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늘 소설이 나에게 가장 단순한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뒤돌아보면 오히려 나에게 가장 복잡한 숙제였다는 것을 알게 된 것 같다. 늘 싫다와 좋다를 번복하며 말해 왔지만 시간이 지난 지금 나는 소설을 전보다 조금 더 좋아하게 된 것 같다. 이다지도 별로인 내가 그래도 나를 그대로 바라볼 수 있었던 이유 중의 하나가 소설이었다는 것을, 나는 잠깐 잊고 있었던 것 같다. (……) 어설프지만 나는 여전히 남몰래 사랑에 애쓰고 있다. 언제 다시 돌아갈지는 모르지만, 지금 내가 있는 지옥은 동전이 든 주머니처럼 조금은 가볍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