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나이에 첫시집을 낸다는 것이 조금은 부끄럽기도 하지만 또한 가슴이 설레이는 일이기도 하다. 별로 대수롭지 않은 글을 가지고 시집을 낸다는 것이 쓰레기 하나 남기고 가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에서 한참을 망설이기도 하엿다. 그러나 지난 날 썼던 글들을 돌아보니 거기에는 내가 가장 아끼고 소중하게 생각하였던 사람들의 이야기가 있었다.
그들의 이름을 기억하는 것만으로도 시를 쓰는 것은 그들과의 관계를 재현하는 일이라 행복했다. 이 시대 최고 시인이신 두 분 어른께서 과분한 격려의 말씀을 주셨다. 또한 부족한 작품에 해설을 써주신, 존경하는 권선옥 선생님과 시집이 나올 수 있도록 수고하여 준 아우 김선주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한다.
세상을 살아가는 방법을 가르쳐주신 아버님, 나에게 따뜻한 감성의 세계를 열여주신 어머님께 이 시집을 바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