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교수란 말은 잘 쓰지 않는 말이다. 그래서 낯설다. 그러나 철학교수, 음악교수, 무용교수 등의 용어를 떠올려보면 전혀 쓸 수 없는 말도 아닌 것 같다. 필자는 40여 년 가까이 소설을 창작하고, 연구하고, 가르쳐 왔다. 거의 평생을 대학에서 소설론과 소설교육론을 강의하며 밥을 벌어먹고 살았으니 이런 말을 쓸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다.
이 책은 소설과 글 읽기에 관한 이론적 글과 소설 작품 읽기의 실천적 글, 그리고 몇 작가의 소설집에 관한 서평을 모은 것이다. 청탁을 받아 쓴 것도 있고, 전공과 관련하여 평소 가볍게 쓴 것들도 있다. 오래 전에 쓴 것은 치기 어린 것도 있다. 그럼에도 방치해 두기 아까운 생산자(부모)의 마음에서 못난 자식들 불러 모으듯 한 자리에 모아본 것이다.
제1부에는 읽기에 관한 이론적 글 네 편을 모았다. 읽기의 본질과, 소설 읽기와 감상의 길잡이가 되는 글, 그리고 잘 쓴 소설과 좋은 소설에 관한 것과 여성문학에 관한 것이 그 내용이다. 제2부에는 단편과 장편 등 소설 읽기에 관한 실천적 글들을 모았다. 대상이 된 것 중에는 예전 작품도 있고, 최근 작품도 있다. 약간 깊이 들어가 전문적으로 논의를 한 것도 있고, 가볍게 감상이나 해설 형식으로 쓴 것도 있다. 글 내용에 일관성이 없이 자유롭게 된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이다. 제3부에는 소설집 서평 세 편을 모았다. 내 주변의 세 작가가 낸 소설집에 관해서 서평 형식으로 쓴 것이다.
어려운 출판 시장 사정에도 불구하고 책을 내 주신 한국문화사 김진수 사장님의 배려와 책을 예쁘게 꾸며 주신 편집진에게도 고마운 마음을 전한다. 바쁜 와중에 어지러운 원고를 정리해 준 김영아 박사의 수고 또한 고맙기 이를 데 없다.
2013년 가을
금강과 계룡산 자락의 연구실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