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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동걸오사카에서 태어나 유치원을 다니다가 해방을 맞았다. 평양으로 들어와 지주의 아들이 되었다. 열세 살 까지는 아버지의 철공 기술을 보고 자랄 수 있었다. 인민학교에서 김일성 노래를 배우다가 전쟁을 만났다. 열세 살 나이로 피난길을 혼자 떠나게 되었다. 남길 수 있는 말은 하나도 없었다. 이남으로 가는 사람들을 보고 이남을 큰 도시로 생각하였다. 목포에서는 교복 입고 학교에도 잠깐 다닐 수 있었다. 결국 갈 곳은 공장이었고 그래도 책을 가깝게 두고 지내는 걸 좋아했다. 평양에서 떠난 피난길은 서울에서 끝났지만 마음은 아직도 피난 중이다. 헤어지던 날짜에 달력은 멈춰 있다. 세월이 가면서 가슴 속에 쌓인 기억의 높이는 더 높아졌다. 처자식이 생겨도 뚫린 구멍은 메워지지 않았다. 남기고 싶은 욕심이 들었다. 그래서 적었다. 적을 수밖에 없었다. 웃을 것도 적고 울면서도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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