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으면서 의미 있는 것에 관심이 많다. 정말 중요한 걸 지나치지 않도록, 모퉁이에서 작은 호루라기나마 불고 싶다. 중앙대학교 문예창작학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했고 문화일보로 등단했다. 청소년소설 『17세』 『서른아홉 아빠애인 열다섯 아빠딸』 『나의 아름다운 첫 학기』, 장편소설 『어쩌면 후르츠 캔디』를 썼다. 하늘에서 쏟아지는 에너지 가득한, 밝은 이야기를 많이 전하고 싶다.
살면서 누구나 몇 번의 위기를 겪는데 단지 나이 때문에 힘든 시간을 보내기도 합니다. 열아홉 살 마지막 날 다음이 스무 살 첫째 날일 뿐인데 스무 살이 되면 큰일이라도 날 듯 홍역을 앓는 이들이 있습니다. 저는 스물여덟 살 때 그 증세가 가장 심했습니다. 20대를 허술하게 살아 서른 앞에서 미리 겁을 먹었던 거죠. 하지만 서른 살은 저에게 가장 찬란한 시절이었습니다.
몇 년 전 지인의 딸을 만났는데 중 2병을 앓고 있었습니다. 예쁜 얼굴에 대단한 그림 솜씨를 지녔음에도 매사에 자신감이 없고 남들과 자신을 비교하느라 분주했습니다. 또 다른 지인의 딸도 같은 학년이었는데 똑같은 ‘증세’를 앓고 있었습니다. 철이 바짝 들어 미래를 걱정하는 중 2도 만났습니다.
제 주변의 철들지 않은 노처녀 군단보다 중학생들의 마음이 더 산란하다는 게 신기했습니다. 별별 주방용품을 다 사들이고도 인스턴트식품과 외식으로 연명하며 멋 내기에 바쁜 노처녀와 고민이 많아 우주로 튕겨 나가고 싶은 중 2가 만나면 어떻게 될까? 이 질문에서 소설이 시작되었습니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열다섯 살과 더 이상 젊지 않다는 자괴감 속에서 시들어가는 서른아홉.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지만 그 숫자에 유독 민감한 두 여자의 얘기입니다.
주변을 돌아보면 문제를 안고 있는 가정이 많습니다. 부모는 하나님이 주신 기업인 자녀를 잘 양육해야 하는데 그게 쉽지 않은 듯합니다. 어른들의 각축전 속에 상처받는 아이들이 늘고 있습니다. 결국 가출하고, 그로 인해 삶이 망가지는 아이들의 얘기로 세상이 소란스럽습니다. 밖에서 온갖 고생을 해도 온기 없는 집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다는 항변에 가슴이 저립니다.
마음에 불이 붙어 확확대는 열다섯 살에게 어른들이 등을 돌리면 아이들은 어디로 가야 할까요. 부디 어른들이 포근한 테두리가 되어주길 바라는 마음에서 이 소설을 썼습니다. 모쪼록 우리 아이들이 튼실하게 자라 꿈을 펼칠 수 있는 환경이 되길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