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서는 우리 조상들이 벌였던 첩보수집, 정보분석, 비밀공작, 방첩활동을 모두 아우르는 이른바 첩보활동(諜報活動)을 다룬 역사서이다. 따라서 조금은 다른 각도에서 본 역사 해석이라 다소 생소하다는 인상마저 가질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역사를 가로 지르는 저 편에 첩보를 다루는 그들이 있었고, 그들만 가지고도 역사를 재구성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되어 그 들을 직접 다뤄보기로 했다.
주지하다시피 인류사는 전쟁사였다고도 말할 수 있고, 전쟁과 첩보는 불가분의 관계에 있는 이상 전쟁사는 바로 첩보사로 보아도 무방할 것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약 4천 년 이상의 전쟁사가 존재하고 있음에 비추어 볼 때, 첩보사 역시 그 기원을 동서양 모두 그 수준으로 보는 데는 큰 이견이 없을 것이다.
이 책에서는 기원전부터 국가의 필수 불가결한 활동으로 자리 잡았던 첩보활동의 숨은 기록을 꼼꼼하게 소개하고, 각국의 사료를 들어 동아시아 국가 간에 치열했던 첩보전의 현장을 밟아보고자 한다.
또한 2천년 역사를 수놓은 첩자들의 그림자를 찾아내어, 그들이 간절히 꿈꾸었던 세상과 함께 과거의 실패사례를 혹독하게 성찰해 보고자 하는 심정에서 이 글을 쓴 의도가 있었음을 밝혀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