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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문무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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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8월 <2021 제19회 유심작품상 수상문집>

가나다라마바사

세상에 시가 되지 않을 것이 없지만, 시로 쓰지 않으면 안 될 것도 있다는 생각이 드는 것도 있다. 한글 자모가 그 후자에 속한다. 우리 한글 자모는 패션과 디자인, 그림과 무용, 영화의 소재가 되기도 했지만, 정작 문학에서는 우리말 자모를 시로 쓴 사람을 보지 못했다. 미국 흑인 여성 최초로 1993년 노벨문학상을 받은 토니 모리슨(Toni Morrison)은 ‘목마른 사람이 샘 판다’는 우리 속담과 비슷하게, “당신이 읽고 싶은 책이 있는데, 아직까지 씌어 지지 않았다면, 당신이 그 책을 써야 할 사람임에 틀림없다.”고 한 바 있다. 그랬다. 나는 한글 자모 시를 읽고 싶었다. 그래서 내가 썼다. 한글 자모를 바라보고, 읽어보고, 써보고, 이리저리 굴려보기도 하니까 그 메마르고 딱딱하기만 할 것 같은 기호 속에 우리네 들뜨고 기쁜 삶과 시리고 아픈 삶이 골고루 녹아 있었다. 외솔 최현배 선생이 작사한 ‘한글날 노래’ 가사에 나오는 것처럼 그야말로 “새 세상 밝혀주는 해가 돋았”고 “그 속에 모든 이치 갖추어 있”어 “바른길 환한 길로 달려 나”갈 수 있을 것 같았다. 한글은 그래서 희망이었고 길이었다. 한글 겨우 아는 것, 오로지 한글 아는 그것만으로 평생을 먹고 살아온 사람으로서 이 한글이 너무 고마워서 한글을 위해 무엇인가 해야 한다는 생각을 한 것은 21세기가 오기 전이었다. 한글에 대한 고마움과 한글에 경의를 표하기 위하여 한글과 관련되는 여러 가지를 시로 쓰는 일을 요량하게 되었다. 2009년 상재한 『낱말』(동학사)은 낱말을 새로 읽고, 문장부호와 품사를 시로 쓰는 작업이었다. 이 작품들이 중ㆍ고등학교 검인정 교과서에 여러 편 실려서 보람을 주기도 했다. 2013년 「시와반시」 기획시선, ‘시로 쓰는 자서전’ 『ㄱ』은 내 시살이의 이력을 담은 것이지만, 한글에 경의를 표하고자 한글 닿소리의 첫소리 『ㄱ』을 시집의 제목으로 삼았다. 2016년엔 우리말의 ‘홑’ 글자 108개를 시조 종장에 담아 ‘홑 시’라 부르며 『홑』(학이사)이란 시집을 묶기도 했다. 이런 연장선상에서 한글 닿소리 14자, 홀소리 10자, 사라진 자모 4자, 겹닿소리, 겹홀소리 16자, 겹받침 글자 11자, 모두 55자를 시로 써서 『가나다라마바사』란 시의 집, 한 채를 짓게 되었다. 너무나 소중한 소재였기에 두려움이 없지도 않았지만, 한글 자모에 우리 삶을 담아본 것은 내 생애에 의미 없는 일은 아닐 것이라고 믿는다. 어떤 의미를 불러올지 모를 일이지만 설사 그 의미가 작다고 하더라도 서운해 하지 않을 것이다. 내 스스로 해야 한다고 생각한 일을 한 것으로 스스로를 위로할 수 있을 테니까.

누구나 누구가 그립다

오늘을 산다는 건 내일의 그리움을 만드는 일 내일, 나는 그 어떤 일이 아니라 그 누구를 그리워하고 싶다

반려도서 갤러리

『반려도서 갤러리』는 서평을 모은 책이다. 학이사 독서아카데미의 독서 클럽 ‘책 읽는 사람들’과 3년 동안 한 달에 한 권씩 동서양 고전을 함께 읽고 토론회를 가진 36권의 서평이 중심이다. 여기에 2019년 봄, 여름 한국 파이데이아에서 읽은 『플루타르코스 영웅전』과 『그리스 로마 에세이』의 서평을 보태고, 2019년 동대구역 광장에서 펼쳐진 제1회 ‘울트라독서마라톤’ 대회에 참가 완주하면서 읽은 북한판 『황진이』와 소설 『윤동주』가 더해졌다. 그 외, 틈틈이 읽은 10권, 합해서 모두 50권의 책에 대한 서평이다. 『반려도서 갤러리』란 이름이 붙은 것은 『반려도서 레시피』란 책의 자매편이기 때문이다. 굳이 책까지 낼 필요가 있느냐는 의문이 자꾸 고개를 쳐들긴 하는데, 같이 공부한 사람이 여럿 있어서 서평 쓰기를 계속하면 책이 된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싶다는 궁색한 변명을 갖다 붙인다. 우리는 모두 어느 분야에서 전문가가 되고 싶다. 자타가 인정하는 전문가가 되는 길은 그 분야의 책을 펴내어 저자가 되는 것이다. 책을 읽고 서평 쓰는 버릇을 들이면 그것이 모여 책이 된다. 그러면 저자가 되어 ‘내가 있는 삶’을 살 수 있게 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책이 읽히지 않는 시대라고 하지만, 역사가 있은 이후로 여전히 책은 문화의 중심이고 창조의 핵이었다. 따라서 어느 시대나 어느 나라에서나 앞서가는 사람들은 책과 함께 걸었고, 책에서 얻은 지혜를 활용했다. 그래서 Leader는 Reader라는 사실을 증명했다. 그런데 책을 읽는 사람이 적지 않지만, 책을 읽고 독후 활동을 제대로 하는 사람은 생각보다 훨씬 적다. 책의 마지막 장을 덮는 것으로 그 책을 다 읽었다고 생각하는 것은 착각이다. 책을 읽지 않는 것과 별반 다를 게 없다고 보아도 크게 틀리지 않는다. 다 읽고 덮은 책장을 다시 들추어 어떤 내용이었던가? 얻은 것이 무엇인가? 등을 생각하고 읽은 책이 좋은 책이었는가, 혹은 좋은 책이 아니었든가 하는 내 생각을 정리해야 한다. 그 생각이 바로 서평이다. 서평을 쓰면 책의 내용이 기억된다. 기억되어야 활용할 수 있다. 책 읽고 그만 던져두면 휘발성 독서가 되지만, 서평 한 번 쓰면 남는 독서가 된다. 그 남는 것이 무엇인가? 창조의 씨앗이며, 지혜의 싹이며, 삶의 격을 높이는 사다리다. 아무쪼록 서평에 관심 있는 사람들에게 참고가 되었으면 좋겠다. 2020년 9월

반려도서 레시피

머리말 이 책은 서평 쓰는 방법을 논한 글이다. 『내가 있는 삶을 위한 반려도서 레시피』란 제목을 단 것은 서평 쓰는 독서를 하면 반려도서를 찾을 수 있고, 그 반려도서가 내가 있는 삶을 꾸릴 수 있게 해줄 것이기 때문이다. 이 책을 쓰게 된 동기는 출판사 ‘學而思’와 ‘독서아카데미’를 설립한 이유와 같다. 2016년 설립된 ‘학이사 독서아카데미’는 세계 여론의 중심에 있는 미국의 고급 주간 잡지 「The New Yorker」 의 “한국인, 책은 읽지 않으면서 노벨 문학상을 달라고 하는 것은 모순”(2016년 1월)이라는 보도와, 한국인의 독서 통계를 보고, 책 읽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독서 운동을 펼쳐야겠다는 결심에서 출발하게 되었다. ‘학이사 독서아카데미’와 이 책, 『반려도서 레시피』는 책을 제대로 읽는 사람이 많아지는 사회를 꿈꾸고 있다. 사람은 몸과 마음이 함께 건강해야 아름다운 삶을 살 수 있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몸의 건강엔 지나치다 싶을 정도의 관심을 쏟지만, 마음 건강엔 몸 건강에 쏟는 관심의 반의반도 쏟지 않는다. 이런 현실을 안타까워하며, 마음 근육을 키우는 방법을 알려주고자 하는 것이다. 마음의 근육은 책을 읽고, 같은 책을 읽은 사람들과 토론하고, 걸으며 사색하고 서평을 써보면 불어날 것이라고 믿는다. 그것은 틀림없는 일이다. 읽고, 토론하고, 사색하는 과정은 모두 마음 근육 키우기의 지름길이다. 책을 읽지 않고 삶을 바르게 꾸미기는 어렵다. 그 사실을 아는 사람들만 책을 열심히 읽는다. 그러나 책을 바르게 읽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책을 바르게 읽는 방법은, 책 읽고, 토론하고, 생각하고, 그 생각을 서평에 담고, 책에서 읽은 것을 실천하는 것이다. 이것이 독서의 바른 과정이다. 그런데 대다수의 사람들이 무조건 많이 읽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제대로 읽는 것에 대해서는 관심을 덜 가진다. 많이 보다는 한 권의 책이라도 제대로 읽는 것이 중요하다. 세상에 존재하는 많은 책 중에서 내가 읽고 평생을 함께해도 좋다는 생각이 드는 책을 골라서 반려도서로 삼는 것, 그것이 내가 있는 삶의 격이다. 이 책은 ‘책과 놀면서 나를 찾고〔遊冊尋我〕, 내가 있는 삶〔有我之生〕’을 꾸리도록 하겠다는 목표를 가진다. 목표 설정의 기저는 첫째, “놀이로서의 독서, 인간과 나 자신의 탐색, 이것이 책에 바란 알파요 오메가였다.(몽테뉴)” 둘째, “독서讀書는 완성된 사람을 만들고 담론談論은 기지機智 있는 사람을 만들고 작문作文은 정확한 사람을 만든다.(베이컨)” 셋째, “知之者 不如 好之者 好之者 不如 樂之者.(공자)”란 명언들에 있다. 이 책의 목표가 이 명언들의 뜻과 정신을 담아내는 것이다. 이 책이 궁극적으로 가 닿고자 하는 것은 1차적으로 서평을 쓰는 것이고, 2차적으로는 쓴 서평을 모아 책을 내고 저자가 되도록 하는 것이다. 『반려도서 레시피』에는 나를 세우는 기둥 12개가 있다. 冊-讀-討-步-章-作-評-書-文-用-夢-綜이 그것이다. 책과 독서의 개념, 독서 토론과 사색을 위한 걷기, 바른 문장과 논리적 글쓰기, 비평과 서평 쓰기(문학, 비문학, 아동, 청소년)를 다룬다. 조선의 선비 연암 박지원은 “선비란? 책을 읽고, 읽은 대로 실천하는 사람”이라고 했는데, 독서의 완성이라고 할 수 있는 ‘행行’은 이 책의 밖에 둔다. 필자의 능력으로 감당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기 때문이다. 몰라서 행하지 않은 것이 아니라 알아도 행하지 않기 때문인데 많은 독서를 통해 극복해야 할 일이다. 이 분야의 책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흔치는 않다. ‘책 읽는 사람들’과 독서의 길을 함께 걸으면서 읽고, 토론하고, 생각하고, 쓰는 과정을 밟아 집필되었다. 서평을 잘 쓰게 하자는 목적이 크지만, 그보다 먼저 책을 읽고는 반드시 서평을 써야 한다는 생각을 갖도록 하는데 욕심을 더 많이 내고 싶다. 서평을 쓰지 않는 독서는 휘발성 독서가 되고 만다. 책을 읽고 서평 한두 편만 써보면 그것이 얼마나 유익한 것인가 깨달을 수 있으며 서평을 쓰지 않은 독서에 대한 반성을 하게 될 것이다. 막연히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유익하다. 이 책은 그 일에 도움이 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랄 뿐이다. 끝으로 이 책을 쓰기 위하여 많은 참고문헌을 참고하였다. 책, 읽기, 토론, 걷기, 낱말, 문장, 비평, 서평에 관한 책들이다. 오래전에 읽은 책들도 있지만 이 책을 쓰면서 크게 도움 받은 책들이다. 참고 문헌으로 정리하며 저자들에게 경의를 표한다. 이 책들이 없었다면 매우 어려운 과정을 겪었을 것이다. 그리고 출판에 대한 사명감으로 지역 출판계의 매우 어려운 사정 속에서 출판을 맡아준 신중현 학이사 대표께 감사드린다. 또한 함께 책 읽고 토론하며, 서평 쓰는 삶을 위해 꾸준히 활동하는 학이사 독서아카데미의 ‘책 읽는 사람들’에게도 고맙다는 말씀을 드린다. 2020년 초가을에

왜 문화인가

[머리말] 왜! 문화인가? ‘문화’란 말이 어느새 ‘예술’이란 말을 대신하게 되었다. 그것이 결코 바람직한 것이 아니라 해도 말의 살아있음으로 하여 피하기 매우 어려운 일이 되어 버렸다. 그러나 원래, 문화는 문화였고 예술은 예술이었으며 문화 속에 예술이 들어 있었다. 지금도 그 소속을 분명히 밝혀 써야 할 경우가 없지는 않지만 문화라고 하면 그만 그 본뜻을 버리고 예술을 떠올리게 되는 것이다. 21세기를 문화가 중요한 시대라고 해서 문화의 시대라고 부르고 있긴 하지만, 어느 국가에서나 문화를 중요하다고 떠드는 만큼 대접해주지는 않는다. 국가는 ‘정치’라는, 혹은 ‘정치적’으로 경영되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이라면 눈에 훤히 보여야 하는데 문화는 ‘정치’하는 사람들의 눈에 훤히 드러나지 않음으로 하여 정치의 우선순위에서 밀려나는 경우가 너무 많은 것이다. 이 책은 그래서는 안 된다는 말을 하고 싶은 것이다. 더 직접적으로 말한다면 문화 예술을 지원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모든 주체는 문화 예술을 지원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것이 정부든, 지방자치단체든, 기업이든, 개인이든 적극적으로 지원하라는 것이다. 왜 지원해야 하는가? 그 이유는 한마디 말로 대답하기는 어렵다. 한두 가지 말로 문화가 가진 힘을 제대로 말할 수 없기 때문이다. 문화는 나를 위한 것이기도 하지만 진정으로 우리를 위하는 것이다. 문화는 오늘을 즐겁게 하지만 오늘보다 내일이 더 즐거워지게 만든다. 우리 모두가 함께 즐겁게 살아가기 위하여 존재하는 것이다. 문화를 통해 나를 알고 문화를 통해 또 너를 알고, 그리하여 소통하는 것이다. 서로를 알고 소통하면 이 세상에 오는 것이 무엇이겠는가? 사람이 보이게 되는 것이다. 이 지구의 주인인 사람이 보이게 하는 것이다. 이 책은 그동안 여러 매체에 발표한 문화칼럼을 모아 4부로 나누어 실었다. ‘문화 예술, 왜 지원해야 하는가?’에서는 미국예술연합이 정리한 문화 예술을 지원해야 하는 열 가지 이유를, ‘문화가 삶을 어떻게 바꾸는가?’와 ‘문화가 제시하는 소통의 길은?’에서는 문화로 즐기는 삶이 무엇인가를 살펴보았다. ‘책 새로운 세상을 어떻게 여는가?’에서는 책을 통해 새로운 세상을 만나게 되길 권한다. 아무쪼록 이 생각들이 이 땅의 문화 예술계에 조그만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부족한 글이 빌미가 되어 생각이 더 발전되어 문화 현장에서 꽃으로 필 수 있다면 무엇을 더 바라랴마는 그러기에는 아무래도 부족할 것 같다. 그러나 그런 꿈마저 버릴 수는 없다. 이 책을 출판하신 도서출판 학이사 신중현 사장님께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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