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타이거JK도 아니고 미래만 생각하며 살 필요 있나’라는 시인 하상욱의 단편 시를 접할 때마다 짜릿함을 느끼는, 미래가 불안한 평범한 청년이다. 20대 끝자락에 걸쳐 있지만 여전히 모든 것이 가능하다고 여겼던 10대 감성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그러면서도 마치 생의 마감을 준비하는 노인처럼 계획 없는 먹먹함에 침울해하기도 한다.
하고 싶은 것은 당장 해봐야 하는 성격 때문에 대학시절 한때 전공수업은 결석해 ‘F’를 받으면서도, 경제학 수업에 온 시간을 쏟았으며, 또 한동안은 촘스키에 빠져 그의 책만 시간가는 줄 모르고 밤새워 읽기도 했다. 30대가 되기 전, 해보고 싶은 일은 모조리 해보겠다는 무모한 일념으로 다양한 아르바이트와 비정규직을 전전했으나 결국 가장 좋아하는 글 쓰는 직업을 택했다. 여전히 통장 잔고는 ‘88만 원’ 수준이면서도 어디로 떠날지, ‘여행’의 꿈을 매일 꾸는 철없는 인생을 산다. 몇 군데 중소 신문사의 경제부 기자를 거쳐 현재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한국판 기자로 일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