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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이철원

최근작
2023년 11월 <코로나 시대의 여가 담론>

이철원

교수, 강연자, 저술가
연세대학교 스포츠응용산업학과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그는 한국 사회의 여가와 스포츠 현상에 대하여 다양한 글쓰기와 강연을 수행하고 있다.
이철원 교수는 <한국레저컨설팅연구소>를 통해 유투브와 블로그에서 여러 가지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그가 작업한 에세이로는 『여가학자의 유쾌한 세상 읽기』, 『삼척동자가 되기 위한 69가지 여가 상식』, 『여가 예찬』 등이 있으며, 문화비평서로 는 『여가의 재해석』, 『웰빙을 원한다면 여가를 경영하라』, 『여가와 문화』, 『레크레이션의 패러독스』, 『현대 여가연구의 이슈들』, 『여가 사회와 그 적들』, 『스포츠에 답이 있다』,『마흔의 여가』, 『운동선수를 위한 인문학』 등이 있다. 텍스트북으로는 『현대 여가학』, 『여가학 연구 방법론』,
『여가학의 질적 연구방법론』, 『스포츠 산업과 ICT』, 『Strategic Innovation: Research Perspectives on Entrepreneurship and Resilience』(Springer) 등이 있다. 소설로는 『위대한 도전』 등을 펴냈다. 아울러 레저 연구로 국내외 저명 학술지에 200여 편의 연구물을 발표하였다. 2017년에는 그의 저서 『마흔의 여가』가 세종도서 교양부분 도서로 선정된 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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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말

<여가학의 질적연구방법론> - 2013년 7월  더보기

[시작하는 말] 나는 미국 유학 생활을 통해 많은 것을 배웠다. 그 중에서도 질적 연구 방법을 만난 것은 큰 수확이었다고 생각한다. 학위 과정의 코스워크 동안 질적 연구 방법에 대하여 몇 과목을 수강하면서 질적 연구자로 거듭날 수 있었다. 대학원 수업 중 우연하게 청강하게 된 질적 연구는 연구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혜안을 열어 주었다. 아직도 잊지 못하는 그 시간의 짜릿함에 다시 한 번 전율이 느껴진다. 코스워크를 하면서 수업 시간에 접했던 인상 깊었던 질문은 “가장 뛰어난 질적 연구물은 무엇인가?”였다. 자서전, 다큐멘터리, 문서 등의 답이 제시되었지만 담당 교수는 가장 뛰어난 질적 연구물은 ‘연애편지’라고 하였다. 그렇다. 질적 연구를 연애편지 쓰는 심정으로 한다면 최고의 질적물은 탄생하게 된다. 자신이 느낀 모든 것을 여과 없이, 그리고 마음에 담아서 기술하는 글쓰기가 질적 연구에서 필요하다. 약 10년 동안 대학원 수업 시간에 질적 연구를 가르쳤다. 질적 연구와 실행 연구를 번갈아 가르치면서 대학원생들의 뜨거운 관심에 나 스스로가 놀랐다. 이들이 왜 질적 연구에 이토록 열광하는지에 대하여 세 가지로 생각해 보았다. 첫째, 양적 연구에서 해결하지 못하는 연구 주제를 분석하고자 하는 연구에 대한 ‘갈망’ 때문이었다. 대학원생들은 학회지에 논문을 투고하거나, 혹은 학위논문을 쓰기 전 논문 주제를 정하면서 많은 고민을 하게 된다. 누구나 처음에는 남들이 하지 않는 특이한 연구를 하고자 한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남들과 차별이 되기는커녕 빨리 끝낼 수 있는 연구 주제를 선정하게 된다. 연구를 시작하면서 마음만 앞서지 성과가 없기 때문이다. 연구 주제를 정하면서 연구가 독특하지 못하고 그리고 연구 결과에 대한 함의성이 부족하다는 것을 느끼면서 대학원생들은 무엇인가 색다른 연구 방법론에 대하여 갈망하게 된다. 이때 혜성과 같이 등장하고 그들이 발견하게 되는 연구 방법이 바로 질적 연구라고 한다. 질적 연구는 귀납적으로 연구를 수행하기에 먼저 특이한 현상 하나 하나에 초점을 맞추고 이로부터 연구를 수행한다. 자신이 발견한 재미있는 주제를 적용한 연구 설문지를 발견하지 못한 대학원생들은 절망한다. 본인의 능력이 설문지를 새로 만들 정도는 안 되기에 연구를 접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 때 새로운 주제에 대하여 설문지가 하지 못하는 영역을 질적 연구로 해석하면서 연구자로서의 희열을 느끼게 된다. 이는 박사학위 논문을 쓰면서 나도 느꼈던 감정이었다. 둘째, 질적 연구 자체가 재미있기 때문이었다. 질적 연구자는 연구 참여자의 삶 속에 잠시 동안에 머무는 존재이다. 연구 참여자의 생활에 감정 이입이 되지 못하는 연구는 반쪽 자리에 불과하다. 질적 연구에서의 현상은 단편적인 것이 아니라, 실로 짜진 것 같은 퍼즐적인 것이다. 누군가의 삶에 들어가 그 퍼즐을 맞추는 일은 재미있다. 양적 연구는 간편하고 객관적인 해석 수치를 연구자에게 제공해준다. 그러나 질적 연구의 자료는 복잡하고 정리되어 있지 않다. 아무 것도 정리되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자료들을 정리해 나가는 일은 인내를 필요로 한다. 아무런 재미가 없다면 과연 그것을 견디어 낼 수 있을까? 나는 재미가 없다면 그 엄청난 자료들을 정리할 엄두가 나지 않는다고 본다. 재미야말로 고래도 춤추게 할 수 있다. 셋째, 근래의 학풍에서 ‘통섭’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통섭이란 무엇인가? 지식간의 상호 이해를 추구해 나가는 과정이다. 자연과학이나, 사회과학은 독자적으로 존재하지 않는다. 현상을 해석할 때에 자연과학과 사회과학 모두를 적용한 접근은 보다 심도 있는 분석을 가능하게 한다. 연구방법론에서도 마찬가지 이다. 실증주의와 후기 실증주의적인 논점들이 이제는 포괄적인 맥락에서 이해되고 있다. 어느 하나가 우위에 있는 것이 아닌, 서로 변증적으로 얽히고 설켜 있는 것이다. 현상을 분석하는 데 질적 연구와 양적 연구도 동시에 적용되기도 한다. 세계화 시대에 살고 있는 대학원생들은 확실히 영민해졌다. 그들은 고정된 패러다임을 신봉하기 보다는 정확한 해석을 위하여 열린 시각으로 연구방법론을 선택하고자 한다. 이러한 연구 자세로 인해 질적 연구를 그들의 책상으로 끌어 들였다. 나에게 있어서 질적 연구는 인간에 대한 ‘이해’를 가능하게 인도한 길이었다. 단순한 연구 방법론으로 다가오기 보다는 연구 현장 속에서 주인공과 함께 즐거워 하고, 아파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주었던 시공간이었다. 나는 그 길 위에 서서 때로는 로스앤젤레스의 한인 타운을 서성이기도 했으며, 태국에 골프 투어를 다녀온 사람들과 만나기도 했으며, 스키 마니아들을 스키장에서 만나 따뜻한 커피 한잔을 나누기도 하였다. 내 연구 참여자들과의 진솔한 만남을 통하여 그들과 친해지고 무엇인가를 동감해 가는 과정을 통하여 아주 이기적이라고 생각했던 나 스스로가 변화되는 체험을 하기도 했다. 이제는 질적 연구의 장에 들어가면 내 연구 참여자들과 함께 어떻게 하면 서로가 친구가 되는지 알 수 있게 되었다. 질적 연구를 수행하면서 연구자로서 나는 많은 사람들에게 큰 빚을 졌음을 고백하고자 한다. 그들의 도움과 헌신이 있었기에 나는 질적 연구자로 거듭날 수 있었다. 본 저서는 대학에서 강의를 하면서 내 나름대로 정리한 자료들과 학생들이 필요로 하는 자료들을 분류하는 가운데에 만들어졌다. 항상 아쉬운 점이 바로 우리 여가학 분야에서 필요한 질적 연구 서적의 부족이었다. 그래서 큰 용기를 내고 도전했다. 사실 아직도 마음 한구석이 허전하다. 다른 연구자들도 내 저서를 보고 무엇인가 부족하다고 느낄 것 같다. 그 때 마다 언제든지 내게 말씀해 주셨으면 한다. 본 저서는 여가학 분야의 질적 연구를 위한 시작일 뿐 마지막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 시작을 통하여 끊임없는 담론이 이루어지고 더 좋은 저작물들이 쏟아지기를 기원한다. 마지막으로 저술 활동 내내 힘들고 외로울 때 곁에서 힘을 주시고 나태해질 때마다 용기를 주시었던 하나님께 감사드린다. 이 책을 통해 아무런 능력이 없는 나에게 조지 뮐러에게 주셨던 그런 기적을 보여주심에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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