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 떠나가면
다시 올 수 없는 길
아버지는 무엇이 그리 급하셨는지
지금의 내 나이에 양지바른 산중턱으로 떠나셨고
어머니는 초승달 글방 서재 건넌방에 둥지 틀고 계신다
삶이란 참으로 야속하기만 한 듯하다
건강하시리라 생각했던 당신도
면역세포가 제 몸 공격하여 숨통 조여드는 류머티즘에
황혼길 병원을 들락날락하고 계시니
자식으로서 마음이 편치만은 않다
한글 해득만 하면 읽어볼 수 있도록 쉽게 써내린 글은
어머니를 모시고 살아오면서 겪는 천륜에 대한 일상과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 부모님을 섬기는 효(孝)와 애틋한
내리사랑에 대해 쓴 것을 묶어 일곱 번째 시집으로
독자들께 내놓는다