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가족
우리 집엔 멀쩡한 핸드폰 충전기가 없어요. 애완견 행복이가 어느 틈에 줄을 질겅질겅 씹어서 끊어놓았어 요. 드라이기도 마찬가지랍니다. 가죽 구두도 서너 켤레 물어뜯 어 못 신게 되었어요. 식당에서 신을 벗었다가 양말이 구멍 난 걸 발견하곤 혼자 실실 웃은 적도 있답니다.
이 모든 일들은 2013년 가을, 2개월 된 포메라니안 강아지가 우리 집에 들어온 이후 생긴 변화랍니다. 조용했던 집이 강아지 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면서 대화가 많아졌고, 웃음소리가 집안을 가득 채우게 되었지요.
어느 순간 신기하게도 강아지가 애완동물이 아니라 새로운 가 족처럼 여겨졌어요. 물론 강아지를 키우면서 힘든 일도 있지만 애교를 부릴 때는 힘들었던 기억이 눈 녹듯이 사라진답니다.
강아지와 함께 생활하면서 겪은 일을 동시로 쓰게 되었는데 한 두 편 쓰다 보니 30여 편을 훌쩍 넘기게 되었어요. 아들딸이 어 릴 때 동물을 좋아해서 10여 종류의 애완동물을 키웠었지요. 그 때를 생각하며 병아리, 이구아나, 고슴도치, 토끼, 햄스터, 고양 이, 달팽이, 개미 따위에 관한 동시도 썼어요.
현재 우리나라 전체 인구 열 명 중 한 명이 애완동물을 키우고 있다고 해요. 그러다보니 애완동물을 하나의 가족 구성원으로 받 아들이는 변화가 오고 있어요.
하지만 애완동물을 키우다가 여러 가지 이유로 버리는 경우가 종종 생기기도 해요. 버려진 개들이 병에 걸려 죽거나 야산에서 집단을 이루어 살면서 등산객을 위협하는 일이 발생하기도 하지 요. 이젠 버려진 개나 고양이가 우리 모두의 숙제가 되었어요.
이 동시집을 읽고 어린이들이나 어른들 모두 동물권(동물들이 누려야 하는 권리)에 대해 생각해보면 좋겠어요.
애완동물을 키운다는 것은 일시적인 것이 아닌, 함께 살아간 다는 것을 의미한답니다. 책임을 지고 돌보고 사랑해야 하는 애완동물들! 그들이 있기에 우리의 삶이 팍팍하지 않음에 감사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