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베를린 근교에서 헝가리 출신 유대인 아버지와 스위스 바젤 출신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1934년까지 독일에서 살았으나 나치스 정권을 피해 영국, 보헤미아(오늘날의 체코공화국), 스위스를 거쳐 스웨덴으로 이주했고, 1946년 스웨덴 국적을 취득했다.
연속적인 이주의 과정에서도 미술 창작과 문학 습작을 병행했으며, 스웨덴에 정착한 이후에는 몇 편의 실험영화와 상업영화도 만들었다. 문학.미술.영화 등 다양한 예술 장르에서 내용 · 형식적 실험을 시도했으며, 1960년 누보로망 스타일의 ‘마이크로 소설’ 『마부의 몸의 그림자』로 독일 문단에도 데뷔했다.
1964년 혁명가 마라와 개인주의자 사드의 허구적 만남을 소재로 한 희곡 「마라/사드」를 공연하며 세계적 명성을 얻었다. 이 시기에 프랑크푸르트에서 진행된 아우슈비츠 재판을 방청한 뒤, 본격적으로 정치적 참여 작가로서 활약하기 시작했다. 아우슈비츠 문제를 다룬 기록극 「수사」, 포르투갈의 독재정권을 겨냥한 「루지타니아 도깨비의 노래」, 베트남의 해방투쟁을 다룬 「베트남 논쟁」, 소련과 동구 사회주의 역사관을 겨냥한 「망명 중의 트로츠키」, 횔덜린을 좌절한 자코뱅파로 등장시킨 「횔덜린」을 발표했다.
1972년 마지막 역작인 장편소설 『저항의 미학』 집필을 시작하여 총 3권으로 (1권 1975년, 2권 1978년, 3권 1981년) 출간했다. 이 소설은 ‘좌파 문학의 기념비적인 작품’으로 문학사에 자리를 잡았다. 1982년 65세에 마지막 희곡 「새로운 소송」의 초연을 마치고 영면했다. 레싱 문학상(1965), 하인리히 만 문학상(1966), 게오르크 뷔히너 문학상(1982) 등 다수의 문학상을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