순식간에 활기를 띠었고, 그가 건네는 격려의 말 한마디는 한계를 뛰어넘는 힘을 발휘하게 했다. 무엇보다 피셔는 자기만의 진정한 느낌을 전달하기 위한 ‘이완’의 중요성, 연주의 즐거움을 가로막지 않는 ‘편안한 숨쉬기’를 강조했고, ‘사고의 내면 세계’와 ‘경험의 깊이’를 찾는 노력이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또 말로 가르치기보다는 직접 시연하기를 좋아하여 피아노 앞에 몸소 앉는 일도 많았다. 3년간 그의 마스터 클래스에 참여한 알프레트 브렌델은 스승 에트빈 피셔를 추억하는 글을 남겼다. 그 글에는 지금도 자주 인용되는 구절이 들어 있다. “우리는 무대 위에 선, 힘줄 하나하나에 원소의 힘이 장전된 듯 탄력적이며 작은 키에 사자 같은 인상을 지닌 한 남자를 기억한다. 그가 선보이는 피아노 연주에는 야성과 온화함이 나란히 서식했으며, 악마적인 폭발 뒤에는 내면의 평화가 마법처럼 이어졌다. 정신없이 끓어오르거나 자기 안으로 침잠하는 것이 그에게는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었다.” 에트빈 피셔는 1955년 뇌졸중으로 오른쪽 약손가락과 새끼손가락이 마비되어 연주 활동을 접기 전까지 피아니스트로 이름을 떨쳤다. 그는 독일 정통파의 연주 양식을 계승하여 현대적인 피아노 주법과 표현을 확립했고 20세기 전반을 대표하는 피아니스트로 꼽힐 만큼 왕성하게 활동했다. 특히 바흐의 《평균율 클라비어곡집》 전곡 녹음을 최초로 실현한 피아니스트였다. 그의 레퍼토리는 그리 넓은 편은 아니었다. 바흐를 비롯해 모차르트, 베토벤, 슈베르트, 브람스, 슈만 등 주로 고전 낭만주의 음악에 집중되어 있었다. 그의 예술적 삶 역시 비교적 평탄하고 단순했다. 1886년 바젤에서 태어나 일찍 아버지를 여의고 1904년에 어머니와 함께 베를린으로 옮겨 그곳에서 배우고 가르치며 본격적인 연주 활동을 펼치다가 1942년에 스위스로 돌아와 말년에는 루체른 음악원에서 마스터 클래스를 이끌며 지냈다. 그의 엄격한 구도자 정신과 여유로운 예술가 정신에 매료된 차세대 피아니스트들로는 알프레트 브렌델, 파울 바두라-스코다, 콘라트 한젠, 다니엘 바렌보임 등을 꼽을 수 있다. 에트빈 피셔는 교육자와 피아니스트로서뿐 아니라 지휘자, 실내악 연주자, 가곡 반주자로도 기억되어야 한다. 1920년대 후반에는 뤼베크 음악협회와 뮌헨 바흐협회의 지휘자로 활동했고, 1932년에는 직접 체임버 오케스트라를 창단하여 연주와 지휘를 동시에 맡았으며, 피아노를 직접 연주하며 바흐, 모차르트, 베토벤 협주곡을 지휘하기도 했다. 브렌델이 “첫 음부터 마지막 음까지 완벽한 하나를 이루고 있다”라고 극찬한 바흐의 〈하프시코드 협주곡 f단조〉(BWV 1056)나 지금도 많은 사람이 호연으로 꼽는 필하모니아 오케스트라와 호흡을 맞춘 바흐의 〈브란덴부르크 협주곡 5번〉을 들어보라. 1935년부터는 엔리코 마이나르디, 게오르크 쿨렌캄프(그의 사망 이후에는 볼프강 슈나이더한)와 트리오를 결성하여 풍성한 연주를 선보였고, 엘리자베트 슈바르츠코프의 파트너로서 슈베르트 가곡을 어떻게 연주해야 하는지 모범을 보여주기도 했다. 음악 해석도 창조적인 예술이라 확신한 피셔는 예술에서의 창조와 재창조를 주종의 개념이 아닌 동등한 의미로 받아들였다. 그런 그가 강조한 것은, 실수 없는 완벽한 연주보다는 청중의 영혼을 뚫고 들어와 종교적 체험을 가능케 하는 진솔한 연주였다. 음악 해석에 관해, 해석예술가에 관해 피셔는 누구보다 확고한 생각을 지녔고 이를 위해 평생을 바쳤다. 이번 기회에 그의 소신과 생각이 담긴 책을 펴낼 수 있게 되었다. 말년에 그가 출간한 《요한 제바스티안 바흐 연구》와 《음악적 고찰》 그리고 루체른에서 한 강의와 마스터 클래스 기록들을 함께 엮어 재구성했다. 이 책을 읽으며 “어떤 완력도 가하지 않은 채 작품을 감싸 안으며 소생하게 하고 생기를 불어넣어 여러분 자신을 값지게 하고 함께 성장해나가라”라고 건네는 그의 진심에 귀 기울여보기 바란다.

가나다별 l l l l l l l l l l l l l l 기타
국내문학상수상자
국내어린이문학상수상자
해외문학상수상자
해외어린이문학상수상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