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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정영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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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9월 <영감의 글 신비와 삶의 통합>

정영식

1985년 서품. 1988년부터 1990년까지 수원가톨릭대학에서 영성지도신부를 역임했으며 1993년까지 미국 듀케인대학에서 영성신학을 전공했다. 2002년까지 수원가톨릭대학 심리학 영성신학 교수로 재직했으며 안양 중앙본당, 영통성령본당, 분당 성 루카 본당 주임신부를 지냈다. 최근 새로운 영성 수련 방법론인 ‘형성적 영성’ 강의로 주목받고 있는 정영식 신부는 미국에서 영성신학을 전공한 이후 줄 곳, 영적 독서 보급과 현대 영성 수련법 확산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저서 「영성적 삶으로의 초대」, 「거꾸로 읽는 신약성경」, 「영성으로 읽는 성인성녀전」, 「인간 마음의 형성」과 번역서 「영적 성장의 단계적 여정」, 「우물가의 여인」, 「영(마음)적 삶 안에 충만한 삶」 등 다수를 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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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말

<영감의 글 신비와 삶의 통합> - 2019년 9월  더보기

그리스도교는 계시종교다. 전적으로 하느님께서 열어 보여주시는 것에 의존한다. 열어 보인 것을 보려면, 나 자신이 개방되어야 한다. 그렇게 받아들인 것을 이웃에게 다시 열어 보여야 한다. 계시는 위에서부터 아래로 온다. 그런데 이 계시가 의미를 지니기 위해선 아래로부터의 ‘받아들임’이 필요하다. 하느님께서 열어보여 주신 것을 받아들이는 주체가 인간인 만큼 계시는 그것을 받아들이는 인간을 필요로 한다. 계시를 받아들이는 인간이 개방되어 있을 때, 비로소 계시는 의미를 지닌다. 내가 열려 있어야 받아들일 수 있다. 그렇다면 우리들의 현주소는 어떤가. 5살 아기는 하느님께서 자신에게 무엇을 열어 보여주셨는지 알지 못한다. 그래서 계시 밖에서 살아간다. 먹고, 자고, 울고, 웃고…. 몸이 명령하는 본능대로 살아간다. 이 아기가 중학생, 고등학생이 돼도 마찬가지다. 숙제도 많고해야 할 공부도 많다. 대부분 중고등학생들은 학교와 학원을 오가며 ‘정신 없이’ 살아간다. 그래서 하느님께서 자신에게 무엇을 열어 보이셨는지 관심도 없다. 계시에 따르는 삶이 아니라 계시 밖에서 살아간다고 볼 수 있다. 대학을 나오고 사회생활을 한다고 해서 이러한 삶은 별로 달라지지 않는다. 직장에서 원하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자신의 명예를 위해 쉼 없이 달린다. 자신이 하는 일이 하느님과 어떻게 연결되는지, 또 어떻게 연결시켜야 하는지 알지 못하고 ‘정신 없이’ 살아간다. 그렇게 계시 밖에서 살아간다. 몸을 편하게 하기 위해 돈도 벌려 하고, 정신을 편하게 하기 위해 명예도 성취하려 한다. 그런데 인간은 몸과 정신, 영(마음)의 3중 구조를 지니고 사회 역사적 관계의 바다 속을 헤엄치며 살아가는 존재다. 따라서 몸과 정신 이외의 영의 행복도 추구하려는 욕구를 가진다. 그래서 어떤 이들은 이 허전함을 채우기 위해 신앙의 문을 두드리기도 한다. 그런데 이 경우에도 진정한 계시 안의 삶은 쉽게 성취되지 않는다. 한 40대 남성이 교리를 열심히 배우고 세례를 받았다고 가정해 보자. 나름대로 열심히 신앙생활을 하려고 해 보지만 그것이 쉽지 않다. 본당 공동체라고 하더라도 마음에 상처주는 사람은 늘 있기 마련이다. 그래서 상처를 받고 냉담을 하게 된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하느님의 뜻을 보지 못하고 그렇게 소중한 시간을 허비하고 있다. 신앙인이라고 하더라도 계시 밖에서 살아가는 이들이 우리 주위에는 많다. 계시 밖의 삶은 달콤하다. 깊은 된장찌개 맛이 아니라 떡볶이 맛, 달고나 맛이다. 단 맛이 많다 보니 쉽게 빠지게 된다. 지금까지 세계 각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크고 작은 전쟁들도 모두 계시 밖의 삶이 만들어낸 결과다. 인간이 몸과 정신, 영(마음)의 존재로 창조된 것은 계시 안의 삶을 살라는 하느님의 초대다. 계시 안의 삶을 살라고 이렇게 우리를 창조했는데 정작 우리는 계시 밖의 삶을 살아간다. 요즘 정치인치고 종교 하나쯤 가지지 않은 사람이 없다. 그런데 싸움을 한다. 닭과 소 등 동물들도 싸움을 하지만 정치인들처럼 그렇게 오래 싸우지 않는다. 종교를 가진 이들이 싸운다. 계시 안이 아니라 계시 밖에서 살기 때문이다. 예수님께서 이 세상에 오신 이유는 계시 밖에서 살고 공현의 기쁨 있는 사람들을 계시 안에서 살게 하기 위함이다. 이 책은 내가 영감을 통해 받은 계시를 옮겨 적은 묵상 모음이다. 역사적으로 위대한 수많은 시인들이 있었다. 그들은 그 무엇을 깨달았고, 그 깨달음을 정교한 은유와 비유의 시적 언어로 표현했다. 하지만 시적 언어에 영적인 것이 없으면 은유와 비유는 추상적일 수 밖에 없다. 이 책은 계시에 대한 직접적 깨달음을 영적 언어로 표현했다. 그래서 이 원리는 삶 안에서 통합이 가능하다. 영적 인포메이션(Information)과 삶의 포메이션(formation)의 통합을 시도했다. 신비를 공현해 내기 위한 영감의 글을 통해 많은 분이 신비와 삶을 통합해 내는 깨달음에 동참하실 수 있기를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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