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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국내저자 > 역사
국내저자 > 예술

이름:정태남

국적:아시아 >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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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1월 <로마 이야기>

내가 사랑하는 도시 로마

로마는 겉보기에는 아름다움과 추악함이 뒤엉켜 있는 듯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우리가 잊고 있던 삶의 기쁨을 상기시켜 준다. 로마를 좀더 들여다보자. 그 바닥에는 깊은 신앙심과 건전한 가치관, 또 남을 앞질러가는 창조력이 3천녕을 이어 역사의 맥으로 흐르고 있다. 로마의 이러한 저력은 아직도 생생하게 살아있는 오랜 역사와 문화 예술적 환경이라는 토양 속의 깊은 뿌리에서 솟아 오르는 것이리라.

로마에서 예술가 네로를 만나다

네로는 ‘기독교를 무자비하게 박해한 폭군’이라든가 ‘로마에 불을 지르고 언덕 위에 올라서서 불타는 시가지를 내려다보며 노래를 부른 사이코’등 온갖 부정적인 수식어가 따라붙는 역사의 조롱거리로 인식되고 있다. 그런데 과연 이것이 로마제국의 황제 네로의 실제 모습이었을까? 통치자에게는 더 큰 악惡을 막기 위해 어느 정도의 악행을 저지르는 것이 필요악일 수 있지만, 네로 황제의 경우 그의 악행만 지나치게 과장되고 왜곡되어 온 것은 아닐까? 만약 그렇다면, 무슨 이유로 그의 악행을 과장하고 왜곡한 것일까?

매력과 마력의 도시 로마 산책

유럽을 여행할 때 로마는 가장 나중에 보는 게 좋다고들 합니다. 로마를 보고나면 다른 도시들이 너무 싱거워지기 때문이지요. ‘영원의 도시’, ‘역사의 도시’, ‘예술의 도시’, ‘종교의 도시’, ‘유럽 도시의 어머니’, ‘유럽 문화의 요람’ 등 여러 가지 수식어가 따라다니는 로마는 한마디로 볼거리가 무궁무진하게 많은 도시입니다. 사실, 보면 볼수록 보고 싶은 것이 더 많아지고 알면 알수록 알고 싶은 것이 더 많아지는 곳이 바로 로마입니다. 나 역시 로마가 지닌 매력과 마력에 이끌리어 로마에 25년 이상 살고 있지만 솔직히 아직도 로마를 모두 안다고 말하기 주저하게 됩니다. 2800년이라는 장구한 역사가 중첩되어 있는 로마는 도시 전체가 ‘열린 박물관’이나 다름없습니다. 길가에 아무렇게나 버려진 듯한 돌덩어리 하나에도 깊은 이야기가 담겨 있지요. 뿐 만 아니라 역사에서 거론되곤 하는 진귀한 유물이며 미술사의 큰 획을 그은 대예술가들의 작품 등 수없이 많은 역사와 문화의 현장이 로마 곳곳에 고스란히 숨쉬고 있습니다. 이 책은 이틀에서 닷새 사이의 한정된 일정으로 로마를 알차고 효율적으로 보려는 여행자를 우선적으로 고려하여 구성했습니다.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명소를 비롯해 의미 있는 역사적 몇몇 장소를 담았지요. 이렇게 선별한 16곳은 테베레 강 너머에 있는 베드로 대성당과 거룩한 천사의 성을 제외하고는 모두 시내 중심에 위치하기 때문에 찬찬히 걸어서 모두 돌아볼 수 있을 것입니다. 이 책에서 언급하지 못한 박물관과 미술관 이야기는 언젠가 다른 기회를 통해 전하도록 하겠습니다. <매력과 마력의 도시 로마 산책>의 내용은 기존에 내가 펴낸 책들과 어쩔 수 없이 중복되는 부분도 있지만 로마의 모습만은 이 책을 준비하면서 모두 새롭게 촬영했습니다. 계절에 따라 또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햇빛에 따라 로마는 그 인상을 바꾸면서 무엇인가 이야기를 하려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인지 같은 현장을 카메라에 담아도 언제나 다른 느낌을 받곤 합니다. 이 책에 실린 사진들이 글과 더불어 여러분에게 색다른 감흥을 전해주리라 믿습니다. 끝으로, 이 책은 로마 여행을 계획하는 사람들을 위해 쓰였지만 또한 로마를 이미 여행한 사람들을 위한 것이기도 합니다. 로마를 보고 나면 더 많은 것을 깊게 알고 싶은 목마름을 느낄 테니까요. 자, 그럼 이제 로마를 향하여 첫발을 내디뎌 봅시다. 지중해 햇살 가득한 로마의 거리를 걸으며 고대, 중세, 르네상스, 바로크 그리고 현대를 넘나드는 시간여행을 해 봅시다. 그러고는 트레비 분수에 동전을 한번 던져 봅시다. 다시 로마에 돌아오기를 기원하면서…….

베네치아에서 비발디를 추억하며

저는 이 책에서 음악과 건축의 관계에 대한 학술적인 얘기를 늘어놓지는 않았습니다. 또 음악의 특징이 어떠하며, 이탈리아 음악이 서양 음악사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가 하는 상투적인 얘기를 하지도 않았습니다. 단지 음악을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이탈리아의 음악적 토대와 깊이를 함께 공감하기 위해 이 책을 쓰게 되었습니다. 특히 이탈리아 남쪽 끝에서 북쪽 끝까지 수차례에 걸쳐 여행을 하며 느낀 이야기를 '음악'이라는 연결고리를 통해 여러분들께 보여 드리고 싶었습니다. (...) 이 책에서 소개하는 23개의 도시들은 대부분 기차로 여행하기 쉬운 곳들입니다. 가치는 자동차에 비해 생각과 마음을 정리하면서 여행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요. (...) 이탈리아의 '음악'만 해도 너무나 많은 얘깃거리가 있기 때문에 모든 음악을 이 한 권의 책에 담을 수 없는 것이 매우 아쉽지만, 지금 못다 한 얘기들은 언젠가 다른 기회를 통하여 여러분들과 만날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좋은 여행이란 한번에 모두 느껴 버리는 것이 아니라 조금씩 미련을 남겨두는 것'이란 말이 있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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