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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이건범

출생:1965년

최근작
2020년 8월 <내 청춘의 감옥>

내 청춘의 감옥

언제부턴가 내 얼굴에서 웃음이 사라졌다. 세상의 온갖 불행한 일이 죄다 내게만 몰려든다는 비관에 젖어 웃음도 희망도 잃어버린 것이다. 어떤 식으로든 이유를 만들어 견디는 거야 자신 있다지만 문제는 사는 게 즐겁지 않다는 거였다. 살고는 있지만 죽은 것 같은 시간들……. 그 한가운데에서 이 책을 만났다. 거의 모든 종류의 자유가 제약된 공간에서도 웃음을 잃지 않고 장난스럽게, 가볍게 사는 그들의 모습에 난 조금씩 웃기 시작하고 장난을 치고 싶어졌다. 삶의 땀 냄새가 배어있는 글의 힘이다. 고마운 책이다.

한자 신기루

▶ 서문 중에서 나는 55년 전 판결문 한글화를 반대했던 논리와 똑같은 주장을 상대로 몇 년을 논쟁했다. 우리말에 한자어가 많으므로 한자 지식이 낱말 이해에 실마리가 되는 건 사실이다. 그래서 우리 중고교에서는 한문 과목을 가르치고 있고, 중고교 시절에 그 정도만 배워도 사회생활에 아무런 지장이 없다. 하지만 이를 과장해서 학부모와 학생들의 불안을 조장한대서야 쓰겠는가? 1948년 제정된 〈한글전용에 관한 법률〉을 이어받은 〈국어기본법〉에서는 공문서의 한글전용을 규정하되 신조어나 전문용어처럼 어쩔 수 없는 때에는 제한적으로 한자나 외국 문자의 병기를 허용한다. 이 정도면 문자로 소통하는 데에 충분하지 않은가? 그런데도 세상을 거꾸로 돌려 국한문혼용을 하자는 자들이 한자 괴담을 퍼뜨리며 초등학생과 어린 유아에게 한자 급수시험을 치라고 부추긴다. 오늘날 우리말과 한글을 둘러싼 언어생활의 혼란은 주로 영어 남용에서 비롯하지만, 그 틈을 한자가 비집고 들어와 어린 학생의 성적을 볼모로 혼란을 더 부채질한다. 나는 이런 시도가 교육에는 아무런 실익이 없고, 그런 주장은 이권과 맞닿아 있으며 그들이 비난하는 한글전용이야말로 인권이라고 굳게 믿는다. 이 책에는 한자에 대한 그들의 맹신이 왜 일어나는지 2011년부터 내가 한자 문제와 씨름하면서 찾아낸 답을 담았다. 한자가 표의문자라는 정의를 잘못 이해한 데에서, 그리고 우리나라에서 한자가 어떤 둔갑술을 부리는지 눈여겨보지 않은 데에서 그들의 착각과 맹신은 시작된다. 나는 그들의 현실적 타협책이 바로 한글 옆에 한자를 쓰는 ‘한자병기’임도 간파했다. 이 국한문혼용론자들의 끈질긴 공세에 넘어가 교육부에서 2014년 9월에 초등교과서 한자병기 방침을 검토하겠노라고 한 게 내가 이 책을 쓰게 된 발단이었다. 문제를 키워준 교육부 사람들에게 고마움을 밝힌다. 비록 교육부에서 우리 국민의 상식 앞에 무릎을 꿇고 한자병기 방침을 거두었으나, 불씨가 남아 있어 이 책의 출판을 미룰 수 없었다. 한자 문제를 깊이 생각하지 않았던 분들에게도 이 책이 상쾌한 논쟁의 경험으로 기억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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