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노동시장 연구는 경제학의 전유물이 아니다. 실업과 불평등 같은 노동시장에서의 문제들은 자본주의 사회의 핵심 문제이고 또한 여러 제도 및 정책의 결과이기 때문에, 사회과학의 여러 분과 학문에서 이를 다루어 왔다. 사회학에서는 산업사회학, 사회계층론, 경제사회학 등의 여러 분과 영역에서 노동시장을 연구해 왔으며, 정치학에서는 정치경제학을 중심으로 일국의 제도와 정책이 노동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해 왔다. 사회복지학 역시 실업, 불평등, 빈곤 등의 문제를 주요하게 다루어 왔다.
필자도 특정 분과 학문에 국한되지 않고 여러 분과 학문들의 시각과 연구 성과들을 폭넓게 동원하여 현대 노동시장의 구조와 그 변동을 해명해 볼 것이다. 이 책에 '현대 노동시장의 정치사회학'이라는 제목을 붙인 것도 경제학적 시각뿐 아니라 정치학과 사회학의 시각들을 중요하게 활용하겠다는 의도에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