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대학교를 졸업한 뒤 학생선교단체인 SFC에서 평신도 간사로 사역을 시작하였다. 중도에 잠시 기독교방송(CBS-TV)에서 일하기도 하였지만 말씀의 사역자로 부르심을 깨닫고 고려신학대학원을 졸업하였다. 이후 SFC 간사로 복직하여 경기인천지역 대표간사를 역임하였고, 2013년부터 수원에서 살림교회를 개척하여 행복하게 사역하고 있다. 저서로는 『종교개혁, 왜 오직인가?』(공저, 생명의 양식)가 있다.
운동을 처음 배울 때 기본 자세가 중요하다고 합니다. 그래서 대부분의 운동 종목들은 기본 자세를 배우는 데만 꽤 오랜 시간이 걸립니다. 그런데 하루라도 빨리 스킬을 배워서 운동을 즐기고 싶은 사람들은 이런 과정을 지겨워해서 기초 단계를 건너뛰고 곧바로 시합부터 참여합니다. 기초 없이 시합에 바로 뛰어드는 사람은 처음에는 실전의 경험을 쌓아 가면서 요령을 익히지만 곧바로 한계에 부딪힙니다. 이와 반대로 기본 자세부터 하나씩 배우며 오랜 세월 갈고닦은 사람은 초반에는 레슨 없이 실전만 뛰어 본 사람에 비해 뒤처지는 것처럼 보이지만 나중에 가면 그 사람들을 훌쩍 뛰어넘는 경기력을 보여줍니다.
우리의 기도생활도 이와 비슷합니다. 우리 기도의 기초는 예수님이 가르쳐 주신 기도입니다. 그런데 많은 신자들이 이 기도를 건너뛰고 주변에서 기도하는 내용을 따라서 기도를 배웁니다. 누군가 ‘설교자에게 성령의 두루마기를 입혀 주시고’라고 기도하니까 그걸 어떤 사람이 듣고 다른 곳에 가서 ‘설교자에게 성령의 두루마리를 입혀 주시고’라고 기도했다고 하는데, 실제로 조국교회에는 기도의 본질보다 기도의 스킬을 익히려는 데 더 애를 쓰는 모습이 만연해 있습니다. 화려한 언변으로 유창하게 기도하는 것을 곧 기도를 잘하는 것이라고 착각하는 것입니다.
사실 이런 현상에 대한 책임은 필자를 비롯한 목회자에게 있습니다. 기도가 무엇이며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인지 제대로 가르치지 않았으니 많은 사람들이 자기 소견에 옳은 대로 기도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때에 모든 기도의 기초인 주기도문을 주목하고 잘 배우는 것은 대단히 중요한 일이라 하겠습니다. 우리는 주님이 가르쳐 주신 기도를 잘 살펴서 그 내용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숙지하고 예수님의 기도를 따라서 기도하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주기도문을 살펴보면 먼저 우리의 기도 대상이 누구인지 알려줍니다. 물론 우리가 기도를 드리는 대상은 하나님이시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하나님이신지 가르쳐줍니다. 그리고 기도의 순서를 보면 우리 자신을 위한 기도보다 하나님 나라를 구하는 기도가 먼저여야 합니다. 아이들에게 기도를 시켜 보면 대부분 당장에 필요한 것을 간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기도의 모습은 영적으로 성숙하지 못한 어른 성도들에게도 나타납니다. 혹시 기도 내용의 대부분을 일상의 필요를 구하는 것으로 채우고 있다면 우리 자신을 돌아보아야 합니다. 하나님의 영광과 하나님의 나라와 하나님의 뜻이 먼저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하나님이 우리의 필요를 간과하시는 분은 아닙니다. 육신의 필요인 일용할 양식을 구하라 하십니다. 또한 영적인 필요인 죄 용서와 시험에 들지 않기를 구하라 하십니다. 이렇듯이 주님이 가르쳐 주신 기도는 하나님 나라와 개인의 영적, 육적 필요를 균형 있게 담고 있습니다. 주기도의 마지막은 하나님께 영광을 올려드리는 송영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우리의 기도를 들으시는 하나님은 ‘나라와 권세와 영광’을 가지신 분이시니 이 얼마나 든든합니까?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우리 기도를 들어주실 그 삼위 하나님을 찬송하며 마무리할 수 있습니다.
예수님이 주기도문을 통해 우리가 기도를 보고 배울 수 있게 하셨으니 얼마나 다행인지 모릅니다. 우리가 예수님의 기도를 계속 따라 하고 흉내를 내다 보면, 우리의 기도 수준은 점점 향상될 것입니다. 부디 주기도문에 관한 이 짧은 글을 통하여 조금이나마 이 기도가 담고 있는 의미를 바르게 알고 주님을 따라 기도하는 일에 열심을 내는 데 보탬이 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