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한 재미있게 쓰고자 했다. 바야흐로 하이브리드의 시대, 굳이 형식에 얽매이지 않으려 했다. 그저 한편 두편 쓰다보니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도 떠올랐고, 또 한편 두편 쓰다보니 그 시절에 그 음악을 들었으면 있을 법했던 일들도 상상됐다. 그 에피소드들이 묶여 하나의 책이 됐다. 나와 비슷한 시기에 음악을 듣기 시작했거나, 혹은 그 이후에 음악의 마법에 휩싸였거나 했던 독자라면 함께 즐길 수 있기 바란다. 혹은 그저 읽는 걸 즐기는 독자라도 무리없이 책장이 넘어갔으면 하는 바람 또한 있다. 결국, 대상이 무엇이든 팬이 된다는 행위의 다사다난함을 이야기하고 싶었으니까. 좋아하는 걸 접했을 때 느끼는 어떤 상념들을 나누고 싶었으니까. 오랜 시간 좋아하는 대상이 있는 삶은, 그래도 꽤 행복한 편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