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는 승자의 기록이라는 말을 흔히 한다. 승자가 자신의 시각에서 기록을 왜곡하거나 없앤다는 뜻일 것이다. 타당성이 있는 얘기다. 그러나 남겨진 사실이 모두 그렇다고 보는 것도 의미 없는 일이다. 남겨진 기록 속에서 우리가 보아야 할 것은 살아 있는 인간의 모습과 행동이다. 승자의 기록이면, 승자의 시각을 그 속에서 들어내고 보면 된다. 우리가 좀더 역사적 상상력으로 다가선다면, 많은 기록들은 다시 살아 있는 모습으로 다가올 수 있다고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