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횡성에서 태어나 1975년 불문에 귀의하였다. 해인사 승가대학, 중앙승가대, 동국대 불교대학원에서 공부했다.
법명은 정휴正休, 자호는 일원一圓, 법호는 동봉東峰, 아프리칸 이름은 기포kipoo起泡다.
1993~1997년 BBS 불교방송에서 <살며 생각하며>, <자비의 전화> 등 26개월에 걸쳐 생방송을 진행하였다.
동아프리카 탄자니아에서 52개월간 머물며 말라리아 구제 활동을 했으며 한국 불교인으로서는 최초로 아프리카에 ‘학교법인 보리가람스쿨’을 설립하였고 탄자니아 수도 다레살람에 매입한 학교 부지 35에이커와 킬리만자로 산기슭에 개척한 부처님 도량, 사찰 부지 3에이커를 조계종 산하 ‘아름다운 동행’에 기증하여 종단에서 ‘보리가람농업기술대학교’를 세워 2016년 9월 개교, 운영하고 있다.
곤지암 ‘우리절’ 창건주이자 회주로서 책, 법문,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부처님 법을 전하고 있으며, 특히 <기포의 새벽 편지> 연재는 3,000회가 넘었다. 지금은 광주 우리절 주지로서 수행자로서의 삶을 이어가고 있다.
《사바세계로 온 부처님의 편지》, 《마음을 비우게 자네가 부처야》, 《아미타경을 읽는 즐거움》, 《불교 상식 백과》, 《밀린다왕문경》, 《평상심이 도라 이르지 말라》, 《반야심경 여행》, 《법성게》, 《내비 금강경》, 《음펨바 효과》, 《시간의 발자국이 저리 깊은데》, 《동몽선습 강설》, 《디마케터 스님》, 시집 《음펨바 효과》,《시간의 발자국이 저리 깊은데》등 70여 권의 저서와 역서가 있다.
금강경은 내비게이션이다
스마트폰을 열고
T-map[이하'내비']을 연다
'최근목적지'를 누르니
위에 '대각사'가 뜨고
그 아래에 '우리절'이 뜬다
종로 대각사는 공찰公刹이고
곤지암 우리절은 사설사암으로
'경기 광주시 도척면 시어골길'이다
대각사에 특별한 행사가 없다면
어김없이 일요일 아침 여장을 꾸린다
매주 일요법회를 여는 까닭이다
여장이라지만 대단한 게 없고
설레는 마음이 전부다
자주 가는데 우리절은 설레고
늘 주석하는데 대각사는 편안하다
시동을 걸면 전원이 들어오면서
자동차에 설치된 내비는 저절로 켜진다
그런데도 나즈막한 문을 들어서려면
저절로 고개가 숙여지듯이
습관처럼 스마트폰 내비를 켠다
스마트폰 내비는 실시간이라나 뭐라나
만일 내비를 켜놓고 출발하지 않으면
'경로를 다시 변경합니다'라는
멘트가 끊임없이 이어진다
화면에는 목적지까지의 전체 거리와
그 옆에 소요시간이 함께 뜬다
가는 도중 도로 사정에 따라
약간씩은 바뀔 수가 있다
내비에 과거는 없다
오직 현재와 미래가 있을 뿐이다
교통신호와 함께 과속의 범위
통과하는 지역의 특성까지도 소개한다
내비는 이른바 전체적이다
거기에는 종교가 없고
거기에는 정치가 없다
이데올로기가 없고
남녀男女가 없고
노소老少가 없고
피부 빛깔이란 것이 없다
하물며 이판사판을 따지겠는가
선禪과 교敎와 율律이 없다
명상이니
간화선이니
또는 지식이나
불입문자를 내세우지 않는다
내비는 사랑받는다
선사禪師도
율사?師도
수행자修行者도
학자도 그리고 그 누구도
격의 없이 내비를 사랑한다
나는 분명히 말한다
금강경은 내비navigation다
분명 불교 경전인데
종교에 얽매이지 않는다
점교漸敎 돈교頓敎도 떠나고
소승 대승도 뛰어넘는다
그런데 다른 게 하나 있다
내비는 과거가 없으나
금강경은 삼세를 두지 않는다
시공간에 집착하지 않기에
오히려 한없이 자유롭다
제8 '의법출생분' 끄트머리에서
서가모니 부처님께서는
제자 수보리에게 설하신다
'불법佛法과
비불법非佛法은
하나로 이어져卽 있다.'
이를 나는 이렇게 풀이한다
'불법은
불법 테두리에
갇혀 있지 않는다'고
당신의 목적지를 입력하는 순간
도로를 따라가야 할 코스를
친절히 안내하는 내비처럼
금강경을 손에 드는 순간
당신의 마음 길을 안내할 것이다
비록 내비가 있다 하더라도
켜지 않으면 의미가 없듯
금강경도 손에 잡고 펼칠 때
당신의 길은 밝게 펼쳐질 것이다
끝으로 이 책이 나오기까지 애쓰신
도서출판 도반 관계자 여러분과
앞으로 이 책을 접하게 될
귀한 독자분들에게
'금강내비게이션' 공덕이
한없이 열려가기를 염원한다
- 종로 대각사 봉환재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