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문
대한민국에서 교사는 매우 존경받는 전문적 직업vocation이자 안정적인 직업job입니다. 누군가를 가르치고 지도해서 변화를 일으킨다는 것은 엄청난 책임감이 뒤따르는 막중한 일이고, 또 아무나 쉽게 할 수 없는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겠지요. 여러분은 지금 바로 그 교사가 되기 위해 준비하고 계십니다. 수많은 논문을 읽으며 강독과 사적해제 훈련을 받았고, 교직 과목을 이수하고 교육 실습을 마쳤고, 다시 시험을 보기 위해 배운 내용들을 정돈하고자 애를 쓰고 있습니다. 누구라도 인정할 만큼 열심히, 교사라는 이름에 걸맞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는 것이지요. ‘선생님’, ‘사범師範’은 그 노력 끝에 비로소 이를 수 있는 자리일 겁니다.
저 역시 여러분처럼 교사가 되고 싶어서 사범대학을 진학했지만, 뜻하지 않게 연구자의 길로, 다시 강사의 길로 들어섰습니다. 교단에 서지는 못했지만 덕분에 정말 많은 선생님들의 가르침을 받으며 글을 쓰고 각종 프로젝트에 참여해 보았습니다. 또 학교와 학원에서 중·고등학생과 재수생을 대상으로, 한능검이나 문화재 해설사를 준비하는 분들을 대상으로, 대학생을 대상으로, 현직 교사를 대상으로, 공무원 수험생을 대상으로 참 여러 종류의 수업을 하고 교과서, 참고서, 개설서 등 수 십 권의 책을 써 보았습니다. 그 오랜 시간을 지나고 보니 교사가 되기에는 너무 많은 나이를 먹어버렸네요.
비록 교사의 꿈은 이루지 못했지만, 저는 꽤 긴 시간 동안 배우고 가르치면서 우리나라 교육과정, 교수·학습 내용을 누구보다 잘 알 수 있게 되었고 역사교육학과 한국사만큼은 내용을 쉽게 정리해서 전달할 수 있는 수준이 되었습니다. 제가 여러분들 앞에 감히 제 강의와 책을 선보이겠다 용기를 낸 것은, 열심히 노력하는 여러분께 그렇게 얻은 지식과 노하우가 한자락 도움이 될 수 있으리라는 확신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저는 책을 쓰는 내내 근 30여 년간 해 온 공부와 교육 경험들을 최대한 녹여내려고 노력했습니다. 임용시험 기출 문제들을 모두 분석하여 출제될 요소들을 추리고, 전공 서적과 논문들을 하나하나 찾아 내용을 정리하고, 제7차 교육과정 이후 출간된 국정·6종·8종·9종의 역대 교과서를 모두 다시 한 번 확인하고, 문장을 작성하고 다듬기를 반복하였습니다. 이 책 사사史師 시리즈는 그렇게 탄생한 임용시험 준비에 최적인 교재입니다. 정말 믿으셔도 좋습니다.
이 책은 저 혼자만의 힘으로 쓴 것이 아닙니다. 십 수 년 간 함께 해주신 교사·강사님들이 최근 연구 성과를 알려주고 내용의 얼개와 구성 요소들을 논의해주었습니다. 경험이 풍부한 선후배 교수님들은 시험과 관련한 다양한 조언과 지도를 해 주었습니다. 이정기 연구실장님은 공저자나 다름없을 만큼 책 전반을 관장해주셨고 학부생·대학원생 후배와 제자들이 내용 검색과 원고 정리를 도와주었습니다. 원고를 보기 좋게 디자인하고 조판하느라 박소은 디자이너를 비롯한 출판사 분들도 촉박한 일정에 밤을 새워가며 애써주셨습니다. 이깟 책 한 권을 위해서도 수많은 사람의 노력이 필요합니다. 여러분이 교사가 되기 위해, 앞으로 여러분이 만날 학생들의 바람직한 자람을 돕기 위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도움이 필요할 지 함께 생각해 볼 수 있었으면 합니다. 아, 물론 책의 내용이나 체제에 문제가 있다면 전적으로 저의 책임입니다. 카페cafe.daum.net/historyedusnu를 통해 질문하고 지적해주십시오.
이 책과 강의를 통해 여러분이 합격하실 때까지 힘껏 돕겠습니다. 모쪼록 시험을 위한 대비일랑 제게 맡기시고, 여러분은 보다 나은 교사가 되는 길이 어느 쪽인지 나침반의 지침指針처럼 옳은 방향을 가리키며 정진하시기 바랍니다. 부디 공감하고 이해하는 것을 넘어 함께 발로 움직일 수 있는 교사가 되어 주시길 희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