쉼 없이 무언가를 하며 나의 삶을 살아내고 있는 중
만만치 않은 인간살이는 누구에게나 주어지는 소명. 말없이 살아내기 어려워 몸도 마음도 아파오는 나이에 나의 아픔은 배움이 잘 얼버무려주었다. 간단하게 배워 오래 즐길 수 있는 것을 참으로 오랫동안 탐했다. 그중에서도 글 써서 노트에 남기기, 사진 찍기는 가장 오래 탐했던 것들이다.
회갑이 되는 해에 시작한 도예 공부는 올해로 16년이다. 흙으로 빚어 만드는 그릇 하나하나에 이야기를 담을 수 있어 재미있었다. 꿈을 담을 수 있었다. 흙으로 빚은 그릇이 마치 보석 같은 빛으로 다가올 때의 희열은 글쓰기와 사진 이상의 것이었다.
지인들은 지나가는 말로 전시회 한번 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한다. 한 일주일 보여주기 위한 전시회를 위해 쓸 비용으로 도록을 만드는 것이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나는 지금도 흙으로 꿈꾼다』를 내놓았다. 나의 도예 작품을 직접 촬영하고, 블로그에 넣어두었던 글들을 꺼내놓았다. 평생의 취미 3종 세트를 모아 책을 만든 것이다.
첫 번째 책 『나는 지금도 흙으로 꿈꾼다』 덕분에 도예공방 ‘토기장이의 집’ 초대전도 할 수 있었다. 올해도 초대전이며, 그룹전을 준비해야 한다. 그 때문에 계속 그릇을 만들어내고 있다. 책이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되어 70대 중반의 나이에 쉼 없이 무언가를 하며 나의 삶을 살아내고 있는 중이다.
그렇게 희수(喜壽)라는 시간이 다가왔다. 나름대로 의미를 부여하고 싶었다. 나이 든 여자가 늙음을 한탄하지 않고 이렇게 잘 살아가고 있음을 이야기해주고 싶었다. 몸은 아파도, 마음은 탄탄하고 건강하게 살아가고 있다고….
그렇게 희수喜壽에 있는 내가 잘 지내고 있음을, 나와 같이 나이 먹어가고 있는 분들, 몸과 마음이 아픈 분들과 나누고 싶다. 그리고 나를 아는 모든 분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올린다.
샬롬. 우리 모두에게 평화가 깃들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